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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우파2' 계급 미션 돌입... 커스틴이 보여준 댄서의 '품격'

[TV 리뷰]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아쉬운 패배에도 상대 축하해주는 태도 눈길

등록|2023.08.30 10:45 수정|2023.08.30 10:45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CJ ENM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아래 '스우파2')가 1라운드 '노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을 끝내고 2라운드 '계급 미션'에 돌입했다. 시즌1 못잖게 치열한 댄스 경쟁을 펼친 첫회부터 화제를 모은 <스우파2>는 참가 댄서들의 화려한 기량과 신경전 등으로 프로그램 특유의 볼거리를 선사했다. 특히 막판 등장한 리아킴(원밀리언) vs 미나명(딥앤댑)의 악연 관계 및 자존심 싸움은 <스우파2> 초반 큰 비중을 할애 받았다.

​지난 29일 방영된 2회에선 이 두 사람의 경쟁을 시작으로 댄스 배틀 한일전 및 리벤지 매치, 그리고 리더-부리더-미들-루키 계급으로 나눠진 참가자들의 메인 댄서 쟁탈전이 쉼없이 이어지면서 잠시도 한눈 팔 틈을 제공하지 않았다. 시청자들 사이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던 리아킴-미나명의 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댄서는 미나명이었다.

격해진 감정 싸움이 예상을 넘어선 충돌로 이어지면서 아찔한 순간을 연출한 탓에 "솔직히 별로였다. 너무 감정이 앞서 있어서 기량을 다 볼 수 없었다"(모니카) 등 심사위원(파이트 저지)들의 쓴소리가 이어졌고 또 다른 심사위원 마이크 송과 셔누가 딥앤댑의 카드를 선택해 미나명의 손을 들어줬다.

눈길 모은 댄스 한일전, 리벤지 매치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CJ ENM


노리스펙 약자 지목 배틀에서 미나명-리아킴 못잖게 눈길을 모은 장면은 일본의 대표 댄스 크루 츠바킬의 아카넨과 한국 참가자인 울플러 소속 미니가 펼친 '댄스 한일전'이었다. 일찌감치 스트릿 댄스 문화가 정착한 일본은 깊은 역사 만큼 두터운 댄스 저변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몇몇 <스우파2> 참가자들이 직접 언급할 만큼 츠바킬, 그리고 아카넨은 선망의 대상이자 롤모델 같은 존재였기에 두 사람의 경합은 현장 분위기를 뜨겁게 달굴 수밖에 없었다. 첫 대결에서 1대 1 동점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한 두 사람은 재대결에 돌입했고 결국 미니가 3대 0 승리를 차지했다. 그런가 하면 각 크루의 대표들이 등장한 에이스 배틀에선 '리벤지 매치'도 성사되었다.

지난주 첫 만남에서 패배를 맛본 마네퀸 소속 왁씨는 세계적인 댄서 커스틴(잼 리퍼블릭)과 재대결을 펼쳤고 마치 합동 무대를 보는 듯한 화려한 몸동작으로 현장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결과는 왁씨의 3대 0 승리. 앞선 패배를 설욕한 것이다. 이렇듯 성황리에 종료된 1라운드 1위에 오른 크루는 종합 전적 12승 1패를 기록한 울플러였다. 그 뒤를 이어 2위 마네퀸, 3위 베베, 4위 잼 리퍼블릭 순으로 순위가 정해졌다. 반면 기대를 모았던 원밀리언은 7위에 머무는 이변을 연출했다.

계급 미션 돌입... 메인 댄서 자리 향한 뜨거운 경쟁​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CJ ENM


<스우파> 시리즈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경연이 바로 '계급 미션'이다. 총 4개의 계급으로 나눠진 참가자들은 안무 채택 및 메인 댄서 자리를 놓고 다시 한번 경쟁에 돌입한다. 시즌1에서 사용된 'Hey Mama'(DJ 데이비드 게타), 스핀오프 예능 <스트릿 맨 파이터>의 '새삥'(지코)은 음원 순위를 강타할 만큼 큰 반향을 일으켰기에 <스우파 2>의 계급 미션 역시 주목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었다.

이번 계급 미션에선 각각 다이나믹 듀오+이영지의 'Smoke'(리더 계급), 크러쉬 'Click Like'(부리더), NCT 텐+태용 'Swipe'(미들), (여자)아이들 미연+우기 '트월ㅋ'(루키) 등이 사용되었다. 자존심 하나로 무대를 지켜온 이들답게 메인댄서 한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합은 앞선 '노 리스펙' 배틀을 넘어선 치열함을 만들어 냈다.

​먼저 루키 계급에선 레나(츠바킬)가 메인댄서로 선정되었고 부리더 계급에선 라트리스(잼 리퍼블릭)이 기쁨을 누리게 되었다. 가장 박빙의 승부가 펼쳐진 계급은 예상대로 리더 계급이었다. 바다(베베)와 커스틴(잼 리퍼블릭)이 무려 3차에 걸친 대결을 진행했고 바다가 간발의 차이로 메인 댄서 자리의 주인공으로 선택되었다.

배틀 직전의 과열 경쟁? 끝난 후엔 모두가 동료​
 

▲ 엠넷 '스트릿 우먼 파이터2' ⓒ CJ ENM


지난 1회를 통해 다시 한번 춤의 대향연이 펼쳐지면서 <스우파2>는 시청자들을 TV와 OTT 모바일 화면으로 집중시키는 데 약간의 우려를 자아내기도 했다. '과유불급'이라는 표현이 적합할 만큼 필요 이상의 신경전 혹은 디스전이 펼쳐지면서 가장 중요한 '댄스'가 가려지는 게 아니냐는 일부의 지적이 등장했다. 이는 충분히 타당한 의견이었다. 특히 과거 한팀으로 있었던 리아킴-미나명의 대립 구도는 과한 게 아니냐는 생각을 품게 만들 수 있는 대목이었고 결국 댄스 배틀에선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우파2>는 참가자들의 뒤끝 없는 경쟁과 댄서들의 진정성에 힘입어 큰 힘을 얻고 있다. 이번 계급 미션에서도 첨예한 대립과 일촉측발 분위기가 연출되었지만 막상 대결이 끝난 후에는 상대방을 감싸 안으면서 축하를 아끼지 않는 등 뒤끝없는 모습을 보여준다. 혈투에 비유해도 좋을 만큼 댄스 필살기를 마음껏 뽐낸 이들의 전쟁터는 무대 위 공간으로만 국한될 뿐었다.

특히 리더 계급 메인 댄서 자리를 아쉽게 놓친 커스틴의 태도는 제법 인상적이었다. 외국인 크루로서 가장 많은 견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입장에 놓였지만 이에 크게 신경쓰지 않고 오직 춤 하나에만 매진하는 태도는 '글로벌 스타 댄서'답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었다.

​비록 패하긴 했지만 경쟁자였던 바다와 포옹하면서 축하의 인사말을 아끼지 않는 그의 자세는 '존중'이라는 측면에서 이번 <스우파2> 참가자 중 귀감이 될 만한 댄서임을 다시금 인식시켜준다. 어찌보면 <스우파2>라는 프로그램의 품격은 이처럼 예상치 못했던 장면을 연출해준 참가자들의 존재 덕분에 마련되고 있는 것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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