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스마트폰 과의존, 어른보다 아동이 더 심각하다

어른 10명당 2.3명, 아이 3명... 중독 위험군 빠른 발굴, 교육 급선무

등록|2023.07.10 09:25 수정|2023.07.10 09:44
5살 아이를 키우는 김아무개(35·여)씨는 양육 시 '스마트폰은 필수'로 여긴다. "아이가 떼쓰고 고집을 부리다가도 휴대폰만 쥐여주면 금방 조용해지니 줄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라는 것이다. 김씨는 아이가 스마트폰 중독에 빠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지만 별 뾰족한 대안을 못 찾고 있다.

김씨의 이런 사정은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난해 실시한 스마트폰 과의존 실태조사에 따르면, 부모가 유아동 자녀에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1순위 상황은 '공공장소에서 자녀를 통제하기 위해서'가 40.9%로 가장 많았고, '부모의 가사/직업활동/대인관계 활동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서'가 35.2%가 그 뒤를이었다.

'식사/재우기 등 양육의 보조수단으로', '자녀가 떼를 쓸 때'가 각각 13.2%, 1.4%를 차지했다. 순수하게 교육적인 목적인 '자녀의 교육/학습의 수단'은 9.2%에 불과했다.

이런 양상은 성장기의 청소년들에게서도 감지된다. "스마트폰이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는 중학생 한아무개(14)양은 스마트폰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은 하지만 실천하기가 어렵다. 한 양은 "하교 후에는 거의 핸드폰을 하며 시간을 보낸다"며 "어떨 때는 12시간 넘게 쓴 적도 있는데, 친구들도 거의 비슷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 자녀에게 스마트폰을 보여주는 상황 1순위에 대한 유아동 학부모의 응답. 출처=2022 스마트폰과의존실태조사 ⓒ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폰과의존실태조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전국 1만 가구를 조사한 결과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이 23.6%나 된다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20~59세의 성인은 10명 중 2.3명꼴로 과의존위험군에 속하지만, 만3~9세의 유아동은 3명, 만10~19세의 청소년은 약 4명으로 상대적으로 비율이 더 높다는 사실이다.

이런 문제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인식은 보편화돼 있다. 같은 조사에서 전체 1만 가구 중 약 7400여 가구(74.1%)가 스마트폰 과의존을 '심각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문제 인식에도 스마트폰·인터넷 고위험군에 대한 예방책 및 교육프로그램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10년째 유아동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을 진행 중인 춘천시 중독관리지원센터 관계자는 "이미 많이 알려져 있듯 유아동의 스마트폰 중독 예방 교육은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교육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하고 후속 교육 부재 등으로 교육 효과가 크지 못한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춘천시의 경우, 교육에 대한 시내 어린이집들의 반응은 좋지만 센터 인력 부족 등으로 한 어린이집당 교육 기회가 2~3년에 한 번씩 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이 관계자는 청소년 미디어 중독문제에 대해서도 "청소년 과의존의 경우 계속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스마트폰 중독이 도박 중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래 집단 위주의 사고방식이 강하게 자리 잡은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중독을 시작으로 도박, 나아가 학폭으로까지 이어지는 케이스를 실제 현장에서 여럿 전해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성년자 스마트폰 고위험군 및 중독 위험군은 빠른 발굴과 예방 교육 진행이 핵심"이라며 "이때 학부모의 동의와 학교의 적극적인 협조가 더해져야 더 큰 교육 효과를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성년자 스마트폰·인터넷 고위험군 증가세에 사회가 발빠르게 대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덧붙이는 글 고윤주 대학생기자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는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대학생기자가 취재한 것으로, 스쿨 뉴스플랫폼 한림미디어랩 The H(www.hallymmedialab.com)에도 게재됩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