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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 "한일관계 화해, 보기보다 불안정하다"

파이낸셜타임스, 칼럼 통해 '한일관계 화해 위해선 일본의 적극적인 자세 필요하다' 주장

등록|2023.09.08 15:36 수정|2023.09.08 15:36

▲ 한일관계의 지속적인 화해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일본과 한국의 화해는 보기보다 불안정하다"는 제목의 칼럼을 보도했다. ⓒ <파이낸셜타임스> 보도 갈무리


한일관계의 지속적인 화해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외신을 통해 제기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7일 "일본과 한국의 화해는 보기보다 불안정하다"는 제목의 칼럼(Japan and South Korea's rapprochement is shakier than it looks)을 보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지난 8월의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담을 언급하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일본의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한국의 윤석열 대통령을 동맹국처럼 한 자리에 모으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정상들이 주장한 것처럼 '역사적인' 회담이 될지는 의문"이라고 평했다.

이어 매체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가능성 외에도 주목해서 주의해야 할 사안이 있다. 바로 올해 이루어진 한국과 일본의 외교적 화해가 보기보다 훨씬 더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라며 한일관계의 불안정성을 강조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캠프 데이비드 정상 회의를 계기로 일본과 한국이 역사적 문제를 넘어섰다는 생각은 위험한 착각"이라는 스탠포드 대학의 동아시아학 강사인 다니엘 스나이더의 발언을 인용하며 "일본의 한국 식민 지배와 관련한 논란으로 인해 양국 관계는 수십 년간 껄끄러웠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체는 한일 관계에 대해 "정치적 차원에서는 전통적으로 대일 화해 노선을 추구해 온 보수 세력과 일본의 의도에 대해 회의적인 민족주의 전통에 뿌리를 둔 좌파 세력 사이에서 양국 협력의 기류는 정권 교체에 따라 오르락내리락해 왔다"고 평했다.

윤 대통령의 강제동원 문제 해법에 "인기 없는 지도자의 도박수"

또한 매체는 "검사 출신의 보수적 성향인 윤석열 대통령이 작년 당선된 후, 윤 정부는 강제징용 피해자 보상에 사용할 수 있는 민간 기금에 일본과 한국 기업이 돈을 내는 것을 제안함으로써 교착 상태를 깨려고 노력했다"면서 "합리적인 제안이었지만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의 공동 기금 납부를 거부하면서 회담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윤 대통령이 강제징용 문제 해결에 나섰지만 실패했다고 설명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제안에 대해 일본이 한 치의 양보도 하지 않자 오랜 기간 일본을 비판해 온 좌익 세력을 포함한 많은 한국인들이 실망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문제 해결을 선언했고 12년 만의 양국 정상회담을 위해 지난 3월 도쿄를 방문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과 미국의 지지자들에게 윤 대통령의 강제징용 문제 해결 결정은 비전과 용기를 보여준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국내 비평가들은 그가 피해자들을 강물에 빠뜨린 꼴이라 비난했다"며 윤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상반된 평가도 언급했다.

이어 <파이낸셜타임스>는 "윤 대통령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관측통들조차도 인기 없는 지도자의 인기 없는 도박수가 지속적인 우호 관계를 위한 충분한 기반을 제공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으며, 이는 일본 관리들이 공유하는 우려다"라며 윤 대통령의 강제동원 문제 해결 결정이 한일관계 화해에 우호적인 이들에게도 의문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고 평했다.

"한일관계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 책임은 일본에게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일본이 진정으로 양국 화해의 성공을 원한다면 기시다 총리는 일본 지도자가 계속 의존해왔던 진부한 법적 논쟁과 경직된 유감 표명을 넘어서는 진정한 연민의 제스처를 한국 국민에게 제공해야 한다"라는 다니엘 스나이더의 발언을 인용하며 기시다 총리가 태도를 바꿔야 할 것을 강조했다.

매체는 칼럼의 마지막 문단에서 "지금의 양국 화해 기조가 무너지면 일본은 '우리가 말했잖아, 한국인은 믿을 수 있는 파트너가 아니다'라고 말할까 봐 걱정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일본의 잘못이 될 것이다"라는 스나이더의 발언을 재차 인용하면서 작금의 한일관계가 실패로 돌아간다면 그것은 한국이 아닌 일본의 책임임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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