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예술의 '물결'이 곡성에서 출렁출렁
2023 섬진강 국제실험예술제 개막 '아트로드쇼'
▲ 로즈 박의 설치작품이 있는 동화정원 무대에 3소프라노가 노래 부르고 있다 ⓒ 이혁발
2023 섬진강 국제실험예술제가 15일 오후 3시에 곡성군 동화정원에서 개막하였다. 국내외 예술가들과 지역민이 인류공동체 정신으로 함께 만들어가는 생명친화적, 자연친화적 생태예술 프로젝트인 이번 예술제의 주제는 '예술물결(Art Wave)'이다.
▲ 곡성풀물단이 흥겹게 풍물을 하고 가고 있는 중. 좌측 옆에는 신용구 작가가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이혁발
인구 2만 6000여 명 되는 작은 군의 그릇이 담아낼 수 있으랴 의심 드는 규모(작가 수와 프로그램)와 내용(실험적이고 생경한)의 국제 예술행사가 이미 두 번이나 진행되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 3소프라노가 노래하고 있다. ⓒ 이혁발
어떤 규정이나 관습적인 틀 등의 보이지 않는 억압에서 벗어나 진정 자유롭고자 하는 모든 이들의 소망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실험예술가들, 우연과 즉흥이 가미된 현장성 강한 이런 실험예술은 직접 그들의 숨소리를 들으며 함께 해봐야 그 짜릿한 쾌감을 맛볼 수 있다.
예술가들은 곡성이 품 넓게 내준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스며들어 자연의 맥박과 함께하며 예술의 에너지를 뿜어내는 쾌감을 함께 했다.
▲ 로즈 박과 모까(Mocca)의 협동공연 보이스 퍼포먼스인 모까가 다양한 소리를 내며 움직이고, 로즈 박은 자신이 쓴 시를 읖조리기도 하며 우아한 움직임을 보였다. ⓒ 이혁발
꽃피지 않은 초록의 백일홍이 지천처럼 펼쳐져 있는 10만 평의 동화정원에서 펼쳐지는 실험예술은 그 자연의 신성한 기운과 어울려 환상적인 장면을 연속으로 연출 했다.
▲ 테미추 토시 마추모토(Temmetsu Toshi Matumoto)와 치하루 수즈키(Chiharu Suzuki)의 부토 공연 ⓒ 이혁발
이번 실험예술제에는 정말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이 참여하였다. 15일에도 성악, 무용, 음악 등 기존 장르 명칭 앞에 '실험'자가 붙은 작가들은 기본이고, 행위미술, 시인, 마술가, 부토, 헤어아티스트, 보이스 퍼포먼서 등 매우 다채롭게 구성돼 있었다.
▲ 행위미술가 임택준, 무용가 김옥, 시인 박남준 이 세 명이 함께 한 작품 <저 불어오는 바람> ⓒ 이혁발
다들 좋았지만 한두 작품을 언급하자면, 시인 박남준이 초록색 상의를 입고 노오란 파라솔 밑에서 시낭송한 장면이 떠오른다. 싯구 중 "하늘이 모자라게 별들이 뜰 것이고"가 기억된다. 더구나 행위미술가 임택준의 풍경 소리, 무용가 김옥의 몸짓은 주변 자연과 함께 시청각적 파장으로 가슴을 저며 왔다.
▲ 마더네이처가 연주하고 있는 가운데 신은미는 라이브페인팅을 하였다. ⓒ 이혁발
신은미라는 젊은 미술가가 색과 형태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호방하게 라이브페인팅을 하는 것이 놀라웠다. 또한 가슴 밑바닥을 긁는듯한 저음의 콘트라베이스, 바이올린 같은 클래식 악기와 기타 등 대중음악 악기가 같이 연주하는 마더네이처의 공연도 흥미로웠다.
성상식의 두드림은 신기에 가까운 박자 쪼개기였고, 많은 이들이 이 박자감에 몸을 들썩였다. 자신의 타악인생을 가사화한 노래도 호소력있게 전달 되었다.
▲ 성상식이 치는 환상적인 타악리듬에 예술가들이 우르르 몰려 나와 함께 그 흥겨운 리듬을 탔다. ⓒ 이혁발
이번 실험예술제는 16일(토) 오후 3시 동화정원에서 '아트 로드쇼', 17일(일) 오후 3시 거산농장에서 '축사 콘서트', 18일(월) 오후 2시 곡성 기차마을 전통시장에서 '마켓 퍼포먼스'가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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