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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때녀' 개벤져스 4골 폭발... '박선영 공백' 불나방 대파

[TV 리뷰] SBS <골 때리는 그녀들> 패스+조직력 강화 개벤져스... 리더 부재 위기 불나방

등록|2023.08.31 11:21 수정|2023.08.31 11:21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SBS 컵대회에서 FC 개벤져스가 라이벌 FC 불나방을 꺾고 6강 진출에 성공했다. 30일 방영된 SBS <골 때리는 그녀들>(아래 골때녀) 컵대회 제5경기에 출전한 개벤져스는 오나미의 선제골을 시작으로 김혜선(2골), 이은형의 득점을 앞세워 불나방에 4대 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골때녀> 컵대회는 구척장신 대 월드클라쓰, 발라드림 대 탑걸, 개벤져스 대 액셔니스타의 경기로 6강 대진이 모두 정해졌다.

​이번 두 팀의 경기는 전통의 라이벌 매치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골때녀> 원년 팀들의 자존심 대결인 동시에 그동안 2승 2패로 호각지세를 이뤘던 균형이 깨졌다는 점에서 주목하게 만들었다. 양 팀 모두 앞서 치른 4번의 경기와는 다르게 각각 정신적 지주였던 선수들이 참여하지 못했다.

개벤져스는 십자인대 파열로 인해 재활중인 골키퍼 조혜련이 지난 슈퍼리그부터 참여하지 못했고 불나방은 '절대자' 박선영이 무릎 부상 치료를 위해 당시 3-4위전을 끝으로 프로그램을 떠난 상태이다. 또한 공격의 핵심을 담당했던 골게터 홍수아도 <골때녀>에서 하차하면서 새 인물로 공백을 메우게 되었다. 이렇듯 몇 가지 변화 속에 치른 라이벌전이었기에 어느 정도 접전이 예상되었지만 막상 결과는 개벤져스의 일방적인 승리로 끝나고 말았다.

한초임-윤수현으로 전력 보강 나선 불나방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일찌감치 골키퍼 빈자리를 지난 슈퍼리그부터 허민으로 메운 개벤져스와 달리 불나방은 이번 컵대회를 맞이해 2명의 새 멤버 영입을 단행했다. 가수 겸 방송인 한초임, 트로트 가수 겸 라디오 DJ 윤수현 등 2명의 새 식구를 받아들여 팀 재정비에 돌입했다. 특히 한초임은 이미 SNS 등을 통해 오랜기간 축구에 단련된 인물로 암암리에 알려진 바 있다. 안정된 킥력을 자랑하는 터라 공격력 측면에선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이에 맞선 개벤져스는 기존 전력 그대로 토너먼트 대회까지 끌고 온 터라 조재진 감독은 패스 중심의 조직력 강화에 중점을 두고 훈련에 임했다. 새롭게 합류한 상대팀 선수들의 능력치가 아직 파악되지 않은 관계로 경기 초반에는 살짝 후방에 선수들을 배치하고 탐색전에 돌입하는 조심스러운 전술을 선보이기로 했다.

​젊은 피 보강으로 인해 선수단 연령이 대폭 낮아진 불나방으로선 그만큼 패기 넘치는 시합을 기대하게 만들었지만 이날 경기는 의외의 내용으로 흘러갔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절대자'의 빈자리는 최소 2명 이상의 전력 손실을 가져왔음을 불나방 스스로 증명하고 말았다.

조직력-패스 우위 점한 개벤져스 낙승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첫 골은 전반 시작 1분 만에 개벤져스 오나미의 발끝에서 만들어졌다. 중앙선 부근에서 전달된 김민경의 패스를 받은 김승혜가 참착하게 반대편 공간에 자리잡은 오나미에게 공을 내줬고 한두 발 정도 치고 들어가던 오나미는 반박자 빠른 오른발 슈팅으로 불나방 GK 안혜경이 미처 대응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두 번째 골 역시 개벤져스의 몫이었다. 역시 중앙선 부근에서 3명의 수비수를 앞에 둔 김혜선이 이들 사이를 뚫고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만들었다. 이를 차단하기 위해 안혜경이 앞으로 뛰어 나와 공을 걷어내려 했지만 김혜선의 몸을 맞고 노마크 득점 기회를 허용하고 말았다. 이에 김혜선은 가볍게 골망을 향해 밀어넣어 2대 0을 만들었다.

불나방은 전반 종료 직전 비슷한 기회를 맞아 강소연이 득점을 올리며 1대 2 추격에 나섰지만 딱 여기까지였다. 후반 이후 개벤져스의 파상 공세는 계속 이어졌고 김혜선이 오른쪽 측면에서 때린 슛이 골대와 골키퍼를 맞고 흘러 나오는 사이 반대편에서 따라 들어가던 이은형이 그대로 차 넣으며 3대 1을 만들었다. 그리고 세 번째 골 상황과 비슷한 위치에서 김혜선이 직접 찬 공은 안혜경의 가랑이 사이를 뚫고 득점으로 연결되었다. 4대 1로 완벽한 개벤져스의 승리로 완성되었다.

너무나 큰 박선영의 빈자리... 위기 맞은 불나방
 

▲ SBS '골 때리는 그녀들' ⓒ SBS


이번 두 팀의 경기는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안다"라는 옛 말을 떠올리게 했다. 통 빈자리에 새로 들어온 사람은 티가 나지 않고 자리에 있던 사람이 나가면 빈자리가 크게 느껴지는 경우를 종종 맞이하곤 한다. 이날 불나방이 딱 그런 사례에 속한다. '절대자' 박선영이 공수를 조율하면서 경기를 이끄는 리더이자 플레이메이커로 큰 비중을 차지했지만 팀을 떠나면서 이제 불나방에는 그녀가 해왔던 역할을 해줄 선수가 전혀 존재하지 않았다.

​새 멤버 한초임이 분전했지만 아직 팀에 적응하는 기간이다보니 기대 만큼의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고 개벤져스의 거친 수비에 번번히 막히면서 유효 슈팅 마련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기존 강소연과 박가령은 그라운드에서 박선영 만큼의 비중을 차지하기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다. 이렇다보니 변변한 득점 기회를 얻는 것 조차 힘겨울 따름이었다. 다음 슈퍼리그 개막 이전까지 불나방으로선 박선영의 공백, 조직력 안정화 등을 도모해야 하는 숙제를 떠안게 되었다.

반면 개벤져스는 이전에는 보기 힘들었던 삼각 패스 연결에 의한 득점 기회 확보 등 세밀한 축구가 접목되면서 모처럼 다득점에 성공했다. 그동안 개벤져스는 오나미가 막힐 경우 이를 대신해줄 차선책이 없다보니 번번히 강팀의 벽에 가로 막히곤 했었다. 하지만 이번 불나방과의 경기에선 주로 수비에 치중했던 김혜선이 2골을 넣으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또한 교체 멤버 정도로만 경기에 출장하던 이은형 역시 필요한 순간에 득점에 가담하는 등 다양한 공격 수단을 마련한 점은 개벤져스에게 큰 수확이 아닐 수 없다. 이와 같은 두 팀의 차이가 승패의 명암을 극명하게 구분지어 놓았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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