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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고도 짧았던 12일... 노래하고 춤추며 "완벽한 마무리"

K팝 콘서트로 잼버리 대단원... 4만 대원 떼창으로 아쉬움 털어내

등록|2023.08.12 10:51 수정|2023.08.12 10:51

▲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K팝 슈퍼 라이브 콘서트’에서 전 출연진이 피날레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사진공동취재단


(서울=연합뉴스) 김정진 안정훈 기자 = "놀랍고 완벽한 마무리였습니다. K팝을 몰랐던 대원들이 K팝을 접할 좋은 기회였어요."

미국에서부터 스카우트 대원들을 인솔한 앤서니 우다드(52)는 다사다난했던 12일간의 여정을 "멋진 잼버리였다"는 간단한 말로 정리했다.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에 참가한 4만여 명의 세계 각지 스카우트들이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과 K팝 콘서트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행사 초반 살인적 더위와 주최 측의 미숙한 운영으로 받은 상처는 며칠 새 모두 털어버린 듯 경기장을 나서는 대원들의 표정은 해맑기만 했다.

덥고 습한 날씨에 지칠 법도 했지만 참가자 대부분은 떼를 지어 노래하며 대기 중인 관광버스로 발걸음을 옮겼다. 브라질에서 온 대니얼 브롱스는 "모든 대원들이 공연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춤을 췄다. 아쉬움이 남지 않은 마무리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코스타리카에서 온 제시카 사와리와 그의 친구들은 "마마무의 공연이 제일 멋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사와리는 "예상보다 더 멋진 공연이어서 실망스러운 점은 하나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루돌프 수네(15)는 "공연장 맨 꼭대기에서 봤지만 그래도 굉장히 멋진 공연이었다. 불꽃놀이와 워터쇼는 잊지 못할 추억"이라며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다른 나라에서 온 대원들은 힘들 수 있지만 난 파나마에서 와서 버틸 만했다"고 웃었다.

대원들은 공연 시작 전부터 K팝 그룹의 노래를 듣고 안무를 따라 하는 등 들뜬 표정이었다. 4년에 한번 돌아오는 잼버리를 마무리하는 아쉬움도 숨기지 못했다.

독일에서 온 클레르(16)와 친구들은 엔하이픈(ENHYPEN)의 곡에 맞춰 춤을 추며 경기장 안으로 종종걸음을 쳤다.

모로코 대원 다드시(16)도 "평소에 BTS, 블랙핑크, 엑소를 좋아해서 K팝 콘서트가 굉장히 재밌을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새만금 캠프에서 계속 머물고 싶었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긴 하다"면서도 "그것 때문에 한국이 스카우트 대원들을 만족시켜주려 노력해줘서 굉장히 감사한 마음"이라고 했다.

캐나다에서 온 벤저민(15)은 "오늘로 잼버리 일정이 끝이 난다니 슬프다"면서도 "넓은 야영지에서 다른 나라에서 온 스카우트 대원들을 만난 건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오후 9시 넘어 공연이 끝나자 숙소까지 이동시간을 고려해 먼 곳에서부터 온 대원들부터 차례로 경기장을 빠져나왔다. 귀국 비행기 시간을 맞추느라 공연이 끝나기도 전에 자리를 떠야하는 대원들도 있었다. 몇몇은 경계 근무를 서는 경찰관에게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외치며 작별 인사를 건넸다.

4만 명이 넘는 대원들의 이동을 위해 관광버스 1400여 대가 동원되면서 월드컵경기장 사거리에는 버스들이 길게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펼쳐졌다. 공연이 열리는 동안 경기장 내 주차장뿐 아니라 월드컵로 일부 차로와 평화공원·하늘공원 등지에서 버스들이 대기해 상암벌 일대가 거대한 주차장으로 변했다.

정부는 안전한 행사 진행과 대원들의 이송을 위해 총력을 기울였다.

경기장 주변에는 기관단총으로 무장한 군인들이 경계 근무를 섰다. 경찰은 경기장 주변에 펜스를 치고 출입을 통제했다.

서울경찰청은 기동대 43개 부대 2500여 명을 투입해 인파를 관리했다. 행사장 인근에는 교통경찰 412명과 순찰차 30대를 배치해 교통을 관리하고 외국어 능통자 70여 명도 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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