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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심' 공천 인정? 국힘 "대통령이 신임하는 김태우"

현장 최고위 열고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총력전... '공익제보' 강조했지만, '동행' 조정훈은 말 아껴

등록|2023.09.21 13:47 수정|2023.09.21 13:49

▲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이 17일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경선 결과 발표'에서 후보자로 확정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9.17 [공동취재 ⓒ 연합뉴스


"첫날부터 속전속결, 힘 있는 강서구청장."

21일 오전 서울 강서구 곰달래문화복지센터 강당에는 큰 펼침막이 여러 장 걸렸다. 걸개에는 "강서학군 상향 기업출연 자사고 추진", "고도제한 해결로 구도심 신속개발" , "빌라도 아파트 된다" 등의 공약들이 쓰여 있었다.

국민의힘이 오는 10월 11일 치러지는 서울특별시 강서구청장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총력전에 나섰다. 김태우 후보가 이날 강서구 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공식적인 선거전이 시작된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강서구에서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를 열고 김 후보에게 힘을 실어줬다. 여당 구청장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한편, 김 후보가 '공익제보자'라고 반복해 주장했다.

이번 선거는 전임 구청장이었던 김태우 후보가 공무상 비밀누설죄로 대법원에서 유죄 확정 판결을 받으면서 치러지게 됐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보궐선거의 귀책사유를 김 후보에게 돌리는 대신 김명수 대법원장을 위시한 사법부의 부당한 판결이라는 점을 내세워 정당화에 열을 올리고 있다.

"청와대 도둑질, 묵인하는 게 맞느냐? 표창장 주기는커녕..."
 

김기현 국민의힘 당 대표는 이날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오늘 강서구를 찾아와서 우리 당 지도부가 강서구 발전을 위한 마음을 모으고, 또 우리가 해야 될 숙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확고한 인식을 가지는 최고위원회를 가지게 되어 아주 기쁘게 생각한다"라며 "우리 당 최고위원회가 오늘 여기에 총출동한 것은 그만큼 강서에 대한 애정이 크고 깊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겠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구중궁궐 청와대의 은밀한 곳에 숨어 도둑질하는 것을 보고 모른 척 묵인하는 것이 맞느냐? 아니면 범죄 신고를 하는 것이 맞느냐?"라며 "청와대 실세가 못된 짓 하는 것을 보고 용감하게 신고한 공익 제보자에게 표창장을 주기는커녕 비겁하게도 모른 척 눈 감고 있지 않았다고 벌을 주는 것은 부당하기 짝이 없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정과 상식에 반하는 문재인 정권의 청와대에서 자행된 불법을 국민들께 알린 공익제보자는 당연히 사회적으로 보호받아야 마땅하다"라며 검찰 수사관으로서 문재인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이었던 김태우 후보의 폭로를 추켜세웠다.
 

▲ 김태우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후보가 21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현장최고위원회의에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 남소연


김 대표는 "이번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는 일해본 경험이 있는 준비된 후보 김태우냐, 일해본 적이 없어서 이제 배워야 하는 연습생 후보냐 하는 선택의 문제"라며 "강서 발전을 이끌어 나갈 힘 있는 여당 후보 김태우냐, 아니면 강서발전을 이끌 힘은 없이 야당 대표 아바타로 강서구를 정치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을 야당 후보냐 하는 선택의 문제"라고도 꼬집었다. 경선 과정을 거쳐서 김태우 후보를 공천한 국민의힘과 달리,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를 정한 더불어민주당을 비난한 것이다.

"낙하산 후보를 내려보내 강서를 정치적으로 이용하고자 하는 집단에 대한 호된 질책이 있어야 한다"라며 "지방살림 행정 경험이 전무하고 강서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인물을 전략공천이라는 이름으로 낙하산으로 내리꽂는 것은 57만 강서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는 주장이었다.

"강서의 숙원 사업을 해결하려면 대통령이 신임하는 힘 있는 여당의 구청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며 "강서구와 서울시, 그리고 중앙정부가 같은 호흡으로 손발이 척척 맞아야 지역의 실질적인 발전을 이룰 수가 있다. 강서구의 빌라를 아파트로 만들어 드리겠다고 하는 김태우 후보의 당찬 약속을 우리 국민의힘이 뒷받침하겠다"라고 여당 후보를 향한 지지를 호소했다.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마음)' 공천 논란이 있는데도, 사실상 대통령의 마음이 김 후보에게 있다는 사실을 시인한 셈이다.

"대통령도 신임하는 김태우... 퍼즐 완성시킬 기회"
 

이날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한 다른 인사들도 비슷한 취지의 발언을 반복하며 표심을 자극했다.

국민의힘 서울시당 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선동 전 국회의원은 "대통령, 서울시장과 강서구청장의 확실한 라인업으로 제대로 일하는 퍼즐을 완성시킬 절호의 기회가 이번 선거"라며 "제대로 된 퍼즐의 라인업이 강서도약의 보증 수표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특히 "고도제한 완화, 모아타운 신속 조성, 그리고 기 합의된 건폐장의 신속 이전 문제 등등의 이런 제반 문제의 매듭에는 대통령도 신임하는 김태우 구청장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태우 후보 본인 역시 "민주당 강서구청장 16년 그리고 강서구청장 김태우 1년, 16년과 1년을 한번 비교를 해보시면 확연히 알 수가 있다"라며 "지난 16년 민주당 강서구청장 집권 시기 동안 화곡동을 비롯한 공항동, 방화동, 가양동, 염창동 등등 이 구도심은 발전이 없이 정체가 되어 있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그런데 이 김태우 구청장이 들어오고 나서 6개월 만에, 방화동 건폐장을 김포로 이전하는 문제, 수십년 숙원 사업의 최종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라고 자평했다. "단 6개월 만에 할 수 있는 일들을 민주당 소속 강서구청장은 16년간 방치를 해왔다"라며 "저는 이것을 빠른 시일 이내에 모두 이루어내겠다고 강서구민께 약속을 드렸고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지금 김기현 대표님을 비롯해서 우리 당의 수뇌부들께서 모두 오셨다"라고도 이야기했다.

김 후보는 "큰 사업부터 세세한 작은 사업까지 촘촘하게 엮어서 강서구가 더 이상 서울의 변방이 아니라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동행'위해 현장 찾은 조정훈... 김태우 지지 여부에는 말 아껴
 

▲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1일 서울 강서구 곰달래 문화복지센터에서 열린 동행서약식에서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남소연


한편, 이날 최고위원회 회의에 앞서 시대전환 당 대표인 조정훈 국회의원이 참석한 '동행 서약식'이 같은 현장에서 열렸다. 앞서 국민의힘과의 합당 추진을 공식화한 조정훈 대표는, 전날 있었던 인재 영입식에 참석하는 대신 이날 별도의 동행 서약식을 치르며 여당과 함께하는 행보를 본격화했다.

하지만 막상 조정훈 의원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이날 강서구 현장에서 동행 서약식을 열게 된 경위에 대해 "중도실용 정당을 하는 사람으로서 보수정당인 국민의힘과 연대한다는 그런 의미를 좀 강조하고 싶었다"라며 "또 국민의힘과 시대전환이 당의 크기와 세에서 큰 차이가 있지만 국민의힘의 당사보다는 이런 제3의 지역에서 같이 연대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나쁘지 않다는 데 동의했다"라고 밝혔다.

이번 보궐선거에 대해서는 "쉽지 않은 선거라고 생각한다"라면서도 "최선을 다해서 국민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다가가는 노력을 하는 시간이 되면 또 좋은 결과, 기대하는 결과가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원론적인 답을 내어 놓았다.

대법원 확정판결부터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사면, 본인에게 귀책사유가 있는 보궐선거에 재등판하기까지 여러 논란이 있던 김태우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할 것인지 묻는 질문이 나왔다. 조 의원은 "모든 보궐선거는 정치인이 국민 여러분께 죄송한 마음이 있다. 귀책사유가 있으니까"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가지 정치적 함의도 있기 때문에 제가 쉽게 판단할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그거에 대한 입장이 필요하시면 조금 더 고민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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