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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발원지가 태백 시내 한가운데 있어요

태백 시민의 자긍심 황지연못... "아무리 가뭄이 와도 마른 적 없어"

등록|2023.09.04 16:16 수정|2023.09.04 16:16
시내 한복판에서 물이 솟는다는 게 신기하다. 한 번도 마른 적이 없이 도도히 흘러왔다. 그것을 품고 사는 시민들에게는 휴식과 위안을 안겨주고 자긍심을 심어 주었다. 낙동강에는 생명력을 불어 넣어 주었고 물길의 시발점이 되었다. 태백시에 있는 황지연못이다.
 

▲ 둘레 100m,,주면으로 나무가 잘 조성되어 있다. ⓒ 진재중


황지연못은 태백에서 발원하여 510.36㎞의 고단한 몸을 이끌고 낙동강으로 흐른다.동국여지승람 등의 옛 문헌에서 낙동강의 근원지라고 밝힌 곳이다. 처음에는 '하늘못'이라는 의미로 '천황(天潢)' 또는 '황지(潢池)'라고도 했다. 황지연못 입구에 들어서면 '낙동강 1,300리 예서부터 시작되다'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 황지연못 표지석, ⓒ 진재중


낙동강의 발원지 황지연못은 도심 한가운데 자리했다. 예전에 황지는 마을 전체가 큰 연못이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연못은 위로 부터 상지·중지·하지로 이루어진다. 연못에서는 하루 5천 톤의 물이 쏟아져 나온다. 지금까지 한 번도 멈춘 적이 없는 생명의 물이다.

태백에서 태어난 김두수(82) 할아버지는 "이 연못은 태백시민의 자랑이요, 자긍심입니다. 아무리 가뭄이 와도 멈추는 일이 없고 솟구쳐 왔어요. 태백은 태백산도 있지만 황지연못이 더 자랑 스럽습니다" 하고 예찬한다.
 

▲ 1일 5천톤의 물이 솟구친다. ⓒ 진재중


이 물은 백두대간의 허리에 위치한 태백산·함백산·백병산·매봉산 등의 줄기를 타고 땅 속으로 스며들었던 물이 모여 연못을 이룬 것으로, 시내를 지나 태백 8경중의 하나인 구문소를 지난 뒤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태백은 한강, 동해, 낙동강의 발원지가 다 모인 곳이다. 발원지는 대부분 산 정상 부근이나 깊은 산속에 자리하고 있지만 황지연못만은 시내 중심지에 있다.

부산에서 여행온 김진숙(52)씨는 "낙동강의 발원지를 꼭 와보고 싶었는데 이렇게 시내 한복판에 있는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자그마한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지만 많은 이야기가 담긴 소중한 공간입니다" 하고 흡족해 했다.
 

▲ 백두대간의 허리 ⓒ 진재중


황지연못이 한때는 시내 중심지에서 흐르는 냇물 정도로 인식이 되어 있었다. 2,000년부터 "황지연못을 살리자"는 캠페인을 대대적으로 벌이면서 새로운 모습을 가지고 태어나기 시작했다. 잘 조성된 집 정원의 작은 연못처럼 둘레가 100m 남짓하지만 태백시민의 휴식공간으로 탈바꿈하고 문화의 터가 되었다.

황지연못 근처에사는 박칠수(89) 할아버지는 "엣날에는 이렇게 소중한 장소인지 몰랐습니다. 지금은 노인정보다도 더 좋은 곳입니다. 노인정은 답답하지만 이곳에 오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휴식을 취할 수 있어요. 특히 한여름에는 더위를 피하는 최적의 장소입니다. 태백시민들에게는 복 받은 공간입니다" 하고 자랑했다.
 

▲ 태백시민들의 휴식공간 ⓒ 진재중


연못 아래로 흐르는 물은 유리알처럼 투명하다. 발을 담그고 1분도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차가운 물이다. 해발 평균고도 902m의 고지대와 함께, 한여름 무더위를 날려줄 선물이다.
 

▲ 투명하게 비치는 황지연못 ⓒ 진재중


황지연못은 낙동강의 발원지로서 뿐만 아니라 태백시민들의 휴식처로, 문화 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공원 자체가 콘텐츠요, 무대다.
 

▲ 시내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 진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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