국감서 언급된 양평 땅... '정치생명' 건 원 장관이 답할 차례
지난해 10월 국토부 국정감사서 김건희 일가 강상면 토지 특혜 의혹 제기돼
▲ 원희룡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의힘 국토교통위원회 실무 당정협의회를 가진 뒤 소통관에서 브리핑 하던 중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정치 생명 걸겠다"고 밝히고 있다. ⓒ 남소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6일 서울-양평 고속도로 전면 백지화를 선언했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토위 실무 당정협의회 뒤 기자들과 만난 원 장관은 네 가지 조건을 내세우며 "저는 장관직을 걸뿐만 아니라, 정치생명을 걸겠다"라고 말했다. 그 중 하나는 "제가 김건희 여사 땅이 거기 있었다는 것을 이 사건이 불거지기 전에 조금이라도 인지하는 게 있었다고 한다면"이다.
원 장관은 김건희 여사 땅이 변경된 고속도로 종점인 강상면(병산리)에 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했다. 과연 사실일까?
당시 한 의원은 양평군 병산리에 있는 토지 목록을 언급하며 "이 땅의 주인은 김건희 여사 일가입니다"라고 말한다.
한 의원은 "산135에 대해서 필지분할을 하고 등록전환하고 지목변경을 해서 값어치를 높였다. 현재 '대'로 돼 있는데 개별공시지가는 2003년 4790원에서 2020년 26만8700원으로 56배 상승을 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
이어 "산지의 전용허가라는 게 있다. 즉 필지 분할이나 지목변경을 위해서는 형질 변경을 먼저 해야 한다"면서 "형질변경을 위해서는 산지의 전용허가를 받아야 한다"면서 "그런데 산지의 전용허가를 받지 않고 등록전환을 2008년 1월에 마친다"고 설명했다.
▲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건희 여사 일가가 양평군 토지와 관련해 허가를 받지 않고 지목변경을 하고, 고속도로 접도구역 지정 후 필지분할 등을 하면서 산지관리법과 도로법을 위반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 한준호의원실
한 의원은 김 여사 일가 소유 토지 중 형질변경 자체가 금지된 접도구역 내 토지도 형질변경을 한 정황이 있다고 지적했다.
당시 대통령실은 "양평군 병산리 일대 임야 대부분은 최은순씨 시댁의 조상 묘와 납골당이 위치하고 있는 선산으로, 최은순씨 남편 대부터 보유하고 있다가 상속된 것"이라며 "최씨 남편이 1987년 사망한 후 상속돼 35년간 계속 보유만 한 것으로 부동산 투기와 무관하다"고 해명자료를 내놓았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지적한 김건희 여사 일가 강상면 병산리 토지 특혜 의혹은 '형질 변경'으로 인한 지가 상승이었다. 올해 제기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특혜 의혹과는 다르지만 당시 국정감사 자리에 참석한 원 장관은 김 여사 일가의 땅이 있음을 인지했다고 봐야 한다.
원희룡 장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전면 백지화 기자회견에서 왜 당초 양서면이었던 종점이 강상면으로 변경했는지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그는 "김 여사를 악마로 만들기 위한 민주당의 가짜뉴스 프레임을 말릴 방법이 없어 서울-양평 고속도로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다"라고 했다.
수십만 양평군민의 오랜 숙원 사업을 '가짜뉴스' 때문에 백지화했다는 원 장관의 주장은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이다.
원 장관의 백지화 발표 이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일국의 장관이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고 국책 사업에 대해 감정적인 결정을 한 건 결코 옳지 않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장관은 "자신의 정치 생명을 걸겠다"며 "민주당도 간판을 걸어라"며 큰소리를 쳤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김 여사 일가 토지 특혜의혹이 어제(6일)는 기억이 나지 않았던 것인지, 원 장관이 답변을 내놓을 차례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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