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단독] '친자 확인 의무화' 꺼낸 이준석, 또 젠더 갈라치기?

사실상 여성의 '외도 여부 검사'... 이 "여성계에서 먼저 나온 목소리이기도"

등록|2023.08.18 10:05 수정|2023.08.18 10:05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 남소연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친자 확인 의무화' 도입 논의를 꺼내 들었다. 출생 직후의 신생아와 부모 사이의 유전자 일치 검사를 강제하자는 건데, 사실상 여성의 외도 여부를 밝히자는 일부 '남초 커뮤니티'의 주장과 가깝다. 또 다시 '젠더 이슈'에 불을 지피는 모양새다.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대표는 천하람 전 국민의힘 대표 후보와 이기인 경기도의원과 함께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 영상 촬영에서 '친자 확인 의무화' 도입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당 영상에서 "배앓이로 낳은 자식에게 본인의 유전자가 들어있다는 것이 확실한 여성들은 남성들이 의심하기 때문에 친자 확인을 하자는 것이라고 받아들이는 경우가 있다"면서도 "하지만 병원에서 아이가 뒤바뀐 일이 있어 10년 뒤 가정이 파탄 날 뻔한 일이 있었고, 최근 여성계 쪽에서 먼저 유전자 검사 의무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고 주장한 걸로 전해진다. 해당 영상은 오는 19일 유튜브에서 공개될 예정이다.

최근 미국의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 '머레이쇼(Maury Povich Show)'의 '친자 검사(Paternity test)' 코너가 국내에서 역으로 인기를 끌면서, 남성 중심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친자 확인 의무화'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머레이쇼'에선 자신의 아이가 사실은 여성의 외도로 만들어진 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충격받는 남성의 모습이 그려진다. 결국 '친자 확인 의무화'는 여성의 외도를 의심하는 남성의 입장이 반영된 제도로 볼 수 있다.

이 전 대표는 정치권에 들어온 뒤 젠더 갈등을 부추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대 대통령 선거 기간 당 대표였던 이 전 대표는 여성할당제·여성가족부 폐지 등을 내세워 20대 여성의 비판을 받으면서도 '이대남(20대 남자)'의 표심을 집중 공략했다. 이번 '친자 확인 의무화' 논의를 띄운 것 또한 다가오는 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20대 남성의 표를 가져오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여성이 아이를 낳았을 경우 그와 결혼한 남성의 아이로 '귀속'되는 건 과거 농경 사회적 인식에서 이어진 것"이라며 "당장 친자 확인 의무화를 하자는 것이 아니고, DNA 대조 기술이 발달한 지금 고려해 볼 지점"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준석 사단'의 정책적 견해를 영상에 담아 올리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은 시작 3주 만에 구독자 3만 명을 넘어섰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