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째 등교 거부+게임 중독 금쪽이, 오은영의 솔루션은?
[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인간 개조 프로그램이 아니다. '이랬던 아이가 이렇게 변했다'가 아니라 육아의 길을 잃은 부모가 문제를 공개하고 문제의 원인과 이유에 대해 같이 의논하고, 앞으로의 육아 방향에 관해 이야기하는 프로그램이다." (오은영)
4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는 여름 방학 특집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4탄으로 꾸며졌다. 학교 생활이 어려운 금쪽이를 위한 시간을 마련하고 있는 것인데, 이번 금쪽이는 초등학교 6학년 남자 아이였다. 스튜디오에 나온 부모는 금쪽이가 현재 학교를 가지 않고 있으며, 온종일 미디어(특히 휴대전화 게임)에 몰두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과연 일상의 모습은 어떨까. 식사 중, 엄마가 얼굴을 보며 대화를 나누자고 제안하자 금쪽이는 게임을 하고 있으니 방해하지 말라며 무시했다. 태도가 매우 무례했다. 이후 금쪽이는 등교를 거부했는데, 엄마가 설득에 나서자 하대를 하며 욕설을 퍼부었다. 엄마와의 대화를 일절 거부했다. 3학년 2학기부터 시작된 금쪽이의 등교 거부는 무려 3년째 이어지고 있었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집에서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고, 오로지 게임만 할 뿐이었다. 1시간 뒤, 엄마는 학교에 제출할 결석 사유서를 쓰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금쪽이는 "쉬고 싶은데 왜 못 쉬게 해!"라고 하더니 험악한 말을 쏟아냈다. 엄마가 이를 제지하자 "내가 싫어하는 걸 하게 하지 마!"라며 소리쳤다. 도무지 엄마의 말이 먹히지 않았다. 금쪽이는 왜 엄마의 말에 거부하기만 하는 걸까.
"지금 너무 걱정스럽습니다. 금쪽이가 갖고 있는 문제의 수위가 너무 높습니다." (오은영)
오은영은 모든 문제의 집합체를 본 것 같다고 운을 띄웠다. 청소년기에 막 접어든 금쪽이가 이 시기를 잘 보내지 않으면 성장 이후의 삶에 영향을 끼칠 것이기에 신중할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집에서 옷을 입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청소년기에 접어들면 주변의 시선에 한껏 예민해지기 마련인데, 이를 통해 엄마가 금쪽이의 고려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지금까지 발견된 금쪽이의 문제 양상을 정리하면 ① 엄마를 하녀 부리듯이 명령했고 ② 엄마에게 해서는 안 되는 말을 했으며 ③ 휴대전화에 과의존하고 있었다. 뒤늦게 교내 상담실을 찾은 엄마와 금쪽이는 담임 선생님과 면담을 가졌다. 선생님의 우려와 걱정에도 금쪽이는 건성으로 대답하며 휴대전화에 시선을 고정했다. 그래도 내일 등교하겠다는 약속을 받아내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6번의 입원, 금쪽이 마음에 생긴 그늘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약속대로 12시에 학교에 도착했다. 그런데 걱정과는 달리 친구들과 신나게 놀이를 하는 등 보통의 초6 학생처럼 학교 생활을 했다. 집에서와 180도 다른 활기찬 모습이었다. 물론 쉬는 시간과 수업 시간에 게임을 하는 모습이 발견되기는 했다. 게임 중독에 가까워 보였다. 종례 후, 담임 선생님과의 개인 면담에서 금쪽이는 불편하고 초조한 모습을 보였다. 왜 그런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를 다루는 선생님의 모습에 박수를 보내면서 금쪽이가 안절부절하지 못했던 건 '운동 틱'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어려움이 있긴 했지만, 금쪽이가 선생님 앞에서는 지시를 따르는 등 노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이처럼 금쪽이의 고려 대상에 친구들과 선생님은 포함이 되어 있지만, 엄마는 제외되어 있었다. 금쪽이는 왜 엄마에게만 분노를 드러내는 걸까.
"엄마 아빠도 필요 없어. 난 친구들이 필요해." (금쪽이)
친구들과 함께 놀이터에서 놀던 금쪽이는 친구들이 카메라를 의식하자 갑자기 촬영을 거부했다. 친구들이 스치듯 흘린 말에 온 신경이 집중되어 있는 듯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집에 가서 바닥을 부숴버린다"고 협박했고, 흥분해서 "왜 나를 괴롭혀"라고 소리쳤다. 오로지 엄마에게 원망의 화살을 돌렸다. 급기야 주먹질을 하고, 화단 지지대를 뽑아 위협을 가했다.
상황이 격해지자 제작진이 개입해 둘을 분리시켰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저리 가"라며 거부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도 엄마는 굳이 금쪽이에게 다가가 섣불리 괜찮다고 되뇌었다. 가까스로 분리가 됐는데, 왜 엄마는 다시 돌아와 상황을 악화시킨 걸까. 스튜디오는 충격에 휩싸였다. 오은영은 참담함을 드러냈다. 그는 금쪽이에게 엄마는 분노, 울분, 증오의 대상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엄마는 흥분을 가라앉히는 호흡을 시도했던 것이라 설명했지만, 오은영은 엄마의 다가섬이 역효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한편, 금쪽이가 그린 가족사진에는 금쪽이와 강아지만 덩그러니 그려져 있었는데, 오은영은 그 이유에 대해 질문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3학년 말 때 동네방네 소란을 피우고 안정이 되지 않아 1~2달 간격으로 격리 병동에 입원한 적이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입원을 하면 1달 씩 홀로 지내야 했던 금쪽이는 6번의 입원이 엄마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입원의 이유에 대해 정확히 설명을 듣지 못했다는 점을 언급했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가두고 처벌한 것이라 여겼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복수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을 거라 분석했다. 아이의 문제를 바라보는 엄마의 자세가 바뀌어야 한다.
"불안정한 모자 관계, 제대로된 소통 절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는 잠꼬대로 엄마를 불렀다. 잠에서 깨 악몽을 꿨다며 애타게 엄마를 찾았다. 상상도 못했던 반전 모습이었다. 혼자 병실에서 사무치게 외로웠을 금쪽이에게 엄마를 보고 싶었던 마음이 지금까지 남아 있는 걸까. 오은영은 금쪽이가 자신의 폭력적인 행동이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을 거라 짐작했다. 그 때문에 엄마 아빠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까봐 두려운 것이다.
오은영은 과도하게 난폭적인 행동이 사라져야 두려움도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 진단했다. 그러면서 놀이터에서 폭력적인 사태가 있은 후 진정이 되면 그에 대해 대화를 나눌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부모가 아무 일 없는 듯 행동하면 아이는 더욱 불편할 수밖에 없다. 부적절한 경험의 마침표를 찍어주지 않으면 나쁜 아이가 되었다는 공포감에 휩싸인다는 얘기였다.
그런가 하면 금쪽이를 대하는 엄마의 태도에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평소 엄마는 굳이 금쪽이에게 다가가 곁을 맴돌았고, 불필요한 잔소리를 했다. 금쪽이는 당연히 예민하게 반응하며 불만을 표출했다. 결국 살벌한 대화로 이어졌다. 반대로 엄마가 거실로 자리를 피하자, 금쪽이도 따라가 막말을 던졌다. 인내하는 엄마에게 금쪽이는 욕설과 비난을 멈추지 않았다.
오은영은 엄마가 마음에도 없는 말로 말싸움 공격을 가한다며, 금쪽이 곁으로 다가가 끝내 말싸움으로 번지는 대화를 지적했다. 그럴 때마다 금쪽이는 엄마가 단념할 때까지 욕설과 막말로 되받아쳤다. 오은영은 불안정한 모자 관계에 대해 언급하며, 잘못된 애착이 형성되었다고 지적했다. 둘 사이에는 피상적이고 진정성 없는 대화뿐이라며, 제대로 된 소통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일부러 입원시키는 거잖아." (금쪽이)
금쪽이의 속마음은 무엇일까. 금쪽이는 정확한 이유도 모른 채 반복해야만 했던 병원 생활로 상처입은 상태였다. 하지만 본인이 맨날 싸움을 만들어내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변화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오은영은 가족간의 관계 회복이 중요하다며, 우선 입원에 대한 깊은 대화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다만, 문제점은 명확히 짚어줘야 하고, 휴대전화도 정지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2주간의 솔루션은 어떤 결과를 도출했을까. 엄마는 '등을 지고 말해요' 솔루션을 통해 미리 써온 편지를 낭독했다. 입원의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면서 그 과정에서 상처입은 금쪽이의 마음을 위로하고 사과했다. 또, 임종 체험을 통해 금쪽이의 마음을 확인했다. 금쪽이는 엄마와 행복했던 순간이 떠올랐다며 눈물을 훔쳤다. 또,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고 엄마에게 사과했다.
아빠는 금쪽이와 바버샵을 찾았다. 가운을 덮어 게임을 하지 못하게 된 금쪽이는 초조해 했는데, 아빠는 금쪽이에게 다가가 앞으로 면도하는 법을 알려주고 면도기도 사주겠다며 대화를 시도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금쪽이에게 꼭 필요한 대화였다. 휴대전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솔루션도 이어졌다. 미디어 보관함을 만들어 스스로 이용을 멈추고 끝낼 수 있도록 했다.
또, 온 가족이 미디어 참기에 도전하기도 했다. 금쪽이는 휴대전화 과의존에서 가족에게 의존하는 법을 조금씩 배워 나갔다. 그리고 친구들의 도움이 이어졌다. 친구들은 금쪽이의 집에 찾아와 함께 어울리며, 금쪽이가 휴대전화에 갇혀 있지 않고 세상 밖으로 나올 수 있도록 도왔다. 또, 등교하기 전 금쪽이를 데리려 왔고, 정상적인 등교를 할 수 있게 도움을 줬다.
오은영은 솔루션 과정을 어떻게 평가했을까. 그는 문제의 수위가 높았던 금쪽이지만, 포기하지 않고 솔루션 여정에 동참해 줬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 번의 경험이 성장의 밑거름이 되고, 작은 성취가 모여 큰 변화가 될 거라고 격려했다. 금쪽이는 이제 변화를 위한 첫걸음을 뗐다. 가족과, 학교, 친구들의 진실한 도움이 만들어낸 놀라운 결과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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