잼버리조직위 "질문하지 마세요"... 비판 막기 위한 입막음?
서울 체류 국가 묻는 말에 "추후 공개" 황급히 마무리... 행사 내내 곳곳에서 취재 제한
▲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이 8일 오후 전북 부안군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퇴영 상황을 브리핑하고 있다. ⓒ 연합뉴스
8일 잼버리 프레스센터에서 퇴영 상황 브리핑이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나와 브리핑을 하고 기자들의 질문도 받았다.
브리핑 도중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관계자가 "추가 질문 받지 않겠습니다.", "질문하지 마세요". "하지 마세요"라는 말을 반복했다.
브리핑을 생방송으로 지켜보던 누리꾼들은 채팅창에 "왜 질문을 하지 말라고 하느냐", "북한이냐", "국가를 밝히지 못하는 이유가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는 댓글을 남겼다.
잼버리 조직위가 미디어의 취재를 제한하고 있는 모습은 곳곳에서 나타났다.
행사가 시작될 때는 스카우트 대원과 지도자, 일반인 모두 자유롭게 왕래하는 장소이자 자율적으로 취재가 허용됐던 '델타 구역'이 지난 4일에는 갑자기 IST(자원봉사) 동행 조건으로 변경됐다. 몇 시간 뒤에는 여러 명이 함께 취재해야 한다더니 갑자기 공지한 시간에 한해서만 가능하다고 바꿨다. 지난 6일에는 김현숙 여가부 장관이 약속한 에어쇼 취재도 돌연 금지했다.
전북 지역에 거주하는 <고도수>라는 유튜버는 잼버리에서 촬영을 하다가 관계자로부터 "불법이다. 너는 감옥에 간다. 삭제하라"는 요구를 받았고 "카메라까지 빼앗겼다"며 영상을 올렸다. 영상을 보면 관계자가 "또 찍을까 봐"라며 유튜버의 카메라를 빼앗았다고 시인하는 장면도 나온다.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는 기자들의 취재를 제한하는 이유에 대해 "세계스카우트 연맹 취재 가이드 때문"이라며 일부 언론의 숙영지 텐트 취재 사례를 언급했다.
스카우트연맹의 취재 가이드를 보면 "잼버리 정책상 기자와 참가자가 1:1로 있을 수 없음", "청소년들과 접촉을 하는 동안에는 항상 두 명의 성인이 참석하여야 하고 청소년을 혼자 텐트 등 한적한 곳에 데려가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가이드는 혹시 모를 범죄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지 많은 대원들이 참여하는 행사의 취재까지 제한하는 것은 아니라는 반발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4일 <가디언>은 "스카우트 중 한 명은 인터뷰 후 에스코트가 있는 곳에서 긍정적인 말을 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꼈다며 자신의 발언을 철회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잼버리 조직위의 과도한 취재 제한에 대해 일각에서는 잼버리 부실 운영과 준비 소홀 등 비판의 목소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입막음'이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았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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