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오송참사, 누구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
안전 점검할 의무 제대로 지켜졌는지 수사 통해 밝혀져야
7월 15일 벌어진 오송참사는 명백한 인재이자 중대시민재해입니다. 하지만 참사의 책임을 져야 할 충북도와 청주시는 지금도 책임을 떠넘기며 시민들의 기억에서 참사가 지워지기만을 바라고 있습니다. 오송참사시민대책위는 오송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 재발방지대책 마련의 요구를 알리기 위해 연속기고를 진행합니다. [편집자말]
▲ 지난 7월 15일 오송참사 당일 오전에 무너진 미호강 제방 모습 ⓒ 충북인뉴스
7월 15일 오전 4시 10분경 금강홍수통제소는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그 전날부터 청주 일대에는 많은 비가 내리고 있었다. 적어도 홍수경보가 발령된 시점에는 지하차도를 통제하고 제방 등 하천의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한 통제조치를 취해야했다.
궁평2지하차도로부터 400미터 거리에 미호강이 있었고, 미호천교 교량 증설공사로 인해 기존 제방을 허물고 임시제방을 설치한 상태여서, 많은 비로 인한 강의 범람과 이에 따른 피해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호강 제방과 지하차도에 관한 관리상의 결함이 중첩된 참사
중대재해처벌법은 공중이용시설의 설계, 제조, 설치, 관리상의 결함을 원인으로 해 발생한 재해를 중대시민재해로 정하고 있고, 지하차도와 제방'을 포함하고 있다(지하차도의 경우 터널구간이 100m 이상이어야 하는데, 궁평2지하차도는 터널구간이 430m로 법의 적용여부가 문제될 여지는 없어 보인다).
미호강은 국가하천으로 환경부가 관리청이지만, 환경부가 충청북도에 위임하고 충청북도가 청주시로 관리를 위임했다.
하천법은 미호강과 같은 국가하천의 유지·보수는 시·도지사가 하도록 정하고 있다.
충청북도지사는 미호강 제방의 유지·보수를 포함한 전반적인 관리 주체로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정하고 있는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부담한다.
하천법과 하위법령은 하천의 유지·보수 및 안전점검에 관하여 하천관리청의 구체적인 의무 규정을 두고 있다.
특히 6월부터 9월까지의 홍수기에 하천의 홍수기 대비 및 피해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정기점검 등 안전점검을 할 의무를 정하고 있다.
충청북도의 구체적인 의무위반 사실은 수사를 통해 밝혀져야 하고, 청주시장에게 관련 권한이 위임됐다면 그 범위와 의무 위반 여부가 밝혀져야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미호강에 설치됐던 본래 제방은 당일 홍수 상황에서도 3m 정도 여유가 있었지만 임시제방은 하천의 범람을 막기 어려웠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아래 행복청)은 미호천교 증설공사를 위해 제방을 허물고 임시제방을 설치했다.
금강유역환경청장은 미호강 하천시설의 유지·보수, 불법행위에 대한 시정 등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할 의무의 주체이자, 하천시설(제방)의 점용에 대한 허가권자이다.
행복청이 금강유역환경청장으로부터 점용허가를 받아 기존 제방을 허물고 임시제방을 설치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금강유역환경청장의 의무위반 여부가 확인돼야 한다.
점용허가를 받아 공사를 진행한 행복청장 또한 임시제방에 대한 관리청으로서,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이행해야하는 주체이므로, 이에 대한 충실한 수사가 필요하다.
궁평제2지하차도의 경우, 충청북도지사가 지정·고시한 도로(508호 지방도)에 위치하여 충청북도지사가 도로관리청에 해당하고 중대재해처벌법상 안전보건확보의무의 주체라고 할 수 있다.
청주시장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 지방자치단체로서 재난관리책임기관에 해당, 재난 발생을 예방하거나 피해를 줄이기 위해 응급조치를 해야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홍수경보가 발령된 이후에도 그 누구도 통행제한 조치와 긴급안전조치를 하지 않았다.
꼬리자르기식 수사는 그만
미호강 제방에 관한 관리주체(충청북도지사, 청주시장, 금강유역환경청장, 행복청장), 지하차도에 관한 관리주체(충정북도지사, 청주시장) 중 누구 하나라도 주의를 기울여 홍수로 인한 피해를 막고자 했다면 이번 참사는 발생하지 않았을 수 있다.
오송참사가 발생한 장소와 원인, 관련 법령이 관리청들의 의무로 정하고 있는 내용을 살펴보면, 지금까지 드러난 내용만으로도 중대시민재해로 의율해서 수사를 진행하고 책임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
누구에게 어떤 책임을 물어야 할지 결정하면서, 중대재해처벌법의 목적과 취지에 맞게 법을 실행할 1차적 책임은 수사기관에 있다.
수사에 늘 따라붙는 '꼬리 자르기 수사'라는 말이 오송참사에서 만큼은 반복되지 않기를, 처벌법의 취지에 맞도록 수사기관이 엄정한 법집행을 하기를 간절히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글쓴이는 중대재해전문가넷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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