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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잼버리 가지 말았어야"... 영국 스카우트 대표 '뭇매'

영국 부모들, 잼버리 참가 강행한 스카우트 대표에 책임 추궁

등록|2023.08.08 15:15 수정|2023.08.08 15:16

영국 대원들, '떠나요'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영국 대원들이 8월 6일 전북 부안군 야영장에서 철수를 위해 짐을 옮기고 있다. ⓒ 연합뉴스


'새만금 잼버리 파행'으로 영국 스카우트 연맹까지 자국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7일(현지시각) '난장판 같은 잼버리에 아이들을 보낸 영국 스카우트 대표가 비난받고 있다'는 기사에서 부모와 자원봉사자들이 새만금 잼버리 참가를 강행한 맷 하이드 대표를 추궁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영국 부모와 자원봉사자들은 폭염, 홍수, 건강 위험 등에 대한 경고가 몇 달 전부터 나왔는데도 잼버리를 포기하지 않은 이유를 묻고 있다. 영국은 이번 잼버리에 가장 대규모인 4500여 명이 참가했다.

"새만금 사전 답사했는데 왜 문제 몰랐나" 

영국의 스카우트 자원봉사자 그래엄 영은 "영국 스카우트 연맹은 사전에 잼버리 현장에 사람들을 보냈고, 이런 문제를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가장 적극적이고 용감한 결정은 처음부터 한국에 가지 않는 것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4천 명이 넘는 영국 아이들이 안전하지 않은 환경에 보내진 이유에 대한 논의가 있어야 한다"라며 "하이드 대표는 현장 상황을 올바르게 평가하지 않은 이유를 자세히 설명해야 하고, 그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자원봉사자 스튜어트 데이비드는 "새만금 야영지가 잼버리 목적에 적합한지 확인하기 위한 사전 점검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런 비판에 대해 하이드 대표는 전날 영국 B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가기 전과 도착 후에도 우려 사항 중 일부를 반복적으로 제기했고,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라며 "하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최 측에 실망했다"라고 책임을 부인했다(관련 기사 : 영국 연맹 대표 "새만금 잼버리 4가지 레드 라인 넘었다").

이어 "현장 상황은 햇빛을 피할 그늘이 부족했고, 식이요법이 필요한 참가자들을 위한 음식 부족, 열악한 위생 상태, 충분치 못한 의료 서비스 등 4가지의 레드 라인을 넘었다(breached four red lines)"라고 주장했다.

BBC에 따르면 영국 스카우트 연맹은 참가자들이 새만금 야영장에 도착하기 전인 지난달 31일 부모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우리가 기대한 만큼 준비가 안 돼있다"라고 전했고, 지난 2일에는 "시설이 계속 개선되고 있다"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국회가 이미 작년 10월에 경고... 모두 적중했다" 

<텔레그래프>는 "작년 10월 한국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미 새만금 잼버리가 낭패(fiasco)가 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잼버리 준비가 일정보다 늦었을뿐더러 홍수가 나기 쉬운 야영지에서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을 수 있고 극심한 더위와 습도가 문제가 될 가능성 등이 지적됐다"라며 "그로부터 10개월 후 모든 예측은 정확했다는 것이 드러났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기술적으로 발전된 나라 중 하나인 한국은 1991년에도 잼버리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번에도 잼버리를 여는 안전한 선택지로 보였다"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한국은 2017년부터 잼버리 개최국으로 선정되었으나, 스카우트의 모토인 '준비하라'(Be Prepared)를 지키기 못했다"라며 "한국은 당초 예상의 두 배가 넘는 예산을 썼지만, 야영지로 새만금 매립지를 선택한 것은 좋지 않았다"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그럼에도 최창행 새만금 잼버리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참가자들의 질병을 가벼운 것으로 일축했고, 전북의 한 지방의회 의원은 '청소년들이 나약하게 불평하는 것보다는 어려움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가 자신의 의견을 철회하고 스카우트와 부모들에게 사과했다"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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