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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대 중반인데 <가요무대>가 좋아졌습니다

친정어머니가 보시던 프로그램을 이제는 나도 즐겨 봅니다

등록|2023.09.20 16:24 수정|2023.09.20 16:24
요즘 <가요무대>를 즐겨 본다. 예전에 친정어머니가 즐겨 보시던 프로그램이다. <가요무대>는 KBS 1TV 프로그램이다. 매주 월요일 밤 10시부터 60분간 진행된다. 김동건 아나운서님의 친근감 있는 사회로 중장년층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이다.

지난 18일(월) 방영된 가요무대는 1816회였다. 처음 1985년 11월 4일부터 방영되었으니, 그 나이를 짐작할 수 있다. <가요무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시청하는 프로그램이다. 흘러간 노래를 부르고 트로트를 부른다. 해외 교민들은 <가요무대>를 보며 고국을 추억하고 향수를 달랜다고 한다.
 

KBS 가요무대 사회자김동건 아나운서 ⓒ KBS 홈페이지


이번 주에도 <가요무대>를 시청하였다. 지금은 돌아가셨지만, 친정어머니는 늘 TV 시청하실 때 다른 방송 채널도 많은데 유독 9번 KBS만 보셨다. 주변 지인에게 물어보면 대부분의 부모님이 주로 KBS만 틀어놓고 하루종일 시청하신다고 했다. 예전부터 보시던 방송이라 친숙해서 그러신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친정어머니는 일요일에는 <전국노래자랑>을 꼭 보셨고, 저녁에는 <6시의 내 고향>과 8시 25분에 하는 드라마를 꼭 보셨다. 가장 좋아하신 프로그램은 <전국노래자랑>이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지만, 송해 선생님이 사회를 보시면 함께 웃기도 하고 손뼉 치며 즐거워하셨다. 큰소리로 노래를 따라 부르며 마치 현장에 함께 계신 듯 즐거워하셨다. 그런 친정어머니가 이제 옆에 안 계시니 정말 쓸쓸하다.
 

전국노래자랑 사회자송 해 선생님 ⓒ KBS 홈페이지


친정어머니께서는 월요일 저녁에 9시 뉴스를 시청하고, 이어서 나오는 <가요무대>를 꼭 보셨다. 그때는 나도 지금보다 젊었기에 옛날 노래만 부르는 것 같은 <가요무대>가 재미없었다. 나오는 가수분도 연령층이 높았다. 그리고 방청객도 나이 많으신 어르신만 계셔서 이 프로는 나이 많은 어르신 프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 나도 친정어머니를 닮아가나 보다.

어느 날 뉴스를 보다가 채널을 돌리는데 <가요무대>가 나왔다. 노래를 부르는 가수가 요즘 인기 있는 젊은 트로트 가수였다. <내일은 미스트롯>에 나왔던 양지은과 은가은이었다.

"어머, 가요무대에 젊은 가수가 나오네!"

신기해서 보다 보니 7080 시절 가요가 많이 나왔다. 나도 모르게 따라 불러보았다.
이렇게 나는 가요무대의 팬이 되었다. 지난 1
8일에도 좋아하는 노래가 많이 나왔다. 이번 주 주제가 '선남선녀'라 젊은이들의 풋풋한 사랑을 노래한 곡을 불러주었다.

첫 곡으로 친정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던 '섬마을 선생님'을 문희옥 가수가 불렀다. '올 가을엔 사랑할 거야'를 김나희 가수가 불렀고, 내가 노래방에서 즐겨 부르던 '여고 시절'을 우연이 가수가 불렀다. 요즘 <가요무대>에는 <내일은 미스트롯>과 <미스터트롯>에 나왔던 가수들이 많이 나온다. 이번 주에는 누가 나올까 궁금해서 기다려진다.
 

2023.09.18(월) 방영된 가요무대 주제선남선녀 ⓒ KBS 홈페이지


이제 나도 나이가 많이 들었다. 코로나 시대부터 트로트 열풍이 불어서 트로트 방송이 대세였다. TV에서 늘 트로트 프로그램이 나왔다. 그래서인지 트로트가 친근해졌다.

뉴스를 보다 보면 자주 화가 난다. 바로 다른 채널을 돌리면 어디서든 트로트 방송을 볼 수 있었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라서 즐겨 보게 되었다. 자주 보다 보니 트로트 가수들을 익히게 되었고, 친근하게 느껴졌다. 팬클럽에 가입하진 않았지만, 응원하는 가수도 생기게 되었다. 내가 응원하는 가수가 나오니 <가요무대>가 재미있어졌다.
 

<가요무대>는 사회자 멘트가 깔끔하다. 시작과 끝부분, 그리고 중간에는 노래 몇 곡 부른 후 두 번 정도 나온다. 가수 한 분이 노래 한 곡을 부르고 들어가면 다음 가수가 나와서 또 한 곡을 부르고 들어간다. 몇 곡을 이어서 들을 수 있어서 신선하다.

정말 음악 프로그램답다. 보통 노래 프로그램은 오락 프로그램이라서 노래보다 오락에 치중할 때가 많은데 <가요무대>는 오로지 노래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선곡도 7080 노래가 많아서 학창 시절에 많이 불렀던 곡이라 추억을 되새길 수 있다. 함께 따라 부르며 한 시간이 즐겁다.

친정어머니가 시청하실 때 재미없는 프로그램을 왜 보실까 생각했는데 이제 내가 <가요무대>를 즐겨 보게 되었다. 내 나이가 60대 중반인데 <가요무대>를 시청할 나이가 된 것 같다. 우리 아이들이 보면 나처럼 재미없는 옛날 프로그램을 본다고 흉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다음 주에도 <가요 무대>에 어떤 가수가 어떤 곡이 부를까 궁금하다. 나의 <가요무대> 사랑은 계속될 것 같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 스토리에도 발행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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