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서 옆 경찰서2' 끈끈한 맛으로 돌아온 공조 수사
[리뷰] SBS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 이번엔 연쇄방화범... 면식범일까?
▲ SBS 금토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2' ⓒ SBS
지난해말 소방서와 경찰서, 두 기관의 공조 수사를 소재로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던 SBS 금토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가 시즌2 <소방서 옆 경찰서, 그리고 국과수>(아래 '소방서 옆 경찰서2')로 돌아왔다. 시즌1은 방영 당시 인기 미드 <시카고 파이어> < 시카고 PD > < 시카고 MED > 등 소방, 경찰, 병원 등을 아우르는 '크로스오버' 시리즈들 마냥 서로 상이한 기관의 공동 대응을 통해 기존 수사물과의 차별화를 도모했다.
카타르 월드컵, JTBC <재벌집 막내아들>, tvN <슈룹> 등 화제작 사이에서 <소방서 옆 경찰서>는 고군분투를 펼쳤고 이에 힘입어 종영 7개월여 만에 두 번째 시즌으로 다시 찾아왔다. 시즌 1 마지막회에서 주차타워 폭발 화재 사고를 만난 진호개(김래원 분), 봉도진(손호준 분), 송설(공승연 분)의 위기 상황 이전으로 시간이 되돌려진 채 지난 4일 <소방서 옆 경찰서2>가 시작되었다.
수감된 연쇄방화범 찾아간 진호개
▲ SBS 금토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2' ⓒ SBS
"불을 꺼주는 사람이 타깃이면 그 불은 또 누가 꺼야 하지?"
무고한 인명을 죽음으로 몰고 간 연쇄 살인마이자 방화범 하영두(최원영 분)를 면회한 진호개는 몇 가지 자료를 그에게 내밀어 본다. 태원구에서 발생한 잇단 방화사건에 대한 조사가 벽에 막히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다른 연쇄방화범을 찾아간 것이다. 수사 자료를 읽어본 그는 "놈은 불을 지른 경험 만큼이나 불을 꺼본 경험이 많다"라고 말문을 열였다.
"지금부터야. 더 큰불, 더 큰 방화. 피해는 점점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놈은 지옥 불구덩이 끝까지 끌고 내려갈 거야. 소방관이라고만 생각하지 마. 너같은 놈일 수도 있으니까. 그러니까 몸조심해. 우린 곧 만나야지"라며 덧붙였다.
여타 범죄물에서 등장해온 방화범의 심리는 또 다른 방화범이 잘 아는 법이었기에 하영두의 섬찟한 충고는 소방서 내부 혹은 그 주변 인물에 대한 의심을 갖게 만들었다. 그런데 의외의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서 사건은 더욱 미궁에 빠지고 만다. 진호개가 추적하던 용의자가 방화 현장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고 결국 또 다른 흑막이 이번 일에 존재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의식 불명에 빠진 송설... 의문의 인물 강도하 등장
▲ SBS 금토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2' ⓒ SBS
이번엔 자재창고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했다. 어린 아이를 구하기 위해 봉도진을 비롯한 소방관들이 사투를 벌인 끝에 가까스로 구출에 성공했지만 송설이 그만 현장 붕괴로 매몰되고 말았다. 진호개까지 뛰어든 덕분에 송설을 찾아냈지만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채 구급차에 실려 이송되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봉도진은 이상한 점을 하나 발견했다. 앞선 화재 현장에서도 등장했던 별 모양의 화염을 목격한 것이다.
뭔가 심상찮다는 것을 깨닫고 내부를 더 살펴보렸지만 추가 폭발로 건물 하층부로 추락하고 만다. 그 순간 의문의 남자 강도하가 "내가 관여하는 건 이번이 마지막이야"라고 통화를 한 후 차량으로 이동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앞선 1회에서 봉도진이 반갑게 전화 통화를 나눈 상대였기에 수감 중인 하영두의 경고 속 인물이 그가 아니겠느냐는 추정을 가능케했다.
제작진은 일찌감치 범인을 보여주고 이를 추적하는 방식의 전개를 선택한 것일까? 다음 3회 예고를 통해 <소방서 옆 경찰서2>는 특정 인물을 지목하고 검거에 나선 진호개 뿐만 아니라 시즌1 당시 악행을 저지르고 체포된 마태화(이도엽 분)가 아버지의 무덤 앞에서 절규하는 모습을 보여줘 이번 시즌 두 사람의 물러설 수 없는 재대결을 예견했다.
판이 더욱 커진 시즌2, 끝까지 지금 속도 유지할까?
▲ SBS 금토 드라마 '소방서 옆 경찰서2' ⓒ SBS
<소방서 옆 경찰서2>는 시즌1 당시 사건이 터지면 불도저처럼 밀어붙이는 진호개를 중심으로 봉도진 등 주요 인물들의 사투를 빠른 속도감으로 녹여낸 전개를 고스란히 이어 받았다. 의문의 인물을 추가해 시즌2의 핵심 악당인지 의심을 자아내게 만들면서 동시에 전작의 메인 빌런을 다시 한 번 등장시켜 시즌제 드라마의 연속성을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1회 깜짝 등장한 최원영을 비롯해서 티저 영상을 통해 향후 악행을 에견한 최무성, 민성욱 등 개성파 배우들이 속속 사건 현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늘어난 캐릭터 만큼 극의 재미 역시 한층 배가 되었다. 여전히 앞뒤 안가리고 직진하는 진호개, 위급한 상황에서도 냉정함을 잃지 않는 봉도진 등 중요 인물들의 활약만으로도 <소방서 옆 경찰서2>는 7개월여의 기다림을 충분히 만족시켜준다.
여타 영화, 드라마 이상의 실감나는 화재 장면을 만들면서 그곳에서 목숨 걸고 진압에 나선 소방관들의 노력에 더 큰 진정성을 부여한다. 시즌 1 막판 이야기와 연결된 방영회차이다보니 제목에 추가된 '국과수'의 활약은 상대적으로 작게 다뤄지긴 했지만 연이은 방화범의 살인 행각과 맞물려 남은 회차에선 3개 기관 공조 체제가 일정 수준까지 올라올 전망이다.
메디컬(<낭만닥터 김사부>), 오컬트(<악귀>) 장르로 잠시 선회하긴 했지만 지난 수년간 SBS 금토드라마는 범죄를 소탕하는 정의 구현이 중심에서 그려진 바 있었다. <소방서 옆 경찰서2>는 다시 한 번 이와 같은 전통을 계승하면서 시즌제 드라마의 모범 사례 완성을 위한 첫 발을 내딛었다. 지상파 드라마의 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자존심을 지켜온 SBS드라마에 새로운 엔진이 추가된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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