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서 없이 종점 변경' 인정한 원희룡 "사과는 이해찬·이재명이 먼저"
구두 보고로 '양평 김건희 라인' 추진한 국토부... 민주당 사과 요구에 원 장관 거부
▲ 국토위 나온 원희룡 장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관련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 남소연
"모든 사태가 지금까지 온 것은, 이해찬 전 민주당 대표가 난데없이 당원 교육 자리에서 의혹을 들고 나왔고, 이재명 대표가 이 부분에 대해서 TF까지 만들어 가면서 사실상 지시해왔기 때문에 그렇다. 과연 이것이 괴담인지 아닌지 저희가 밝힐 것이고,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 선동으로 몰고 왔던 민주당 전·현직 대표 두 분부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양평 김건희 라인' 의혹과 관련해 국토부의 불성실한 자료 제출에 대한 사과를 요구 받자 야당 지도부를 공격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거짓 선동'으로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을 '김건희 일가 특혜' 논란으로 둔갑시켰다는 것이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었다. 회의가 시작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그동안 서울-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과 관련한 국토부의 '거짓 자료 제출'을 지적하며 원 장관의 사과를 요구했다. 국토부는 지난 23일 55건의 관련 자료를 공개했는데, 이때 그동안 국회의 요청에도 국토부가 내놓지 않았던 자료가 포함돼 있던 것에 대한 질책이었다. 하지만 원 장관은 사과하지 않았다.
"사과하겠느냐" 묻자 원희룡 "사과 누가해야 하는지 밝히겠다"
▲ 국토부 도로국장 보고받는 원희룡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용욱 도로국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 남소연
김민기 국토위원장은 의원들의 요구를 종합해 원 장관에게 "사과하겠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원 장관은 "제가 아직 보고를 시작도 안 했는데 사과부터 하라는 것은 순서에 맞지 않다"라며 "사과를 해야 한다면 누가 해야 하는 것인지 그 점에 대해서 오늘 현안 질의를 통해 밝히겠다"고 답했다.
이어 "사과를 한다면 이 사태를 이렇게 거짓 선동으로 몰고 왔던 민주당 전·현직 대표 두 분부터 사과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양평군민을 비롯 우리 국민들께서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버텼다.
김 위원장이 "장관께서 최근 공개한 자료에는 그동안 없다던 자료가 있었다"라며 "그렇다면 취사선택해서 자료를 공개했다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에 대한 사과를 요청한 건데 그마저도 하기 싫다면 사과를 관두시라"고 지적했다.
'양평 김건희 라인' 보고서 없이 구두 회의로 추진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남소연
그러자 원 장관은 "우선 자료 제출에 고의 누락 또는 고의 제출 거부 또는 조작을 주장한 것 같은데, 전부 다 사실이 아니다"라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쟁점이 됐던 '종점 변경을 검토한 보고서'를 공개하지 않은 사정에 대해 "보고서가 없어서"였다고 고백했다.
<오마이뉴스>는 앞서 국토부가 '종점 변경 검토 보고서' 없이 용역 업체로부터 구두 보고를 받아 종점 변경을 추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는데, 원 장관이 이를 인정한 것이다(관련기사: [단독]국토부 '양평 김건희 라인' 구두 보고만 받고 검토 의혹 https://omn.kr/24vtd).
원 장관은 "예를 들어 15차례의 설계를 갖고 회의한 부분에 대한 보고서가 없다고 했느냐는 것이 (의혹의) 대표적인 사례"라면서 "보고서 작성 없이 도면만 놓고, 구두 회의를 했기 때문에 보고서 내라고 했을 때 보고서 없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어 "제가 폴란드 출장을 갔다 오고 나서 '도저히 이 상태로 안 되겠다'고 해서 메모했던 자료까지 '내 앞으로 갖고 오라' '전부 공개'한다고 해서 저희가 작성한 자료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엔지니어링(종점 변경안을 검토한 용역 업체) 회사가 들고 왔던 자료까지 동의를 받아서 제출한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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