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승원-방글이 PD 조합, tvN 판 '걸어서 세계속으로'?
[리뷰] tvN <형따라 마야로>, 멕시코로 떠난 탐방 여행
▲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 ⓒ CJ ENM
차승원이 3년 만에 예능으로 돌아왔다.
지난 4일 첫 방영된 tvN <형따라 마야로:아홉개의 열쇠>는 지난 2020년 <삼시세끼 어촌편5>이후 복귀한 차승원의 신작 예능이다. KBS <1박2일 시즌4> 방글이 PD의 이적 후 첫 작품이라는 점, 배우 김성균의 예능 첫 고정 출연 등으로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았다.
지난 1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차승원은 "개입하고 들들 볶는다, 방글이PD를 마냥 욕하고 싶진 않다"는 말로 웃음을 자아냈다. 상당히 고된 촬영임을 암시한 발언이었는데 이는 1회부터 어느 정도 현실로 드러났다.
'차줌마' 차승원, 알고보니 고대 문명 덕후
▲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 ⓒ CJ ENM
본격적인 촬영에 돌입하게 몇 달 전, 차승원은 담당 PD와의 사전 만남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그는 의외의 면모를 보여줘 제작진을 놀라게 했다. 차승원은 "여행을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문명의 발생지라는 곳을 꼭 가보고 싶다"면서 중남미 지역 고대 문명 이야기를 술술 풀어놓는다. 이에 감탄한 PD를 향해 "소박하게 4성(호텔)이면 충분"하다고 나름의 요구사항도 제시한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한번 내뱉은 말이 결국 화(?)가 되어 돌아오고 말았다. 조리 이야기를 언급한 제작진의 말을 듣고 "나는 척박한 환경에서 뭔가를 이뤄내는 사람 같아"라고 답한다. 이에 제작진은 "척박한 환경 준비해볼게요"라고 화답했다. 그리고 이후 소개될 내용 장면을 통해 출연진들의 엄청난 고생길을 예고했다.
멕시코 고대 마야 문명 탐방을 며칠 앞두고 김성균, 더보이즈 주연, 그리고 차승원의 만남이 이뤄졌다. 이 자리에서 차승원은 더보이즈 멤버 이름부터 주요곡, 포인트 안무, 주연의 생일까지 막힘없이 언급해 놀라움을 자아냈다. 반면 자신의 생일을 묻는 김성균에겐 "때 되면 오겠지"라는 시큰둥한 반응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멕시코에서도 닭볶음탕 만드는 차줌마
▲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 ⓒ CJ ENM
이들이 찾게 된 장소는 멕시코 내에서도 멀리 떨어진 '산 끄리스또발 데 라스 까싸스'란 긴 이름을 지닌 도시였다. 수려한 경치와 알록달록한 건물들이 멋진 볼거리를 선사하는 이곳은 비행기를 3번 갈아타고 차량 이동까지 총 25시간이 걸리는 먼 곳이었다.
숙소에 도착한 후 제작진은 자신들이 발굴(?)했다면서 의문의 상자 하나를 이들에게 건냈다. 특별히 주문 제작한 이 상자 안에는 마야 문명의 비밀이 담겨져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상자에 맞는 9개의 열쇠를 모아야 (상자가) 열린다는 것이었다. 앞으로 진행될 탐사 과정은 열쇠를 찾는 여정이 되는 것이다. 다음날 아침 숙소 주변을 산책한 차승원-김성균-주연은 현지에서도 한식을 해먹고자 시장을 누볐다.
이날의 아침 식사 메뉴는 무려 닭볶음탕이었다. 초대형 닭, 찰기 없는 안남미, 양파, 토마토, 파 등 우리와는 살짝 다른 식재료였지만 이것만으로도 완벽한 요리를 만드는 차승원의 솜씨에 김성균, 주연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이후 이들은 마야 전통 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쏘칠족이 대거 모여 있는 마을로 출발하면서 본격적인 탐방에 돌입했다.
흥미로운 제작진+출연진의 조합
▲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 ⓒ CJ ENM
늘 그래왔지만 멕시코에서도 차승원의 손맛은 여전했다. 가장 연장자 답게 분위기를 이끌면서 특유의 아재 개그도 종종 내뱉는 등 프로그램에서 절대적 존재임을 증명했다.
종종 예능에 모습을 비추긴 했지만 일반 시청자들에겐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더보이즈 주연은 '스페인어 능력자'로 중요한 역할을 해줬다. 틈틈이 전자책으로 스페인어 공부를 해 놓은 덕분에 외국어 울렁증이 있는 형님들을 대신해 현지인들과 물건 가격 주고 받으면서 거래하는 등 똘똘한 막내의 이미지를 굳혔다.
예능 첫 고정 출연인 김성균은 허술하지만 정감 있는 모습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김치 담그기, 설겆이, 운전 등 주로 자잘한 일을 담당하면서 종종 차승원에게 구박을 받기도 하지만 프로그램의 양념 같은 역할을 해줬다.
▲ tvN '형따라 마야로 : 아홉개의 열쇠' ⓒ CJ ENM
아직 첫회에선 본격적인 탐사 여행이 시작되지 않았기에 현지 이동, 식사 준비 등의 내용이 장시간 화면을 채웠다. 이를 지켜본 몇몇 시청자들은 OTT 실시간 생방 화면을 통해 "문명 탐방과 쿡방의 하이브리드 결합(?)", "차승원 요리라면 못참지" 등 재치 넘치는 댓글을 남기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방송 중간마다 미리 준비된 그래픽과 차승원의 내레이션으로 마야 문명과 관련된 정보를 수시로 제공하는 등 정보 전달의 역할도 충실히 이행했다. 요란법석하진 않지만 편안하게 지켜볼 수 있는 tvN판 '걸어서 세계속으로' 같은 느낌이랄까.
<형따라 마야로> 1회는 앞으로의 방송 회차를 기대하게 만들기 충분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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