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노동자들이 파업을 결정한 이유
11일 기자회견 "나서지 않으면 하청노동자 현실 저절로 바뀌지 않을 것"
▲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지회가 11일 오전 11시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총파업을 선언하고 있다. ⓒ 박석철
자동차·조선산업과 함께 울산광역시의 3대 주력산업으로, 주변에서 고임금 업종으로 부러움을 사는 석유화학단지. 하지만 석유화학단지 내에서도 근무환경과 저임금을 호소하는 사내 하청노동자들이 있었다.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지회가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에서 최초로 오는 13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
울산지역 석유화학단지 하청노동자들, 파업 선언
이들은 동서석유화학에서 근무하지만 소속은 대덕산업이라는 울산지역 1~2위 규모의 인력파견업체 소속이다. 대덕산업 소속 노동자들은 올해 1월 6일 노조 지회를 설립하고 전국화섬식품노조에 가입했다.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지회는 "임금인상과 단체협약체결을 위한 단체 교섭을 2월부터 12차례나 이어왔다"며 "그 과정에서 한 번이면 끝나는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2번이나 취하하면서 교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으나 대덕산업은 끝내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외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우리는 더 이상 대덕산업과의 교섭에 목을 메지 않을 것"이라며 "울산지역 석유화학업계 최초로 하청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다. 우리는 비정규직의 설움을 떨치고 당당하게 총파업으로 민주노조 사수하고 임단협을 승리로 만들어 낼 것"이라고 천명했다.
파업 배경으로 이들은 "많은 것을 요구하지 않았다. 시급 700원을 인상해 달라고 했다"며 "그런데 대덕산업은 처음부터 끝까지 임금동결만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전기, 가스요금이 20%나 치솟았고 생활임금도 5% 이상 올랐기에 임금동결은 실질적으로 임금 삭감"이라며 "원청사는 3년 연속 적자임에도 올해 3.4%의 임금인상에 합의했는데 하청업체의 도급비는 동결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하청노동자의 삶을 바꾸고, 더 나아가서는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바꾸기위해 우리는 이제 기계를 멈추려고 한다"며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으로 원청인 동서석유화학이나 대덕산업이 하루아침에 입장이 바뀌지 않는다는 것도 잘 알고 있지만 우리가 투쟁에 나서지 않으면 우리 하청노동자의 현실은 절대 저절로 바뀌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동서석유화학은 총파업을 원치않는다면 동서석유화학 내 유일한 하청업체인 대덕산업에 소속되어 있는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울산지부 동서석유화학 사내하청지회의 시급 700원 인상을 포함한 임,단협 요구안을 즉각 수용할 수 있도록 원청사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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