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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팀 선수에 '특타' 지도까지, 김성근 감독의 원동력

[TV 리뷰]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 야간 훈련까지 했지만 아쉬운 패배

등록|2023.07.11 14:41 수정|2023.07.11 14:41

▲ 지난 10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최강야구> 최강 몬스터즈가 서동욱의 만루홈런과 신재영, 오재영의 1피안타 역투에 힘입어 야구 명문 경북고에 2연승을 거뒀다. 10일 방영된 JTBC 예능 프로그램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즈는 무려 413일 만에 홈런을 친 서동욱의 2회초 선제 만루 홈런 등 착실한 타선의 지원 속에 7대 0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몬스터즈는 경북고와의 두 차례 대결을 모두 대승으로 장식하며 시즌 종합 전적 11전 8승 3패 (승률 7할 2푼 7리)를 기록했다.

​이번 승리는 모처럼 터진 장타, 1차전에 이은 상대 투수진의 볼넷 남발, 안정적인 투수진의 활약 등이 빚은 결과였다. 8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서동욱은 2회 1사 만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힘 있게 타구를 우측 방면 폴대 안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4점짜리 홈런으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또한 선발 투수 신재영의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구원 투수 오재영의 3이닝 0피안타 무실점 등 팀 완봉승을 달성하는 등 투타에 걸친 안정된 전력으로 고교 후배들을 압도했다. 한편 몬스터즈의 다음 상대는 지난해 명승부를 펼쳐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심어줬던 충암고다. 과거 김성근 감독이 1970년대 충암고 감독을 맡아 학교의 전성시대를 열었던 터라 흥미진진한 대결이 기대되고 있다.

야수 대거 결장한 몬스터즈 vs. 야간 훈련까지 진행한 경북고
  

▲ 지난 10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녹화일 기준으로 일주일 만에 다시 만난 두 팀의 분위기는 사뭇 달랐다. 1차 관문인 승률 7할 붕괴 위기를 벗어난 몬스터즈는 모처럼 경기 전 라커룸에 화기애애한 가운데 서로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잠시나마 긴장감을 털어냈다. 제작진에게 선물 보낸 선수들에 대해 질투(?) 섞인 투정을 내비치는 등 활기찬 모습으로 이날 시합에 대비했다.

​하지만 부상자(이택근 팔꿈치, 정근우 햄스트링), 독립리그 출전(황영묵, 최수현) 등으로 인한 야수 공백으로 인해 여전히 김성근 감독은 선발 라인업 구상에 어려움을 겪었다. 고려대 선후배 사이인 이택근-정근우는 함께 감독실을 찾아가 티격태격 케미 속에 경기 출전에 대한 의사를 피력하지만 김 감독은 단칼에 거부한다. 결국 두 사람은 외야 공 줍기, 베이스 코치 등의 역할을 부여받고 경기에서 제외되었다.

​반면 첫 대결에서 충격의 콜드게임 패배를 당한 경북고는 야간 특별 훈련까지 진행하면서 필승의 의지를 불태웠다. 이준호 감독은 "저희도 준비를 많이 했고 이기는 경기를 하러 왔다"면서 반드시 이번만큼은 꼭 프로 선수를 이기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초반 만루 홈런으로 기운 승패의 축
 

▲ 지난 10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하지만 이날 경기 역시 프로팀의 매서운 방망이가 고교 후배들을 압도했다. 서동욱의 선제 만루홈런으로 4점을 먼저 획득한 몬스터즈는 이후 연속 안타와 볼넷 등을 묶어 5회, 6회, 9회 각각 1점씩을 추가해 확실하게 승부를 결정지었다. 투수들의 역투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동안 제구력 난조 속에 종종 어려움에 직면했던 선발 투수 신재영은 6이닝 동안 단 1개의 안타만 내주면서 경북고 타선을 틀어막았다. 구원투수 오재영 역시 호투를 펼치면서 두 명의 투수는 이번 시합에서 무실점뿐만 아니라 무사사구 투구로 확실하게 승리를 지켜냈다.

무려 413일 만에 홈런을 맛본 서동욱은 경기 MVP로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팀 창단 첫 홈런의 주인공이었지만 이후 장타가 터지지 않으면서 고전을 겪기도 했다. 모처럼 경기의 주역이 된 서동욱은 단장 장시원 PD가 26승 달성시 승용차 한 대 포상 약속을 거론하며 "O세라티 획득"을 언급해 웃음을 선사했다.

경기 전 상대팀 타자 지도... 김성근 감독의 변함없는 열정
 

▲ 지난 10일 방영된 JTBC '최강야구'의 한 장면. ⓒ JTBC


​그런데 이날 방송에선 특별한 장면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방영 전날 선공개 영상으로 유튜브 등에 소개되어 화제를 모은 대목은 바로 김성근 감독의 타격 지도였다. 자신의 팀이 아닌, 상대팀 경북고 선수의 단점을 지적하고 이를 고치기 위해 장시간 1대 1 수업을 진행한 것이었다. 경북고 이준호 감독은 경기 전 김 감독이 3번 타자 임종성의 연습을 장시간 관찰하자 "좀 봐주시면 어떻겠습니까?"라고 도움을 요청한다.

이 감독은 과거 고교 동기 이승엽과 더불어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에 투수로 입단했지만 고질적인 어깨 부상으로 인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오랜 기간 2군 생활도 경험했는데 그 시절 은사가 다름 아닌 김성근 감독이었다(2000년 삼성 2군 감독 역임). 이에 김 감독은 스윙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찾아내면서 어떤 방식으로 수정해야 하는지 열강을 펼쳤다.

​사실 김성근 감독의 꾸준한 학생 선수 지도는 드문 광경이 아니다. 비시즌 때 혹은 감독직에서 해임당한 이후 성균관대를 비롯해서 주요 학교 야구부를 찾아가 어린 선수들에 대해 원포인트 레슨을 진행해왔기 때문이다. 이날 역시 그러한 행동의 연장선상이었다. 상대팀 여부와 상관없이 선수들에게 조금이라도 자신이 알고 있는 노하우를 전수하려는 열정은 팔순의 노감독이 여전히 그라운드를 누비게 만드는 원동력이기도 했다. 나이를 잊은 야구에 대한 애정이 시청자들에겐 작은 놀라움이자 감동으로 다가왔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상화 시민기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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