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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오염수 방류, 정치권 부작위에 국민이 심판해야"

김해창 경성대 교수 강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경남" 토론회 열려

등록|2023.08.17 19:53 수정|2023.08.18 08:30
[기사 수정 : 8월 17일 오후 10시 50분]
 

▲ 김해창 경성대 교수 ⓒ 윤성효


어민, 교수, 시민운동가들은 한결같이 일본 후쿠시마핵발전소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투기를 걱정했다.

경남지식연대(대표 송원근),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 경남행동(대표 이병하)이 더불어민주당 경남도당 단디연구소 등과 함께 1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경남"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여러 발언이 쏟아졌다.

김해창 경성대 교수(환경공학)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가 경남에 미치는 영향과 대책"이란 제목의 발제를 통해 갖가지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과거 수명이 다했던 고리원전 1호기 폐쇄에 부산에서는 여야 없이 한 목소리였다"며 "생명의 모태인 바다가 오염되는데 지금은 왜 그렇지 않느냐"고 말했다.

일본 사회의 분위기를 전한 그는 "신동애 기타규슈대 교수가 '금기의 정치학'이라고 말했다. 핵오염수가 방류되면 어민 피해가 있는데, 조용히 있으면 정부에서 지원해 준다고 하니 말을 하지 않는 분위기라고 한다"라며 "일본은 역사적으로 반성할 줄 모른다. 미나마따병 피해자들이 소송에 들어가면 피해자들 때문에 지역이 피해를 입는다고 오히려 피해자를 탓하는 꼴이다"라고 전했다.

언론 보도 등 여러 자료를 제시한 김 교수는 "이미 지난 3일 후쿠시마 원전에서 오염된 지하수가 바다로 새고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 정부 때는 단호하게 반대한다고 했는데, 윤석열 정부 들어와서는 유감이라든지 반대라는 말은 한번도 나오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년 전 국회에서 오염수 안전성 확보를 위한 결의안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찬성했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나서 180도 입장이 바뀌었다"라며 "과학은 기본 자체가 증명이다. 과학적 증명 없이 해양투기에 대해 집단적인 최면을 거는 것 같다. 괴담 운운 자체가 선동적이다"라고 했다.

김 교수는 "'불안환기모델'이라는 게 있다. 재난을 당하면 크게 세 부류의 사람들이 있는데, 첫째 '자주해결'로 스스로 정보를 입수해서 자주적으로 판단하고, 둘째 '타자의존'으로 아는 사람이 하는 말을 믿으며, 셋째 '사고정지'로 일명 멘붕이다. 아무 생각 없이 안전하다고 믿는 것이다"라며 "개인도 타자의존이나 사고정지가 되면 제대로 돌아가기 힘들다. 하물며 지금은 국가나 정부가 타자의존, 사고정지를 강요하고 있다"라고 했다.

'핵오염수 안전'이라고 발언한 학자들에 대해, 김 교수는 "친원전 학자들이 핵오염수는 안전하다는 발언을 하면서 물타기를 한다"거나 "매일 마시는 커피와 바나나도 방사능이 들어 있다고 하면서도 구체적인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주권과 산업의 문제다. 인류 미래에 대한 문제인데 간과되어 있다"라고 지적했다.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방사능 기준치와 관련해, 그는 "방사능은 미량이라도 축적되면 심각하다. 기준치를 100베크렐 이상이면 판매 금지라고 하는데, 후쿠시마원전사고 직후 98베크렐 되는 농수산물이 기준치 이하라며 국내에 유통되었다. 100 이상은 위험하고 98은 위험하지 않다는 것이냐"라며 "같은 100베크렐이라도 어른과 아이는 하늘과 땅 차이다. 가령 양주를 예로 들면, 어른은 한 컵에 마셔도 괜찮지만 아이는 그렇지 않은 것과 마찬가지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핵오염수 방류를 심각성을 알리는 내용의 글을 신문에 쓰고 있다고 한 그는 "삼중수소와 관련한 유럽의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그랬더니 정부 한 기관의 공무원이 근거를 묻길래, 영문으로 되어 있는 일부 자료를 메일로 보내주었다"라며 "그랬더니 아무 대답이 없다"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에서 제기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금지소송에 대해 이날 법원이 2년 만에 각하 결정한 것에 대해, 김 교수는 "어느 나라 재판부이냐. 기가 찬다"라거나 "조선총독부 재판부냐"라고 말했다.

대책에 대해, 김해창 교수는 "핵오염수 해양투기는 국제해양법 위반으로 중국을 비롯한 환태평양 연안국가들과 연대해서 대응해야 하고, 우리나라는 소송을 하겠다고 경고를 해야 한다"라며 "오염수 방류는 바다 주민들의 인권 문제이기도 하기에 개인이 유엔인권위원회에 제소할 수 있다"라고 제시했다.

또 그는 "우리는 일본 총수입물량에 대한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 일본제품의 원산지 표시를 강화해야 한다. 수산업 종사자들이 일본 수산물이 다른 나라를 통해 수입되는 물량까지 취급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 일본이 싼 값에 팔면서 우리나라 엉터리 업자를 통해 유통시킬 수 있기에 수산업 종사자들 스스로 결의를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명백한 국제법 위반... 국제연대해야"
 

▲ 경남지식연대,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저지 경남행동, 단디연구소는 17일 오후 경남도의회 대강당에서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와 경남"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다. ⓒ 윤성효


토론이 이어졌다. 김영철 전국어민회총연맹 중앙집행위원장은 "2021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를 바다에 버린다고 할 때부터 집회시위가 꾸준하게 벌어졌고, 여수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어민들이 육상 집회와 해상 시위를 했다"며 "그런데 2022년부터 잠잠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 대부분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고, 무려 방류시 수산물 소비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국민들이 많다"라며 "어민들은 파도와 싸워 잡은 생선, 밤낮 키운 양식물이다. 소비가 되지 않으니까 피눈물을 흘리며 생존권에 직면해 있다. 보통 심각한 문제 아니다. 정부는 괴담이라면서 방류해도 괜찮다는 식으로 말하는데, 어민 처지에서 답답한 노릇이다"라고 했다.

국제연대를 제시한 김 위원장은 "어쨌든 중국을 비롯한 태평양 도서국들과 연대를 하고, 계속해서 세계적인 여론을 끌어내야 하며, 그것이 해양투기를 막는 길이다"며 "유엔인권이사회에는 전국어민회총연맹 이름으로 제기를 해놓았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인은 말만 한다. 그래서는 오염수 방류를 못 막는다. 국회 다수당인 민주당이 해양투기를 못 막으면 미래는 없다고 말했다. 모든 국회의원과 지방의원이 다 달라붙어서 막아내야 한다. 그것이 우리의 핵심 요구다"라며 "막지 못한다면 다음 총선 기대도 하지 말라고 강력하게 말했다. 말을 하지 말고 행동하시라. 그것이 국민을 위한 일이다"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 잘해서 하겠다는데, 그 피해도 고스란히 어민에 전달된다. 최소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막아야 한다. 그래야 어민이 살아간다. 힘을 모아서 끝까지 해달라"라고 호소했다.

천명조 한국수산업경영인 남해군연합회장은 "이 자리에 오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다"라며 "왜 어민이 행동하지 않느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우리가 행동하지 않는데 누가 돕겠느냐. 당장에 핵오염수를 방류하면 수산물 자체를 안 먹는다는 사람이 많다. 그러면 경영상 어려움도 있을 것이고, 직접적으로 어민 피해만 있는 게 아니라 횟집 등 피해가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만일 방류한 뒤 급속도로 상황이 악화하면 생업을 포기할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양식하는 사람들은 정말 어려워질 것이다. 사룟값도 비싸다. 그러면 어민들 사이에 빚쟁이도 생겨날 것이다. 지금도 어민들은 빚쟁이가 많은데, 혹시나 방류를 하면 이자 감면이라든지 상환 유예를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날 행사를 공동주최한 경남행동 이병하 대표는 "윤석열 정권 들어 지식인과 종교인, 올바른 역사관을 가진 사회적 활동가들의 의식 있는 참행동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을 느낀다"며 "핵오염수 폐기 문제는 자연과학과 생명을 지키는 인류 보편적 문제임에도 이 정부는 일본과 핵마피아들의 입장에서 괴담 운운하며 정쟁으로 몰아가는 안타까움이 많다"라고 했다.

그는 "이는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다. 거대 핵마피아들과 국제원자력기구(IAEA), 그리고 일본과 한국 정부의 카르텔에 의한 범죄행위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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