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사 "한두 명 사상자 정도로만 생각"... 민주당 "자리 내려와라"
오송지하차도 참사 유족에 사과했지만 "상황 바뀔 것 없다" 발언과 함께 또 논란 휩싸여
▲ 합동분향소 방문한 김영환 충북도지사김영환 충북도지사가 20일 오전 충북도청에 마련된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합동분향소에 방문해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청주 오송 지하차도 참사 당시 현장을 바로 찾지 않았던 이유로 "한두 명 사상자가 발생했구나 정도로만 생각했다"라고 해명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김 지사를 향해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지난 15일 청주 오송에서 지하차도 참사가 발생한 당시 인명 피해 사실을 보고받고도 오송이 아닌 괴산군으로 향해 '늑장 대응' 비판을 받았다. 결국 김 지사는 20일 오전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유가족들에게 사과했지만, 이 자리에서 "거기(사고 현장)에 갔다고 해서 상황이 바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라거나 "한두 명 정도의 사상자가 발생해 엄청난 사고가 일어났다고 생각하지 못했다"는 등 발언으로 다시금 논란에 휩싸였다.
이 상근부대변인은 "충청북도에서 발생한 재난 상황을 지휘해야 할 컨트롤타워는 김 지사 아니냐. 어떻게 지사가 가도 바뀔 게 없다는 식의 망언을 할 수 있느냐"라며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은 국민의 삶은 물론이고 생명과 안전마저 안중에도 없으면서 왜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느냐"라고 반문했다(관련기사: "대통령 당장 뛰어가도 못 바꿔?""울화통 터지는 궤변"https://omn.kr/24tin).
이어 "김 지사의 논리라면 김 지사가 그 자리에 있어도 충북에 바뀔 것이 없는데, 세금 축내지 말고 그만두시는 것이 맞지 않겠냐"라며 "본분을 다하지 못한 책임과 책임 회피성 망언에 대해 충북 도민께 사죄하고 지사직에서 사퇴하라"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표 역시 트위터에 김 지사의 발언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그 한두 명도 소중한 생명"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이장섭 의원(청주시 서원구)도 "(김 지사의) 망언으로 유가족과 도민들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다. 조금이라도 희생자와 유가족을 생각한다면 할 수 없는 망언"이라며 "진정 도지사로서 막중한 책임을 느낀다면 앞으로 오송지하차도 참사 진상 규명에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김 지사는 자신의 발언이 다시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 충북도청 기자실을 찾아 "그분들이 고통을 당하고 생존을 위한 싸움을 하는 순간에 내가 거기 있었어야 한다는 자책에서 나온 이야기"라며 "더 빨리 갔어야 하는데 도정 책임자로서 그런 생각을 전혀 하지 못했다는 뜻에서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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