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4개월 4일 만에 돌아온 '해류병'
2019년 대한해협서 던진 병, 홋카이도 리시리초 센보시오자키 해변서 발견돼
▲ 쿠로시오해류의 이동을 검증하기 위해 코리아나호에서 바다를 향해 해류병을 던지는 이효웅씨 모습 ⓒ 오문수
새벽에 해양탐험가 이효웅씨로부터 4년 전에 투하한 해류병이 발견됐다는 전화가 왔다.
"오 선생과 함께 2019년 4월 16일 나가사키범선축제에 참가하기 위해 코리아나호를 타고 여수에서 대한해협을 통과하던 중 남해 해상에 투하한 이사부해류병 40개 중 한 개를 발견했다는 메일이 왔네요."
"네이버 메일 원문 Number:2019-4-28
2023年8月18日10時Japan
(2023년 8월 18일 10시 Japan)
北海道利尻町仙法志御崎の浜で発見しました。荻原 勉
(홋카이도 리시리초 센보시오자키(仙法志御崎)의 해변에서 발견했습니다. 오기와라 츠토무)
My name is TSUTOMU OGIHARA
(제 이름은 오기와라 츠토무입니다)"
▲ 2019년 4월 16일 남해해상에서 해양탐험가 이효웅씨가 던진 해류병이 4년 4개월 4일만인 2023년 8월 18일 10시 홋카이도 리시리초 센보시오자키 해변에서 발견됐다. 투하한 곳에서 1654킬로미터 떨어진 곳이다. ⓒ 이효웅
이효웅씨와는 2015년 4월 일본 나가사키에서 열린 범선축제에 함께 참가해 열흘간 동고동락하면서 막역한 사이가 됐다. 일본이 독도를 호시탐탐 노리는 걸 보고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기 위해 애쓰는 그는 현재 이사부기념사업회 이사로 활동 중이다.
어린 시절 마도로스가 꿈이었던 그는 교사 재직시절 학교 옥상에서 3년 동안 자신이 손수 설계하고 제작한 소형해양탐사선 코스모스호를 제작했다. 길이 5.2m에 50마력 엔진을 탑재한 그의 배는 무게 0.5톤에 불과하다. 낙엽같은 배로 혼자서 전국해안을 돌아본 거리가 8000㎞나 된다.
그는 코스모스호를 타고 항해하거나 코리아나호를 타고 운항할 때 쿠로시오 해류의 이동 경로를 파악하기 위해 해류병을 투하해 자료를 수집하고 있다. 그가 2014년부터 2020년까지 바다에 투하한 해류병은 2020개로 59개가 회수됐다.
이효웅씨가 투하하는 해류병에는 한글과 영어, 일어로 된 안내문, 자신의 이메일주소(www.cosmos4645@naver.com), 블로그(www.cosmoland.com), 전화번호가 적혀 있다. 한글 안내문 내용이다.
▲ 해양탐험가 이효웅씨가 해류병에 담은 편지 내용으로 한글과 영어, 일어, 러시아어로 적힌 편지글이 적혀 있다. ⓒ 이효웅
"안녕하십니까? 쿠로시오 해류의 이동을 파악하기 위하여 해류병을 투하하였습니다. 이 해류병을 발견하신 분은 발견 당시의 정보(발견장소, 날짜, 해류병번호, 전화번호, 주소)를 아래 이메일로 알려주시면 감사의 인사를 드리겠습니다. 보내주신 분께는 기념품과 사진집 DVD를 보내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당시 투하했던 해류병 중 하나는 2019년 5월 4일 (N 2019-4-39) 소매물도 등대섬에서 발견되었다. 이번에 발견된 해류병 발견일 1584일을 계산해 보니 4년 4개월 4일만이다. 투하장소에서 1654㎞ 떨어진 홋카이도 리시리초 센보시오자키 해변이다.
이효웅씨의 해류병 발견 소식이 주는 의미는 크다. 쿠로시오해류가 대한해협을 통과해 홋카이도 라페루즈해협을 통과한다는 걸 증명했기 때문이다.
덧붙이는 글
여수넷통뉴스에도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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