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라하·바르셀로나... 여행 명소들의 공통점
[걷고 싶은 도시 용인을 위해] 어떤 도시가 좋은 도시인가
▲ 수원시가 2016년 개최한 생태교통페스티벌 모습. 시민들이 차 없는 거리에서 편안하게 걷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걷기 좋은 도시'는 대체로 보행자 친화적인 기반시설과 경관을 갖춘 도시다. 프랑스 파리, 체코 프라하, 스페인 바르셀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도시는 인프라가 잘 구축돼 있어 보행자들이 자유롭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명소가 걸어서 갈 만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바르셀로나는 카탈루냐광장 등 도보 여행을 즐길 수 있는 명소들이 많다. 람블라스거리로 알려진 긴 상점거리에는 다양한 가게와 상점이 있어 쇼핑을 즐기면서 도시를 둘러볼 수 있는 점 때문에 여행자들이 꼽은 걷기 좋은 대표 도시이다.
음성원 전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은 <도시의 재구성>에서 "걷기 좋은 도시는 보행자로서 거리를 걸으며 마주치게 되는 매장이 많고, 그에 따라 흥미를 자극하는 요소도 많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이런 공간은 자동차보다 걷는 사람에게 더 좋다.
그는 거리를 걷는 사람들이 건물을 쉽게 드나들 수 있는 점은 걷기 좋은 도시의 핵심 요소라면서 "거리에서 이곳저곳 다니며 서로 모르는 사람이 만나고 교류하는 것은 걷기 좋은 도시를 넘어 좋은 도시의 첫째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음 전 총괄은 "도시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는 공간은 자동차보다 사람이 돌아다니기에 알맞은 '휴먼 스케일' 공간"이라고 밝혔다.
'휴먼 스케일'은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도시를 만들기 위해 중요한데, 큰 건물이나 도로와 같은 대형 시설이 인간의 감각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면 더 이상 사람 중심적인 도시가 아니라는 것이다.
▲ 2023년 화성행궁 일다. 케페가 밀집해 골목상권 활성화는 몰론 수원 명소로 자리하고 있다. ⓒ 용인시민신문
걷기 좋은 도시는 도시건축가 김진애 박사가 주장하는 '이야기가 되는 도시'와 맥을 같이 한다. 김 박사는 <도시 이야기?에서 "이야기가 되면 알고 싶어지고, 좋아하게 되며, 도시를 아끼고 탐험하는 즐거움에 빠지게 돼 좋은 도시에 대한 바람을 키운다"고 강조했다. 살아보고 싶다, 가보고 싶다, 거닐고 싶다 등 '싶다'가 많은 도시가 좋은 도시의 조건이라는 것이다.
유현준 건축가는 "건축과 도시를 만들 때 건축물 자체보다 그 공간을 이루는 사람들 삶의 모습에 초점을 맞춰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살기 좋은 도시는 사람 중심, 보행자 중심의 도시계획과 경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것이다.
김은희 도시연대정책연구센터장은 지난해 열린 민관협치포럼에서 "걷기 쉬운 도시나 걷기 편한 도시보다 걷고 싶은 도시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차량 속도를 줄이기 위해 설치한 울퉁불퉁 보도는 보행자에게 안전한 곳일 수 있지만, 유아차나 휠체어가 다니기에 불편해 보행자 모두에게 편한 길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걷기 좋은', '걷고 싶은' 도시가 살고 싶어하는 도시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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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용인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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