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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 기념행사 성황

등록|2023.09.04 11:38 수정|2023.09.04 11:38

▲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을 맞이해 8월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기념행사가 열렸다. ⓒ 주간함양

  
경남 함양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을 맞이해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기념행사가 열렸다.

2023년은 안의향교(전교 김경두) 개교 550주년을 맞이한 해다. 지난 8월 25일부터 27일까지 3일간 안의향교를 비롯한 안의면 일원에서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 기념행사가 열렸다. '안의향교는 보물 창고다!'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행사는 안의향교의 역사와 전통의 맥을 이어가는 고유문화를 발견하고 전통문화 계승 발전을 위한 기본 토대를 구축하고자 진행됐다. 전통을 지키고 미래를 열어가는 고유문화 정착을 유도하는 것과 더불어 지역민과 함께하는 주민 자율 참여형 축제로 이루어졌다.

1983년 8월12일 경상남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안의향교는 1473년 현감 최영(崔英)이 창건했고 정유재란 때 불에 탔다. 1729년 안의현이 없어짐에 따라 폐지됐다가 1731년 현이 복원돼 다시 개교됐고 1736년 이성택, 최태희 등이 건의해 중건했다. 현존하는 건물로는 제천루, 명륜당, 희우재, 제기고, 내삼문, 대성전 등이 있다.

지방의 교육과 지방민의 교화를 위해 창건된 안의향교의 정신을 이어가고자 유교아카데미 운영 등 많은 노력이 이뤄져왔고 올해 550주년을 맞아 기념행사를 진행하면서 그 정신을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김경두 안의향교 전교는 "인성교육이나 공교육에 대한 바른길을 찾아주고자 하는 것이 우리 향교가 존재하는 목적일 것이다. 이 유교문화를 어떻게 후대 세대들한테 전달할 것인가 등의 고민과 더불어 유교문화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강조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우리 모두 변화 받아들여야"
 

▲ 김경두 안의향교 전교 ⓒ 주간함양


   

▲ ⓒ 주간함양


기념행사 둘째날인 8월 26일 오전 안의향교에서는 개교 550주년을 맞아 고유례를 비롯한 개회식, 기념비 제막식이 이루어졌다. 본격적인 개회식에 앞서 진행된 고유례 현관은 김경두 전교, 대축 신용구, 집례 신일범, 집사 진영현, 김병열씨가 맡았다. 고유례는 경사스러운 일이 있을 때 선현들에게 알리는 의식이다.

이어 진주 검무팀이 제천루에서 검무, 무산향, 거문고 산조, 살풀이, 남무, 진도북품 춤, 난봉가 등을 선보이면서 향교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렸다. 진주검무는 진주 지방의 교방에서 전승돼 온 여성검무를 말한다.

이후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을 축하하기 위한 개회식이 열렸으며 진병영 함양군수, 김태호 국회의원, 박용운 함양군의회 의장을 비롯한 군의원, 김재웅 도의원, 정상기 함양문화원장, 최영갑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경두 안의향교 전교는 인사말을 통해 "보물창고 안의향교를 방문하신 모든 분들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전국의 유림 여러분,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다. 우리 유림도 변해야 한다고 말들을 많이 한다. 그러나 우리가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각자의 생각만큼이나 여러 가지로 다양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첫째 유림이 먼저 변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둘째 모든 행사나 교육에 동참해야 한다. 유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안의향교의 성공을 부른다. 셋째 소통해야 한다. 우물안 개구리가 되지 말고 더 넓은 세상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할 필요가 있다. 유림의 고령화 문제, 후계 세대의 소멸에 따른 육성 대책, 여성 유림의 활성화 등 모두 쉽지 않다. 대화의 문이 열려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우리의 전통 문화를 계승 발전하는 데 최선을 다하자"고 강조했다.

진병영 함양군수는 "정신문화의 바탕이 된 유교문화가 사라져가고 있는 지금이야말로 바른 인성을 규명하고 서로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회 발전을 위해 향교의 역할이 더욱 강조되는 시점이다. 안의향교 550주년 기념행사를 축하하며 모두 풍상한 가을을 맞이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박용운 함양군의회 의장은 "우리 안의향교의 550년 역사가 1000년 이상으로 이어지길 모두가 바라고 있다. 우리 안의향교가 조금이나 발전될 수 있도록 우리 함양군의회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개회식이 마무리된 후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 기념비 제막식을 진행하면서 안의향교의 정신을 다시 새기고 앞날의 새로운 도약을 모두 다짐했다.

안의와 두 위인들
 

▲ 박수밀 한양대학교 교수 ⓒ 주간함양


함양을 대표하는 위인을 꼽으라면 연암 박지원 선생과 점필재 김종직 선생의 이름이 거론되곤 한다. 8월 26일 오후 행복안의봄날센터에서 열린 안의향교 개교 550주년 기념 학술 심포지엄에서는 앞서 말한 두 위인과 안의와의 관계에 대해 공부하는 의미 있는 자리가 만들어졌다.

이날 학술 심포지엄에는 관련 최고 전문가인 박수밀 한양대학교 교수와 정출헌 부산대학교 교수가 참여해 안의의 역사를 다시 한번 조명했다.

먼저 박수밀 교수의 '연암의 안의 현감 행정과 문학 세계'를 주제로 한 강연으로 학술 심포지엄의 시작을 알렸다.

박 교수는 "대학생 시절 연암 박지원의 문학에 매료돼 고전 문학의 길을 걷게 됐고 30여 년 가까이 연암 박지원 선생을 연구하고 있다"며 "연암 박지원 선생은 여러분이 지금 머릿속에 생각하는 것 훨씬 이상으로 대단하신 분이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박 교수는 연암 박지원 선생을 "진부한 문체 상투적인 글을 거부하고 새로운 글쓰기를 시도했던 독보적인 문장가임과 동시에 정해진 길, 정해진 틀에서 일탈해 새로운 세계를 찾아 나선 경계인"이라고 평가하면서 그 바탕에 있는 연암 선생의 평등 정신과 우울한 내면의 세계를 강조했다.

현감 시절 활동도 주목했다. 박 교수는 연암 박지원 선생은 안의 현감 시절 40여 편이 넘는 작품을 남겼다고 밝히며 벼슬살이 기간 동안 가장 많은 문학작품을 창작한 시기가 안의 현감 시절이라고 짚었다. 그 중엔 <열녀함양박씨전>, <홍범우익서>와 같은 문제적 작품도 있다고 덧붙였다. 더불어 안의 현감에서 목민관으로 활동하면서 평소 사상인 이용후생과 북학을 실천하는 장으로 활용한 점도 강조하면서 하나의 사례로 청나라에서 배운 물레방아를 안의현 안심 마을에 우리나라에서 처음 설치한 점을 조명했다.

박 교수는 "곧 연암에게 안의현은 그가 그동안 모색해온 실학과 북학의 정신을 실천하는 중요한 공간이 되었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민들이 실천 정신과 함께 세계적인 수준의 문장가라고 불려도 될 연암 박지원을 보유한 지역이다라고 하는 자긍심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뒤이어 정출헌 부산대 교수의 '점필재 김종직의 함양군수 시절과 안의향교' 강연이 진행됐다.

정 교수는 김종직 선생이 조정의 방침에 호응해 향교를 일으키고 교육의 규범을 바로 잡는 데 힘썼고 그런 노력을 지역에서도 실현시킨 점을 주목했다.

정 교수는 "김종직 선생은 당시 조정의 방침에 적극 호응해 향교를 일으키거나 교육의 규범을 바로잡는 작업을 적극 실천하고 지원했다"며 "중앙에서 일어나고 있는 문명전환의 과정을 충분히 목도했고 그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지역에 내려와 지방관으로서 그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했다"고 했다. 안의향교의 설립은 문명전환의 바람이 중앙에서 함양군, 함양군에서 다시 안의현까지 몰아치고 있던 성종 초년의 상황을 보여주는 증거에 다름없다며 지역에서 그런 변화를 주도하는 데 김종직 선생이 큰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함양군수로 있는 동안 지역의 제자를 길러낸 점도 높이 평가했다.

정 교수는 "실제로 김종직 선생은 함양군수로 있는 동안 참으로 많은 지역의 제자들을 길러냈다. <점필재집>에 실려 있는 시문을 통해 확인되는 인물만도 20명에 달한다. 조위·조신 형제, 강백진·강중진 형제, 김혼, 표연말 등 젊은 제자를 비롯해 박맹지, 임정숙, 정세륭, 정여창, 김굉필, 곽승화와 같은 함양과 그 인근 지역 인물들과 사제의 관계를 맺으며 새로운 학풍을 진작시켜 나갔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안의향교 55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제례행사와 학술 심포지엄 외에도 명인에게 배우는 서화·서예, 헌관 및 유복 입기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와 풍물 공연, 섹소폰 연주회, 지역별 노래자랑 등 공연행사가 열리면서 지역민을 비롯한 외부 방문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고 3일간의 행사를 성황리에 마무리했다.
 

▲ ⓒ 주간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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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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