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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교사 유족 "왜 소름 끼친다 했는지도 밝혀야"

교육부-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 결과 유족 반응... 교사단체 "빈껍데기 조사 결과" 비판

등록|2023.08.04 18:29 수정|2023.08.04 18:29

▲ 지난 26일 서울 서초구 S초등학교 곳곳에 담임교사 A씨를 추모하는 메시지와 국화가 놓여있다. 2023.7.26 ⓒ 연합뉴스


서울 S초 교사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의 합동조사 결과에 대해 사망교사 유족은 "고인이 학교 업무 관련성으로 사망한 사실은 확인됐지만, 조사 내용은 실망스럽다"고 밝혔다.

"조사 내용 빈약... 교실 컴퓨터는 왜 안 봤나"

4일 오후 고인의 유족은 <교육언론창>에 "오늘(4일) 오전 방송을 통해 교육부 차관이 발표한 합동조사 결과를 지켜봤다"면서 "과도한 학부모 민원과 학교의 업무폭탄 등이 확인된 것은 다행이지만, 조사 내용이 빈약하고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 'S초 교사 사망 사안' 진상규명을 위한 합동조사 결과 발표에서 "지난 7월 12일 이른바 '연필 사건' 발생 당일 학부모가 여러 번 고인에게 휴대폰으로 전화했고, 고인은 자신이 알려주지 않은 휴대폰 번호를 해당 학부모가 알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불안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연필 사건'은 지난 7월 12일 고인이 담임을 맡은 1학년 B학생이 A학생의 가방을 연필로 찌르자, A학생이 '그만하라'면서 연필을 빼앗으려다 자신의 이마를 그어서 상처가 생긴 일을 뜻한다.

합동조사단은 "'학급 내 부적응 학생 생활지도와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가 있었다'는 점에 대해 고인은 실제 문제행동 학생으로 인해 생활지도에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1학기 말 업무량이 많았음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 교육부 장상윤 차관이 4일 오전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서초구 S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관련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합동조사단 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 권우성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들은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들고 지난 3일 대전에 사는 고인의 부모를 직접 찾아가 설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조사 결과를 전해 들은 고인의 부모는 두 기관 관계자에게 "이미 언론에 다 나왔던 내용을 확인하는 수준이 아니냐. 실망스럽다"는 취지로 항의했다고 한다.

고인의 유족은 "합동조사단이 고인의 교실에 있던 컴퓨터조차 살펴보지 않았다고 한다. 너무도 실망스런 일"이라면서 "앞으로 교육당국과 수사당국은 고인이 '연필 사건' 관련 학부모와 어떤 대화를 나눴기에 소름이 끼친다고 했는지, 통화나 주고받은 문자를 샅샅이 밝혀내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울교사노조도 이날 성명에서 "이번 합동조사 결과는 기존에 알려진 내용과 차이가 없는 겉핥기식에 불과해 전국의 교사들에게 전혀 납득할 수 없는 결과"라고 비판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도 이날 성명에서 "교육부의 조사 결과 발표는 진상은 없고 조사만 있는 빈껍데기에 불과했다. 요란을 떨더니 결국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꼬집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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