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꽃, 벼과(화본과), 고금도 ⓒ 박남수
나락(벼)에도 꽃이 있다. 벼꽃은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핀다. 두 쪽의 껍질이 반으로 갈라지며 안에서 6개의 수술이 나오고 그사이에 솜 같은 암술 1개가 있다. 바람이 불면 수꽃 가루가 암술에 날려 수분된다. 줄기에서 이삭이 먼저 패고 나중에 꽃이 핀다.
벼의 성장 기간은 의외로 짧다. 모내기 후 100일 동안 농부들의 88(米)번의 정성과 땀으로 마침내 추수된다. 전남 완도의 경우 5월 하순 경 모내기하고 10월 중순에 추수하니 100일은 넘는 셈이다.
가수 홍순관은 나락 한 알 속에 바람과 천둥과 비와 햇살과 외로운 별빛이 스며 있다고 노래한다. 그래서 쌀 한 톨의 무게가 생명의 무게, 평화의 무게이자 농부의 무게, 세월의 무게라고 한다. 또 우주의 무게라고 노래한다.
꽃을 찾아다닌 지난 20여 년 세월이 늘 부끄러웠던 건 매일 먹는 밥이 어떤 꽃의 결실인지 알지 못한 까닭이었다. 벼에도 꽃은 핀다.
덧붙이는 글
지역 인터넷신문 <굿모닝완도>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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