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려난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 구속영장 군 법원이 기각했다
"증거인멸 염려 없어" 이례적 결정... 박 대령 "많은 분들 염려에 감사"
▲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사망사고를 수사하다가 항명 등의 혐의로 군검찰에 입건된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 1일 오전 서울 용산구 중앙군사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응원 나온 해병대 예비역 동기생들에게 거수경례를 하고 있다. ⓒ 유성호
[기사보강 : 1일 오후 7시 40분]
군 형법상 항명과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이 기각됐다.
국방부 검찰단은 구속영장청구서에서 박 대령이 "언론을 통해 허위의 주장을 반복하며 증거를 인멸하고 있다"며 "이는 처벌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낸 것으로 도망할 염려가 있다는 점이 명백하게 드러난다"고 주장했지만 군 판사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오후 7시께 군사법원 밖으로 나온 박 대령은 "많은 분들이 염려해 주셔서 감사하다"면서 "성원에 힘입어 조사와 재판에 성실히 잘 임해서 꼭 저의 억울함을 규명하고, 특히 고 채 상병이 억울함이 없도록 수사가 잘 될 수 있도록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날 영장실질심사는 오후 1시 30분부터 약 3시간가량 진행됐다.
박 대령은 앞서 당초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영장실질심사 시간보다 약 20분 일찍 군사법원 앞에 도착했다. 박 대령 동기인 해병대 간부사관 81기 출신 예비역 및 선후배 전우 10여 명이 그와 함께 했다(관련기사 : 박 대령 손잡은 해병대원들... 군사법원 앞 울려 퍼진 '팔각모 사나이').
이날 해병대 간부사관81기 동기회는 해병대 예비역 장병들과 시민 등 총 1만 7139명이 서명한 구속영장 기각 탄원서를 박 대령 법률대리인 김정민 변호사에게 전달했다.
박 대령과 변호인단은 영장심사 시간에 맞춰서 군사법원 건물로 들어가려 했지만, 군사법원 측은 출입문을 열어주지 않았다. 국방부는 박 대령과 변호인들이 정식출입절차를 거쳐 인적사항을 제출하고 임시출입증을 발급받아 국방부 후문을 통해 군사법원으로 들어 와야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후 양측은 약 3시간가량 대치했고, 이날 오후 1시께 국방부 검찰단은 박 대령에 대한 구인영장을 집행했다. 군 검찰 수사관들은 박 대령의 양쪽에서 팔짱을 낀 채 그를 차에 태운 뒤 군사법원으로 데려갔다.
앞서 박 전 단장은 지난 7월 경북지역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전 중 급류에 휘말려 순직한 고 채 상병 수사 결과를 경찰에 이첩하지 말고 보류하라는 국방부 장관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혐의(군 형법상 항명)로 입건됐다.
군 검찰은 지난달 30일 군 형법상 상관명예훼손 혐의를 추가해 박 대령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구속영장청구서에 "피의자(박 대령)는 공연히 거짓 사실을 적시해 상관인 피해자(이종섭 국방부 장관)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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