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아 추도문화제 열려
참가자들, 100년 전 죽어간 영령을 기리며 일본의 사죄와 배상을 촉구
8월 28일 오후 6시 서울 대방동에 있는 스페이스 살림 다목적홀에서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아 추도문화제가 개최되었다.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가 주최한 이 행사는 <100년의 통곡, 산산히 부서진 이름이여>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간토조선인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방에서 대지진이 났을 때 조선인이 6661명이 학살된 사건이다. 당시 지진으로 수백 만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야마모토 곤베에 내각이 위기 탈출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조선인폭동설'을 퍼트리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조선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살해한 제노사이드다. 당시 자경단까지 합세하면서 학살의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번 백주기를 맞아 한일양국의 시민운동은 '일본정부의 진상규명과 사죄'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는 백주기를 맞아 너무 비통해하지만 말고 문화와 인문학의 힘으로 장기항전을 하자는 취지에서 문화제 형식의 100주년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추모문화제의 첫 번째 순서는 '100년 전 다시 반복되는 이야기'였다. 13명의 목회자가 마음을 모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열창했다. 두 번째 순서 '침략은 재난을 학살로 바꾸었다'에 이어 세 번째 '학살 이후에도 세월은 흐르고'에선 가수 이지상과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 김종수 집행위원장과 대담이 이어졌다.
이 대담에서 김종수 위원장은 한일시민운동의 연대가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이 '집단살해'인 제노사이드이고, 일본이 비록 제노사이드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반인도적범죄이므로 국제법상 강행규정에 의해 시효 없이 죄를 물을 수 있다며, 백주년 이후 '아시아인권법정'을 만들어 일본의 범죄를 끝까지 추궁하자고 호소해 참가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르는 노래'였다. 한충은 명인의 피리 연주와 전기호 목사 등이 부른 '인간의 노래'였다.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서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듯 숙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자료화면에 학살 장면이 펼쳐질 때는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엇지,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한숨이 새어나왔다.
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는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는 성명서 발표,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과 한국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이 낭독했는데 "일본은 평화헌법의 전수방위 원칙을 무력화하여 다시 '전쟁하는 국가',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간토 학살의 바탕에 깔려 있던 식민지 조선인에 대한 멸시와 차별은 오늘날 재일조선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차별과 폭력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일본을 꾸짖었다.
또 한국정부를 향해 "학살당한 재일동포들의 100년간의 통곡을 한국 정부는 어찌하여 듣지 못하고 있는가? 학살의 증거들이 산처럼 쌓여 있고, 해마다 9월이 시작되면 학살피해자들을 향한 엄숙한 추도집회들이 곳곳에서 엄수되는데, 어찌하여 한국 정부는 산산이 부서진 이름들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추도식 한 번 열어 위령할 생각도 하지 않으며, 그 흔한 추도사로 일본 정부를 향한 책임추궁조차 하지 못하는가?"라며 한국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 참여를 위해 멀리 미국에서 온 린다모, 캐나다에서 온 박옥경씨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미주동포에게도 이 아픔을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 또, 관동조선인대학살을 잊지 않는 것이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처럼 인류의 인권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인사들은 이날 행사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여러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도쿄 요꼬아미초공원에서 9월 1일 오전 11시에 '관동대진재 10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도식전'이 열리고 오후 1시 30분에는 '도쿄 동포추도모임'에서 '조선인학살 100년 동경추도회'가 개최된다. 9월 2일 10시에는 가나가와현 구보산묘지에서 가나가와추도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날 오후 도쿄 아라카와 강변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호센카의 주최로 '한국·조선인 희생자추도식'이 계획되어 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9월 1일 10시 국회소통관에서 여야의원 100명의 서명을 받아 자신이 대표발의한 '간토 대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백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에서 고조되는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죄촉구 움직임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 ‘100년전 다시 반복되는 이야기’에서 목회자 13명의 합창이들은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불렀다. ⓒ 민병래
간토조선인대학살은 1923년 9월 1일 일본 관동지방에서 대지진이 났을 때 조선인이 6661명이 학살된 사건이다. 당시 지진으로 수백 만의 이재민이 발생하자 야마모토 곤베에 내각이 위기 탈출을 위해 정부 차원에서 '조선인폭동설'을 퍼트리고 계엄령을 선포했다.
조선인을 적으로 규정하고 단지 '조선인'이라는 이유로 살해한 제노사이드다. 당시 자경단까지 합세하면서 학살의 규모는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이번 백주기를 맞아 한일양국의 시민운동은 '일본정부의 진상규명과 사죄'를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추모문화제의 첫 번째 순서는 '100년 전 다시 반복되는 이야기'였다. 13명의 목회자가 마음을 모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를 열창했다. 두 번째 순서 '침략은 재난을 학살로 바꾸었다'에 이어 세 번째 '학살 이후에도 세월은 흐르고'에선 가수 이지상과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 김종수 집행위원장과 대담이 이어졌다.
이 대담에서 김종수 위원장은 한일시민운동의 연대가 소중함을 강조했다. 그는 또 이 사건이 '집단살해'인 제노사이드이고, 일본이 비록 제노사이드 협약에 가입하지 않았지만 반인도적범죄이므로 국제법상 강행규정에 의해 시효 없이 죄를 물을 수 있다며, 백주년 이후 '아시아인권법정'을 만들어 일본의 범죄를 끝까지 추궁하자고 호소해 참가자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 대담하는 김종수집행위원장(왼쪽)과 가수 이지성이날 대담에서 아시아인권법정 설립이 제안되었다. ⓒ 민병래
이날 행사의 마지막 순서는 '산자와 죽은 자가 함께 부르는 노래'였다. 한충은 명인의 피리 연주와 전기호 목사 등이 부른 '인간의 노래'였다. 이날 행사가 진행되는 동안 객석에서는 그날의 아픔을 기억하는 듯 숙연한 분위기가 역력했다. 자료화면에 학살 장면이 펼쳐질 때는 어떻게 저런 일이 일어날 수 있엇지, 우리는 그동안 무엇을 했나 한숨이 새어나왔다.
문화제의 마지막 순서는 간토학살 100주기를 맞는 성명서 발표, 겨레하나 이연희 사무총장과 한국YMCA전국연맹 김경민 사무총장이 낭독했는데 "일본은 평화헌법의 전수방위 원칙을 무력화하여 다시 '전쟁하는 국가', '군국주의' 부활을 꾀하고 있다. 간토 학살의 바탕에 깔려 있던 식민지 조선인에 대한 멸시와 차별은 오늘날 재일조선인에 대한 국가 차원의 차별과 폭력으로 계속 이어지고 있다"라고 일본을 꾸짖었다.
또 한국정부를 향해 "학살당한 재일동포들의 100년간의 통곡을 한국 정부는 어찌하여 듣지 못하고 있는가? 학살의 증거들이 산처럼 쌓여 있고, 해마다 9월이 시작되면 학살피해자들을 향한 엄숙한 추도집회들이 곳곳에서 엄수되는데, 어찌하여 한국 정부는 산산이 부서진 이름들을 찾으려 하지도 않고 추도식 한 번 열어 위령할 생각도 하지 않으며, 그 흔한 추도사로 일본 정부를 향한 책임추궁조차 하지 못하는가?"라며 한국정부의 반성을 촉구했다.
이날 행사 참여를 위해 멀리 미국에서 온 린다모, 캐나다에서 온 박옥경씨는 뜻깊은 행사였다며 미주동포에게도 이 아픔을 널리 알리겠다고 전했다. 또, 관동조선인대학살을 잊지 않는 것이 나치의 홀로코스트를 기억하는 것처럼 인류의 인권을 드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 왼쪽부터 캐나다에서 온 박옥경, 미국에서 온 린다모 두 사람은 사이타마현에서 학살된 조선인엿장수 구학영의 이야기를 영어로 공동번역했다. ⓒ 민병래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추진위원회' 인사들은 이날 행사 후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의 여러 행사에 참여할 예정이다. 일본에서는 도쿄 요꼬아미초공원에서 9월 1일 오전 11시에 '관동대진재 10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도식전'이 열리고 오후 1시 30분에는 '도쿄 동포추도모임'에서 '조선인학살 100년 동경추도회'가 개최된다. 9월 2일 10시에는 가나가와현 구보산묘지에서 가나가와추도회가 예정되어 있다. 이날 오후 도쿄 아라카와 강변에서는 오후 2시 30분부터 호센카의 주최로 '한국·조선인 희생자추도식'이 계획되어 있다.
▲ 9월 1일 오전 11시에 ‘관동대진재 100주년 조선인희생자추도식전’이 열린다.이 행사를 알리는 포스터이미지다. ⓒ 민병래
한편 더불어민주당 유기홍 의원은 9월 1일 10시 국회소통관에서 여야의원 100명의 서명을 받아 자신이 대표발의한 '간토 대학살사건 진상규명 및 피해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안'의 조속한 통과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다
백주년을 맞아 한일 양국에서 고조되는 진상규명과 일본의 사죄촉구 움직임에 한국과 일본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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