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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믿고 기다렸는데... 서이초 수사에 교사 울분만 증폭"

[현장] 전교조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 "연필사건 가해, 경찰 학부모 재조사해야"

등록|2023.08.25 12:24 수정|2023.08.25 13:04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서이초 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화빈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서이초 '연필사건' 가해 학부모가 현직 경찰과 검찰 수사관으로 밝혀진 것과 관련, "경찰은 외압과 성역 없는 수사로 국민 의혹과 불신을 해소하라"고 촉구했다(관련기사: [단독] 서이초 '연필사건' 가해 학부모는 현직 경찰 https://omn.kr/25b2r).

전희영 위원장 등 전교조 관계자 10여 명은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서이초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수만 명의 교사들이 경찰의 조사 결과만 믿고 기다렸음에도 경찰은 교사들의 울분만 증폭시키고 국민 의혹만 사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성역 없는 수사로 철저하게 진상규명하라'라고 적힌 펼침막을 든 이들은 "지난 7월 (서이초 초등교사 사망) 사건이 발생하고 매주 토요일마다 교사들의 자발적 집회가 열린 지 한 달이 넘었지만, 경찰은 이렇다 할 조사 내용을 발표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찰이 연필사건 가해 학부모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해 '범죄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심각한 상황과 (교사들의) 요구를 겸허히 수용해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에 대한 재조사로 전모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만약 경찰이 불신과 의혹에 대한 검증 없이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면, 전교조는 이에 맞서 모든 조치를 강구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찰 돼달라"

기자회견에 참석한 전희영 위원장은 "휴대전화와 교실 컴퓨터의 포렌식이 성공한 건지, 사건 초 선생님 일기장 일부가 어떻게 언론에 유출된 건지, 있다고 했던 유서는 왜 없다고 다시 발표했는지, 여전히 수사 중임에도 왜 경찰이 '학부모에 대한 혐의는 없다'고 서둘러 발표했는지 이 모든 것이 의혹만 남아있을 뿐 밝혀진 사실은 아무것도 없다"며 "가해 학생 어머니가 현직 경찰이라는 사실에 이제 그 누구도 경찰 수사 결과를 믿지 못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홍순희 서울지부 사무처장도 "새내기 교사가 '강남'이라는 곳에서 아이들의 사소한 싸움을 취조하듯 물어오는 경찰 보호자가 얼마나 무섭고 두려웠겠나"라며 "같은 직업군에 있는 (검찰 수사관인) 아버지까지 만났을 때 (고인이 느꼈을) 두려움과 좌절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공포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등학교 교사로서 아이들에게 '경찰도 잘못한 것이 있으면 법에 따라 처벌받는다'고 가르치고 싶다"며 "지금까지 보여주었던 모습이 아닌 아이들에게 부끄러움 없는 경찰이 되어달라"고 호소했다.

연필사건은 숨진 서이초 교사의 반에서 벌어진 일로, 고인은 이에 따른 학부모 민원에 고통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건 가해 학생 학부모이자 경찰청 본청 소속 경위 A씨는 지난 7월 12일 오후 3시 30분을 전후로 두 차례 고인의 휴대전화로 전화했다. 같은 날 오후 9시 1분에는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장문의 문자를 보냈다. 다음 날(7월 13일) 오전 9시 30분에는 교사 업무용 메신저(하이톡)으로 다수의 문자를 남겼으며, 이날 오후 검찰 수사관인 A씨의 남편이 학교를 찾기도 했다.

한편 실천교육교사모임은 지난 23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연필사건 관련 학부모 4명을 고발했다. 이들은 "경찰공무원과 검찰공무원으로 알려진 (연필사건 가해 학생) 학부모 2명에게는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연필사건 피해 학생의 학부모로 알려진 1명에게는 협박죄 및 스토킹처벌법 위반, 또 다른 학부모 1명을 포함한 4명 모두에게는 강요죄를 적용해 처벌해 주길 바란다는 고발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이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서초경찰서 앞에서 '서이초 사건 진상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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