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유아용 동물 피규어 470여종, 알고보니 미신고제품
[제보] 안전확인 신고 않고 포털 등 판매... 업체 "제도 바뀌어 누락", 포털 "전수 감수 어려워"
▲ 해외 구매대행 업체가 미신고 동물 피규어 장난감을 온라인에서 팔다가 적발돼, 당국이 업체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 인터넷 쇼핑몰
해외 구매대행 업체가 미신고 동물 피규어 장난감 470여 종을 온라인에서 팔다 적발돼, 관계당국이 업체 대표를 경찰에 고발하고 지방자치단체에 행정처분을 의뢰했다. 업체 측이 잘못을 인정하고 신고 절차를 밟겠다고 한 가운데, 업체가 입점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측은 위반 여부를 "일일이 감수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해당 미신고 제품은 여전히 쇼핑몰에서 판매되고 있다.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르면, 만 13세 이하의 어린이가 사용하는 '안전확인 대상 어린이 제품'의 제조업자 또는 수입업자는 지정된 기관으로부터 안전성에 대한 시험‧검사를 받아야 한다. 지난 2021년에는 해외 구매대행 어린이제품에서 기준치를 초과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나와 논란이 됐다.
이번에 적발된 업체는 동물 피규어를 해외로부터 수입해 판매하는 온라인 쇼핑몰을 포털 사이트 등에 운영하고 있다. 업체는 "서점, 백화점, 테마파크 등 200여 개 매장에 입점해 있다"고 홍보 문구에 밝혔다. 문제가 된 일부 제품의 온라인 후기에는 '아이가 구강기라 물건을 입으로 가져가는데 사이즈가 알맞아 좋다'는 글이 남아 있었다.
어린이제품안전특별법에 따르면, 안전확인 대상 어린이 제품의 안전확인 신고를 하지 않을 경우 3년 이하의 징역,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업체 측 "만기후 일부제품 신고 누락돼, 절차 밟겠다"
해당 업체 대표는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2017년에 제도가 바뀌면서 같은 공장에서 생산되더라도 모양이 다른 제품이면 안전확인 신고를 했어야 했는데, 작년에 신고 만기(5년)가 도래했음에도 코로나19 등 상황에서 일부 제품을 신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하지 못한 470여 가지 제품은 최대한 빨리 KCL(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을 통해 견적을 받고 (안전확인 신고) 접수를 진행할 것"이라며 "위반 사항을 인지한 만큼 보완을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형사 고발 및 행정처분 의뢰에도 해당 제품은 15일 기준 인터넷 쇼핑몰에서 여전히 판매되고 있다. 한국제품안전관리원 관계자는 "(판매 중단은) 행정기관 등에서 나름의 조사 결과에 따라 이뤄지는 것이라 당장 무언가 결정이 나오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쇼핑몰이 입점해있는 인터넷 포털 사이트 측은 "워낙 많은 상품이 올라오다 보니 일일이 인지해서 감수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며 "다만 안전확인 신고 위반 사항이 있거나 유해성이 확인되는 제품을 파악하게 되면 수시로 판매자에게 안내하고 모니터링에도 누락 사항을 반영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21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해외 구매대행 제품 181개를 대상으로 국내 안전기준 충족 여부를 조사한 바 있다. 당시 국가기술표준원은 공룡 피규어 등 어린이 제품이 국내 안전기준에 부합하지 않다며 관련 사업자와 유통업체에 구매 대행을 중지하도록 했다. 문제가 된 공룡 피규어에선 기준치를 초과한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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