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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 누운 이재명 만난 문재인 "혼자 몸 아니다, 다시 일어서길"

손 맞잡고 "진정성과 결기 충분히 보였다" 단식 중단 권유... 이재명, 명확한 답 하진 않아

등록|2023.09.19 17:30 수정|2023.09.19 18:44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단식투쟁 도중 건강이 악화되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 중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찾아 위로를 전하면서 단식 중단을 권했다. 이재명 대표는 문 전 대통령에게 감사를 표하면서도 단식 중단 의사는 밝히지 않았다. 이 대표는 단식 19일차인 지난 18일 건강 악화로 병원에 이송됐지만 수액 치료 외 음식 섭취는 않고 단식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문 전 대통령은 병상에 누워 있던 이 대표가 그를 맞아 몸을 일으키려 하자 이를 만류했다. 이어 그의 머리를 쓰다듬고 손을 맞잡았다. "내가 열흘 단식을 했는데 그때도 힘들었다. 지금 (이 대표 단식이) 20일째인데 얼마나 힘들까 싶다"는 위로와 함께였다. 특히 "단식의 진정성이나 결기는 충분히 보였다"며 "빨리 기운차려서 다시 다른 모습으로 싸우는 게 필요한 시기인 것 같다"고 단식 중단을 권했다.
 

▲ 문재인 전 대통령이 19일 오후 단식투쟁 도중 건강이 악화되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정부·여당이) 무슨 생각으로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문 전 대통령은 "(제가) 와서 위로도 하고 만류도 하고 싶었다"며 "이제는 이 대표 혼자 몸이 아니잖나. 정말 많은 사람들이 함께 아파하고 안타까워하고 다시 일어서길 바라고 있다. 그것을 늘 생각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문 "빨리 기운차려 다른 모습으로 싸워야"... 이 "죄송하다"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은 이후 브리핑에서 문 전 대통령의 권유에 이 대표가 "죄송하다"는 취지의 답변을 했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이 대표는 '빨리 단식을 중단하고 다시 활동하셔야 한다'는 문 전 대통령에게 "끝없이 떨어지는 나락 같다. 세상이 망가지고 있는 것 같다. 그래서 단식을 할 수밖에 없다"면서 "(문 전 대통령이) 전화도 주시고 이런 걸음까지 하게 해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단식 중단 권유에 대한 이 대표의 답은 없었나'는 질문에도 "(이 대표는) 일단 대통령님의 중단 권유를 여러 차례 들으시고 '잘 알겠다' 정도의 답변을 했다"고만 답했다.
 

▲ 19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 도중 건강이 악화되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문 전 대통령은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에게 단식을 강제로라도 중단시킬 수 있게 설득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한 대변인은 "대통령님이 천준호 대표 비서실장과 병원장에게 '주변에서 이럴 때일수록 단식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 '대표가 단식을 중단할 수 있게 병원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임 원장은 이러한 문 전 대통령의 얘기에 "(이 대표가) 일절 음식 섭취를 거부하고 있다. 수액 치료 외에는 일절 거부하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 전 대통령과 이 대표가 현 정부에 대해 구체적으로 얘기 나눈 것이 있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한 대변인은 이에 대해 "여러 말씀이 있었지만 여기서 (해당 발언들을) 소개해 드리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말을 아꼈다.
 

▲ 19일 오후 문재인 전 대통령이 단식투쟁 도중 건강이 악화되어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 입원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난 뒤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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