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해 골프' 논란 홍준표, '당원권 정지 10개월' 중징계
국민의힘 윤리위 만장일치로 중징계 결정... 홍 시장, SNS에 "더 이상 갑론을박 하지 않았으면, 나는 아직 3년 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26일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서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벌였다. ⓒ 대구시
국민의힘 중앙당 윤리위원회가 '수해 골프' 논란을 빚은 홍준표 대구시장에 대해 '당원권 정지 10개월' 중징계를 만장일치로 결정했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회의를 열고 홍 시장이 추가로 제출한 소명 자료를 검토한 후 이같이 징계 수위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징계 대상이 되는 행위에 이르게 된 경위 및 의도, 이로 인한 사회적 파장, 이후 국민과 당원에 대한 사과 및 수해 복구 활동에 참여한 사정, 국가나 당에 대한 기여도, 유사 사례와의 균형 등 형평성, 윤리위원회 징계 절차를 통하여 달성하기 위한 목적 등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황정근 국민의힘 윤리위원장은 이날 윤리위가 끝난 후 "홍 시장은 당 대표와 대통령 후보를 지내는 등 국민의힘 중요 정치 지도자로서 더 엄격한 윤리기준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차기 대통령 선거에서도 당내 유력후보로 국민들은 언행과 일거수일투족을 지켜보며 개인뿐 아니라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에 대해서도 평가를 함께하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과 함께하고 공감해야 할 지도자급 선출직 공직자가 정서와 동떨어진 언행을 하고 민심에 맞서는 태도를 보이는 것은 당 이미지를 훼손하고 민심을 떠나게 하는 해당행위"라고 지적했다.
홍 시장의 징계는 지난 18일 김기현 대표가 진상조사를 지시하고 같은 날 윤리위가 홍 시장 징계 논의 안건을 직권 상정한 지 8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중징계 결정에 홍 시장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 있다"
국민의힘 윤리위가 중징계를 결정하자 홍 시장은 자신의 SNS에 "더 이상 이 문제로 갑론을박을 하지 않았으면 한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이후 "더 이상 갈등이 증폭되고 재생산되는 것은 원치 않는다"며 "나는 아직 3년이라는 긴 시간이 있다"는 글을 추가했다.
▲ 홍준표 대구시장이 지난 25일 수해로 피해를 입은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서 대구시청 공무원들과 함께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 모습. ⓒ 대구시
앞서 홍 시장은 집중 호우가 내린 지난 15일 팔공산의 한 골프장에서 1시간가량 골프를 친 후 논란이 일자 이를 해명하는 과정에서 "주말에 테니스 치면 되고 골프 치면 안 된다는 그런 규정이 공직사회에 어디 있느냐"고 항변했다.
그러면서 "쓸데없이 트집 잡아 벌떼처럼 덤빈다"며 "그걸 두고 트집 잡아본들 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징계 논의가 거론되자 기자회견을 자처해 사과했지만 윤리위가 징계에 착수하기로 의결하자 '바짓가랑이 밑을 걸어가는 치욕'이라는 뜻의 '과하지욕'을 자신의 SNS에 올렸다 삭제했다.
홍 시장은 지난 24일부터 이날까지 사흘간 경북 예천군 감천면 천향2리에서 수해복구 봉사활동을 벌였다. 하지만 뒤늦은 봉사활동이 징계 수위를 낮추는 데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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