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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현희 "윤 정부와 맞짱 뜬 투사? 누구나 그렇게 했어야"

25일 진주서 '나는 왜 윤석열정부에 맞서 싸웠나' 강연... "10만개 불화살로 돌려줄 것"

등록|2023.08.26 12:24 수정|2023.08.26 13:54

▲ 25일 저녁 진주 경상국립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한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행사를 주최한 갈상돈 더불어민주당 진주갑지역위원장(오른쪽)과 함께 했다. ⓒ 더불어민주당


"임기를 마치는 게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했다."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5일 저녁 더불어민주당 진주갑지역위원회(위원장 갈상돈) 초청으로 진행한 '나는 왜 윤석열정부에 맞서 싸웠나?' 강연에서 "많은 국민들이 윤석열 정부와 맞짱 뜬 투사라고 하는데, 저는 당연한 일이었고 누구나 그렇게 해야 하는 일이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문재인 정부 때 임명돼 윤석열 정부에서 1년 동안 일한 뒤 임기를 다 채운 전현희 전 위원장은 "처음부터 맞서 싸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았고, 투쟁이나 투사가 되겠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이어 "이 정권이 저를 탄압하면서 물러나라, 사퇴하라고 할 때 싫다며 단호히 임기를 지킨다는 결단을 했다. 왜냐. 그것이 당연한 일이다. 국민들이 가장 금과옥조로 지키고, 여야와 이념을 초월해서 항상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게 헌법이다. 헌법에 민주주의와 법치주의가 담겨 있다"라고 덧붙였다.

"법에 정해진 것을 지켜야 하는 게 법치주의"

그는 "윤석열 정부는 국정철학으로 공정과 상식을 내세웠다. 국회 정보위원회에 나가면 국힘(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정권의 국정철학에 대해 물어 본다. 수없이 세뇌교육을 받을 정도로 공정과 상식을 말했다. 이 정권의 국정철학인 공정과 상식에서는 임기를 지키는 게 공정과 상식이고 너무나 당연한 일 아니냐. 국민이라면 그 길을 걸어 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지키지 말라는 게 이 정부의 실체였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에 정해진 것을 지켜야 하는 게 법치주의이고, 국민의 의사를 존중하고 다수결의 절차를 지켜야 하는 게 민주주의다"라고 강조했다.

전 전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 시절, 지난 정권에서 탄압이라고 하는 식의 압력을 받을 때 국회에 와서 검찰총장으로 당당히 말했다. 법에 임기가 정해져 있고, 임기는 국민과의 약속이라고 했으며,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라며 "임기는 국민과 약속이고 당연히 지켜져야 하고, 그것은 민주주의, 법치주의, 공정, 상식이다. 그렇게 이야기를 한 분이 대통령이 됐기에 본인이 한 말을 지키는 게 공정과 상식이다"라고 설명했다.

국민권익위와 관련해 그는 "관련 법에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그래서 위원장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라면서 "국민권익위의 독립성과 법에 정해진 임기를 지키는 게 당연한 법치주의, 민주주의, 공정, 상식이다. 정권이 바뀌더라도 업무를 독립적으로 하라는 것이고, 정권에 무엇인가 편승하지 말라는 것이며, 국민의 입장에서 일을 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검찰총장도 마찬가지로 법에 임기가 보장돼 있다"라고 했다.

"어느날 갑자기 물러나라고, 장관은 대통령과 국정철학이 맞아야 하기에 사퇴하라고 했다"고 한 전 전 위원장은 "법에 독립적으로 운영하고 위원장 임기가 정해져 있는데, 정권이 바뀌었다고 물러나면 제가 어떻게 되겠느냐. 스스로 법을 위반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정권에 굴복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는 공포심이 온다는 생각을 했다. 탄압이 시작되는 순간에 어떻게 할 것인가. 저와 국정철학도 다르고 정권이 바뀌었기에 이 자리에 있는 게 맞을까 하는 갈등을 했지만, 물러난다면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위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했다.

그는 "탄압이 들어오는 순간에, 고민을 멈추고 물러난다면, 법에서 정해진 법적인 사명을 회피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래서 탄압에 대해 어떤 일이 있어서도 물러나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했고, 그것이 이 시대가 저에게 준 사명이라는 생각을 했다. 절대로 비겁하게 무섭다고 도망치지 않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10만개 불화살 준비... 국민들과 함께 승리할 것"
 

▲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25일 저녁 진주 경상국립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강연했다. ⓒ 더불어민주당


"그리고 가시밭길이 시작됐다"고 한 전 전 위원장은 "의도치 않게 투쟁, 투사의 시작이 됐다. 여당은 저한테 수치심이 없다거나 후안무치하다고 했다"라며 "법을 지키는 게 후안무치한 것이냐. 여당이 저에게 모욕적인 말을 할 때 정말 제 눈과 귀를 의심했다. 내가 무엇을 잘못했나 싶기도 했다. 저를 쫓아내고 싶으면 법을 바꾸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되물었다.

이어 "국민권익위는 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정권으로부터 독립적으로 하라고 해놓았다. 일을 잘 하도록 도와주어야 하는 거 아니냐. 국민권익위는 국민을 대신해서 대통령에게 쓴소리도 하고, 국민들의 생각이나 여론을 건의하는 자리다"라며 "국민 입장에서 소중한 기관이다"라고 덧붙였다.

"그 대가는 참혹했다"고 한 전 전 위원장은 "지난 1년간은 이 정권과 맞짱 뜨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순간이었다. 지금은 검찰독재라고 한다. 군부독재보다 더 심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무시무시한 탄압을 받았다. 숨쉬기가 곤란할 정도였다. 누군가 저를 미행하지 않을까, 전화를 도청하지 않을까, 제가 하는 모든 일에 대해 무엇인가 꼬투리를 잡고 아무 때고 구속시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러다 보니 하루하루 몸이 바싹 말라가고 숨 쉴 수 없는 공포감을 느꼈다. 체중도, 머리카락도 빠졌다. 일상생활을 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그렇지만 위원장으로서 역할을 소홀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에 더 이를 악물고 더 열심히 일을 하려고 애를 썼다"라며 "그것은 완전히 몸과 영혼을 갉아먹는 일이었다. 얼마 전에는 정신적 스트레스 후유증이 와서 쓰러져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가기도 했다. 지금도 정상적인 몸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강연 마지막에 이순신 장군을 거론한 전 전 위원장은 "영화 <한산>에 보면 나오는데, 이 싸움의 의미가 무엇이냐고 묻자 이순신 장군은 조선과 왜의 나라 사이 싸움이 아니라 불의(不義)와 의(義)의 싸움이라고 했다. 그 장면을 보면서 무릎을 쳤던 적이 있다"라며 "저도 이순신 장군을 생각했다. 공정과 상식을 국정철학으로 내세우면서 탄압으로 그 위선을 드러내고, 내로남불을 하는 불의에 맞서는 것은 의이고,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라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영화 <적벽대전>에서 제갈량이 조조 군사를 물리치기 위해 허수아비를 세워 조조 군사가 쏜 화살 10만개를 확보해, 그것을 불화살로 쏘아 조조 군사를 물리쳤다"라며 "저는 1년 동안 감사원 감사와 정권의 탄압을 받으면서 저에게 10만개 화살이 확보됐다. 탄압하는 과정에서 내로남불, 법령위반, 판례위반 등 여러 범죄행위를 하나하나 기록하면서 10만 개의 불화살을 준비했다"라고 했다.

그는  "불의에 맞서서, 범죄의 길을 저지르는 자들에게 10만개의 불화살로 돌려줄 것이다"라며 "저는 아직 승리하지 않았고, 앞으로 국민들과 함께 승리할 것이다. 국민들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리고 함께 승리를 공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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