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pop 아이돌, 신라의 화랑에서 의미를 찾아본다
[한류, 어디까지 갔을까?]
▲ 하얀 분칠과 빨간 분장 AI 이미지화랑이 전쟁에 나가기 전에 했다는 흰생과 빨간색 화장을 AI로 이미지 생성 ⓒ 에이미 헛친슨
하얀 옷을 입는다하여 붙여진 '백의 민족'이라는 말이 가장 많이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하얀색 선호를 파헤치기 위해 찾아 본 문화재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로부터 미를 존중하는 생활사상을 가졌다고 한다. 미의식이 발달하여 오래전부터 목욕을 즐기고 천연재료로 화장품을 만들어 사용했다고 한다.
고구려 시대부터 중요한 행사엔 비단 옷에 금은주옥으로 된 장신구도 착용했다고 한다. 삼국시대엔 화장과 화장술이 발달되었다. 나들이 할 시엔 반드시 화장을하고 정장을 차려입었다고 한다. 백제는 '화려하되 사치스럽지 않은' 미를 추구하였다.
남녀 모두의 화장의 기원을 한국 역사에서 찾아보면, 역사 속의 조상님들 때부터 아름다움을 생활의 일부로 삼아온 것이다. 그래서, 신라시대의 원화와 화랑들을 현재 한국의 아이돌들과 비교하는 것에 무리가 없다고 본다. 현재 K-pop 아이돌들은 마치 원화와 화랑이 동시에 돌아온 것이 아닐까라는 착각도 들 정도이니 말이다.
우선, 화랑에 대해 한국민족문화대백과 사전에 나온 내용을 토대로 간략히 정리해 본다. 6세기 정도에 신라의 '화랑'이라고 불리는 소년집단이 있었다. 모여서 심신을 수련하며 노래와 춤을 추기도 했다. 화랑은 나라가 위기에 빠지면 심신을 단장하고 가장 최선봉에서 용감하게 싸웠다. 심신단장 중에 화장이 있었는데, 화장은 권위와 힘의 상징성 때문이었다. 또한 강인한 의지를 하얀 분칠과 붉은 눈화장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백제 계백장군과 신라의 화랑인 관창의 예화가 있다. 어린 관창이 끊임없이 돌진할 때 그 우국충정의 의지를 화장으로 표현했었다. 황산벌 전투에서 신라의 소년 화랑 관창은 화장으로 결의를 다짐하고 겁없이 전장으로 돌진했다. 백제의 최고장수였던 계백장군은 어린소년이라고 그냥 돌려 보냈으나, 관창은 계속 공격하고 돌진했다. 결국 계백은 관창의 목을 베어 돌려보냈다. 어린 장수를 잃은 신라군은 분노의 불씨를 무기삼아 신라군을 승리로 달구었다.
'화랑'의 군무도 현재의 K-pop과 연결 지어 볼 수 있는 지점이 있다. 심신단련의 일환으로 화랑들은 무리를 지어 춤을 추었다. 기록에는 전쟁에 출전하기 전에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군무를 춘 기록도 있다고 한다. 군무는 개개인을 이어주는 다리 역할도 했다. 노래를 부르며 같은 동작에 맞춰 춤을 추며 우정과 의리를 다지던 화랑들. 같은 제복을 입고 추는 군무는 그룹의 일원으로서 동질감을 느끼게 한다.
K-pop 아이돌들은 캐서린 하킴이 말하는 매력자본의 여섯가지 요소를 두루두루 갖추고 있다. 아름답고, 매력적이며, 친화력을 바탕으로 춤을 추거나 노래를 부른다. 이들의 공연은 패션과 화장을 비롯한 사회적 표현력의 총체적 창작물로써 인간 깊숙히 숨어있는 원초적 본능까지 건드렸다. 그렇게 새로운 사고법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행동하며 즐기는 전세계 청소년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매력자본> 2011, 캐서린 하킴, 런던 정책연구센터 정책위원).
개인주의가 팽배해진 요즘, 인간은 존재만으로 고독감을 느끼고 있다. 사회적 위치, 경제적 요소, 여가 시간의 차이 등등으로 친구 그룹을 크게 유지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는 듯하다. 청년들은 운동장에서 뛰어놀기보다는 컴퓨터 게임을 한다.
인간의 고독이라는 심연 속으로 빠지기엔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에게, K-pop이 청소년들을 무리지어 놀 수 있게 했다. 같은 옷을 입고, 노래를 부르며, 같은 동작으로 춤을 추며 서로를 격려한다. 더불어 노래가사를 흥얼거릴수록 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알게되고 선을 실천하게 된다. 그리고 한국문화를 배우고, 한국음식을 해먹는다.
청소년들이 친구들과 모여서 합창 연습을 하고, 율동을 통한 운동도 하고, 선함을 전제로 한 봉사활동도 한다. 게다가 새로운 문화탐방을 하고, 스스로 다른 나라 역사도 공부한다. 음식도 스스로 만들어 먹기 시작하고 가족들에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어떠한가? 한국문화에 빠진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일어난 일을 한국과 K-pop이라는 단어를 빼고 표현해 본 것이다. 이런 일들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다.
나는 K-pop이 전세계 청소년들에게 소속감, 동질감, 우정, 선함을 베풀 마음을 제공하는 원천이 되었다고 감히 전하는 것이다. '원화'와 '화랑'들이 그랬던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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