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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언어로 들려주는 골령골 그림책 나왔다

대전 골령골 민간인학살 사건 다룬 <꽃비 내리는 날> 출간

등록|2023.08.28 11:25 수정|2023.08.28 11:25
 

▲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대전 골령골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 나왔다. 유하정 작가가 쓴 <꽃비 내리는 날>(출판사 초록달팽이)이다. 사진 속 배경은 대전 골령골 현장이다. ⓒ 임재근


'세상에서 가장 긴 무덤' 대전 골령골 이야기를 다룬 그림책이 나왔다. 유하정 작가가 쓴 <꽃비 내리는 날>(출판사 초록달팽이)이다.

대전 골령골 민간인학살 사건은 한국전쟁이 일어난 직후 이승만 정부가 국민보도연맹원과 대전형무소 민간인 수감자들을 북한군에 동조할 우려가 있다며 대량 학살한 사건이다.

그림책 주인공은 올해로 여든 살이 된 한 할머니다. 할머니는 어린 시절 오빠를 늘 떠올린다. 어느 날 사랑에 대한 소설을 읽었다는 오빠에게 '사랑이 뭐냐'고 묻는다. 오빠는 '꽃비가 내리면 알려준다'고 약속한다. 하지만 군인을 따라 나간 오빠는 이후 소식이 없다.

"오빠, 언제 와?"

오빠는 여동생에게 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까? 기다리는 사이 여동생은 할머니가 됐고 어느 날 손녀와 찾은 골령골에 꽃비가 흩뿌린다.

이 책에 실린 그림은 50점 남짓이다. 국은오 작가가 그렸는데 글이 없어도 이해될 만큼 탄탄하게 그림으로 표현했다. 학살사건을 다뤘지만 이야기 속에는 죽음, 학살 등 단어는 찾아볼 수 없다. 무겁고 어두운 주제를 '꽃비'로 형상화해 전쟁의 아픔, 평화의 필요성을 고민하게 한다.

임재근 대전산내골령골대책회의집행위원장은 추천사를 통해 "무겁고 가슴 아픈 이야기를 누군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아이들 언어로 이야기해 주길 고대했다"며 " 그 일을 이 책이 해줘 정말 고맙다"고 썼다.

글을 쓴 유하정 작가는 2013년 <어린이와 문학>으로 등단해 글을 쓰기 시작했다. 현대문학을 전공했고 현재 충남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여우별이 뜨던 날>, <열 두살의 데이터>(공저), <슬이는 돌아올 거래>(공저), 동시집 <얼룩말 마법사>, <구름 배꼽>, 시 그림책 <또또나무> 등이 있다.

그림을 그린 국은오 작가는 웹진 <동시 빵 가게>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동화 <제주 소년, 동백꽃>, <가족을 지켜라>, <황금을 찾아라>, <도깨비와 메밀묵>,<꽃이 된 아이> 등에 그림을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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