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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단식에 국힘 "방탄 위한 꼼수 쇼" 맹비난

민주당 대표 단식 투쟁 향해 날 세운 국민의힘... "악어의 눈물 아닌 악어의 단식"

등록|2023.08.31 16:00 수정|2023.08.31 16:39
[기사보강 : 31일 오후 4시 40분]
 

발언하는 김기현 대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31일 오전 전남 순천시 순천만국제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방탄을 위한 꼼수 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가 국회의사당 앞에 천막을 펼치고 단식 투쟁에 들어간 가운데, 국민의힘이 이를 맹비난하고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31일 오전 당대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퇴행적 집권을 막지 못했고, 정권의 무능과 폭주를 막지 못했다"라며 "그 책임을 조금이나마 져야 한다"라고 무기한 단식 돌입의 배경을 밝혔다(관련 기사: 이재명, 무기한 단식 돌입 "이게 나라인가" https://omn.kr/25fje).

그러자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전남 순천 현장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삶을 돌봐야 하는 정기국회 개회를 앞두고 웬 뜬금포 단식인지 모르겠다"라며 "제1야당 당 대표가, 그것도 거대 야당을 이끌고 있으면서 직무유기를 하겠다는 것에 다름이 아니다"라고 폄훼했다. 그는 "정 자기 사법 리스크가 두렵고 체포동의안 처리가 두려우면, 그 불체포특권을 포기하면 되는데 왜 자꾸 민생 발목잡기를 하는지 참 답답하다"라고 덧붙였다.

"가장 치졸한 방법" "후안무치" "악어의 단식"

당의 공식 논평도 이어졌다. 강민국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뜬금포 '무기한 단식'"이라며 "대체 무엇을 위한 단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결국 자신을 향한 법의 심판이 다가오니 어떻게든 관심을 돌려보기 위해 가장 치졸한 방법을 선택한 것"이라며 "제1야당 대표가 되지도 않는 핑계로 단식에 나선다고 하니 황당함을 넘어 분노가 치민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산적한 현안과 법안, 그리고 예산심사를 앞둔 마당에 제1야당 대표가 이렇듯 무책임한 발상을 하고 있으니 국민들 억장이 무너진다"라며 "이 대표가 고작 개인방탄과 국면전환을 위한 정략으로, 과거 민주화를 쟁취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었던 단식카드까지 들고 나왔으니 이런 후안무치가 어디 있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이 제1야당 대표에게 원하는 것은 단식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정치"라며 "본인의 잘못에는 침묵하고 이제는 정치까지 내팽개친 이재명 대표에게 당 대표직은 걸맞지 않다"라고 날을 세웠다. "오직 이 대표 본인만을 위한 단식을 위해 조 짜고, 격려 방문하며 애먼 주위 사람들 고생시키지 말고, 부디 대표직에서 내려오고 단식하시라"라고도 비난했다.
 

단식농성 돌입한 이재명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무능 폭력 정권을 향해 국민항쟁을 시작하겠다"며 무기한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 남소연


장동혁 원내대변인 또한 "이재명 대표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뜬금 없이 무기한 단식을 선포했다"라며 "검찰 출석과 체포동의안이 코앞인 시점에 단식을 한다고 하니 어딘지 모르게 찜찜하기만 하다"라고 의구심을 표했다.

장 원내대변인은 "거대 다수 의석의 힘으로 원하는 것은 다 밀어 붙여온 제1야당 대표가 뭐가 부족해서 단식을 하겠다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라며 "당대표 취임 이후 1년 동안 본인 혼자만 살겠다고 방탄에 전념하고 나서 남 얘기하듯 윤석열 정부를 탓하며 갑자기 무슨 단식인가?"라고 물음표를 던졌다.

그는 "방탄을 위한 꼼수쇼 치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참으로 기발한 아이디어"라며 "이쯤되면 '악어의 눈물'이 아니라 '악어의 단식'이라 부를 만하다"라고도 조롱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를 향해 "이것저것 다 그만두고 '단식'이든 '국민항쟁'이든 할 때 하더라도 약속한 '영장심사'부터 받기 바란다"라며 "국민들이 이재명 대표에게 기대하는 것은 오직 그것뿐"이라고도 주장했다.

여당 내 비주류도 이재명 비난... "구속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

당내 비주류 인사들 역시 한목소리로 이 대표를 비판했다. 유승민 전 국회의원은 본인의 페이스북에 "지난 1년간 스스로의 잘못과 허물 때문에 과반 의석을 갖고도 야당의 역할과 책임을 제대로 하지 못해놓고 이제 와서 생뚱맞게 무슨 단식인가?"라며 "구속을 피하기 위한 방탄 단식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아무런 감동도, 울림도, 안타까움도 없는 단식"이라며 "단식이 아니라 사퇴가 답이다. 헌정질서와 민주주의를 지키는 일은 국민이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웅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지난 2016년 10월, 이정현 당시 새누리당 대표의 단식을 향해 "마음대로 안 된다고 단식해서는 안 된다"라고 비판했던 기사를 갈무리해 본인의 SNS에 공유했다. 이어 "현재의 자신과 미래의 자신은 다른 인간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그 둘의 관계는 타인 관계와 같다"라고 적었다. 영국의 윤리 철학자 데릭 파피트(Derek Parfit)의 발언을 인용해 꼬집은 것이다. 해시태그로 "이재명은 합니다 말바꾸기"라고도 덧붙였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역시 김웅 의원과 마찬가지로 "'마음에 안 든다고 단식해선 안 된다'라고 이재명 대표 본인이 말씀하셨다"라고 꼬집었다. 한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는 자리에서 기자들로부터 관련 질문을 받자 "개인비리 수사에 단식으로 맞서는 것은 워낙 맥락없는 일이라서 국민들이 공감할지 모르겠다"라고 비판했다.

한 장관은 "개인 토착 비리에 대한 형사 사건 수사이다.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조사받는 사람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강조했다. 검찰 수사에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항변이었다. 또한 "절도죄, 사기죄를 짓거나 소환 받았을 때 단식하면 수사가 없어지겠느냐?"라며 "형사 사건은 형사 사건대로 진행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단식 여부와 관계 없이 검찰 수사는 본래 일정대로 나아갈 것이라는 취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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