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가 9월부터 학교 현장에 적용키로 한 '학생생활지도고시'(아래 고시)의 '학생 분리' 조항을 두고 일선 학교가 또 다시 혼란에 빠진 가운데, 지난 4일 일찌감치 방침을 정한 경기도 한 중학교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경기 군포 궁내중학교는 교장이 '분리 학생'의 학습지도에 참여하는 것을 골자로 학내 교사들의 동의를 얻어 '궁내중학교 학생 교실 분리 조치 방안'을 수립했다.

"교장실 등 활용... 주요 상담도 교장이 직접 담당"

궁내중학교는 교육활동을 방해한 학생에 대해 1단계 조언·상담·주의를 주고 불응시 2단계 '교실 뒤 이동' 조치를 취한다. 수업 방해 행위가 지속될 경우 3단계, 교실 분리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3단계 조치에서 교과담임은 부장교사 혹은 담임교사에게 지원을 요청하고, 부장교사 또는 담임교사는 1학년의 경우 진로상담실, 2학년은 위클래스(생활상담실)나 교장실, 3학년은 수업나눔실로 문제 학생을 이동시키도록 했다.

분리교실에 교사가 없거나 해당 교사가 바쁠 때는 분리교실을 교장실로 하기로 했다. 특히, 분리학생과 학부모에 대한 주요 상담도 교장이 맡기로 했다. 분리 조치된 학생은 교장이나 임시 담당교사로 지정된 교사에게 학습지도를 받는다.

수업이 종료되면 이들은 담임교사에게 학생을 인계한다. 궁내중은 학생이 분리교실로 이동을 거부하면 학부모를 소환하고 교권보호위원회에 회부하도록 했다.

궁내중 관계자는 교육언론[창]과 전화통화에서 "교장이 함께 역할을 맡겠다고 나섰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이렇다보니 분리교실 담당 선생님께서도 학교의 어려움에 동의해 주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구성원의 논의와 합의로 학교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지만, 예산과 인력 투입이 병행되지 않는 한 근본적인 문제해결은 될 수 없다"며 "구성원들의 자기 희생으로 방안을 마련했지만 교장이 직접 나설 수 없는 다른 학교에도 적용할 수 있는 모델이 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교사 커뮤니티 "교장 빠진다니... 교사에게 떠 넘기기"

한편, 교육부는 지난달 17일 '학교장과 교원은 교육활동을 방해하는 학생을 교실 내 혹은 교실 밖으로 분리할 수 있다'는 내용 등의 고시를 확정했다. 이어 이를 9월부터 학교에 적용하고 세부사항을 담은 학칙을 오는 10월 31일까지 개정하라고 통보했다.

이에, 교사들은 커뮤니티 등에서 '교사 위한다더니 결국 교사에게 떠넘기는 교육부', '졸속 고시에 졸속 방안 마련이 올바른가', '교장은 빠진다니 고시 거부가 현명한 일' 등의 의견을 개진하며 고시 적용에 대한 고충을 토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