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 말이야"... '이서진의 뉴욕뉴욕' 관통하는 키워드
[리뷰] <이서진의 뉴욕뉴욕2>, 유튜브 포맷 더해지자 거부감 덜해져
여행 예능의 활주로가 끊겼다. 여행지부터 경로, 비용까지 여행 준비는 제작진이 하고 '힐링'은 연예인 출연진이 즐기는 형식에 시청자의 마음이 식었다. 선뜻 떠나기 어려운 해외여행을 연예인이 대신 누비는 모습에 대리 만족하던 시절도 저물었다. 그러자 출연진이 직접 여행 계획을 세우거나 미션을 통해 식사나 간식을 해결하는 '생고생' 여행 예능으로 흐름이 바뀌었다.
허나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다르다.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코너였다가 4년 만에 유튜브로 돌아왔다. 프로그램은 여타 '생고생' 예능처럼 출연진에게 어떠한 미션이나 고난을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 유학생이었던 이서진의 기억을 더듬는 추억 여행에 가깝다. 또다시 '생고생'에서 '힐링'으로 여행 예능의 판도가 바뀐 것일까? 아니면 '이서진'과 '나영석'이라서 통한 것인가.
각 잡은 방송국 예능 말고 '브이로그' 감성?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등 각기 다른 6개의 숏폼으로 구성된 옴니버스식 예능이다. 여러 코너 중 단연 화제였던 건 <이서진의 뉴욕뉴욕>. 모두가 꿈꾸는 뉴욕을 여행하는데도 특유의 시니컬함을 잃지 않는 이서진의 모습에 시청자 반응이 터졌다. 비록 프로그램 시청률은 낮았으나, 방영 시기와 코로나 시국이 겹치면서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해외여행' 대리 만족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TV보다 유튜브에서 성공한 전작의 경험을 반영한 듯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4년 만에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로 돌아왔다. 다운 그레이드해서 돌아왔다는 나영석 PD의 말처럼 이서진은 뉴욕의 마천루에 감탄하기보단 차이나타운에 가서 합리적인 식사를 하고 미국의 김밥천국 '다이너'로 향한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는 험난한 여행지도, 빡센 미션도 없다. 말 그대로 이서진의 힐링 여행에 시청자가 반감보다 공감하는 이유에는 '유튜브'란 비결이 숨어있다.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국의 투자를 받고 수익을 내야 하는 일종의 상업콘텐츠로 인식되는 반면, 유튜브는 마치 연예인이 여행하면서 찍은 '일상 브이로그'처럼 인식된다. 둘 다 연예인은 출연료를 받고 제작진은 수익 창출하는 엄연한 비즈니스지만, 유튜브는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거리감을 좁히며 시청자에게 연예인의 '순수' 여행기에 참여한 듯한 감각을 준다.
특히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여타 '힐링' 여행 예능과 달리 유명 여행지를 돌며 감탄하기보다 뉴욕의 비싼 물가를 고려하여 값싼 식당으로 향하고 지하철로 이동하며 직접 걷는다. 소소한 일상의 여행에 집중한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 '유튜브 브이로그'라는 포맷까지 더해지자, 시청자는 '생고생 여행'이 아닌 '힐링 여행'도 환영하게 되었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 상대적 박탈감이 없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서진의 추억 여행'. 과거 뉴욕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그이기에 뉴욕은 여행지이면서도 동시에 고향 같은 공간. 해외 유학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무려 '뉴욕'에서 자란 이서진, 그럼에도 그의 '라떼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데는 시절과 사람이 한몫했다.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시절, 지금처럼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았기에 이서진의 유학 생활도 마냥 부유하지 않다. 처음 뉴욕에 방문하자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놀랐다는 말이나 당시 뉴욕에서 살 때 차 도둑이 많아서 고생했다는 등 그의 생활기는 시대적 환경이 녹아든 '회고'처럼 여겨진다. 이에 '옛날의 뉴욕에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이야기라 재밌다', '그 시절 이야기라서 신기하다' 등 이서진의 유학 경험담을 '신기한 옛날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시청자 평이 많다.
'모두가 못 살았던' 라떼 이야기에는 이서진이란 캐릭터성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음악의 역사를 읊으며 당대의 문화적 배경을 이야기하고 뉴욕이 겪은 도시적 변화를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 '뉴욕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반응이 다수다. 이서진의 '라떼 이야기'가 개인적인 추억 회상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에게 새로운 지식을 던진다는 것이다.
이서진의 추억을 따라가는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선망하는 도시 '뉴욕'을 친근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꾸며지지 않는 '진짜' 뉴욕을 건넨다. 카메라를 들고 SNS 핫 플레이스에 방문하기보다 뉴요커 사이에 섞여 딤섬을 먹는 프로그램의 솔직함은 '힐링' 여행 예능에 지쳤던 시청자를 움직이게 하였다.
'생고생' < 1박 2일 >에서 벗어난 나 PD?
<이서진의 뉴욕뉴욕2>의 성공 요인에는 제작자이자 출연진인 나영석 PD도 있다. 시골 마을에 방문하여 주민들과 함께한 <1박 2일>부터 연로한 배우들과 낯선 해외로 떠난 <꽃보다 할배>, MZ 출연진에게 빈번히 당하는 <뿅뿅 지구 오락실>까지. 이제는 본인이 직접 출연진과 함께 여행하는 주체로 등장했다.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출연진을 '생고생' 시키던 <1박 2일> 감성에서 멀어진 건 사실이나, 어쩌면 '힐링'에서 '생고생'을 거쳐 '일상 여행'을 주목하기 시작한 시청자의 정서와 부합한 것이기도 하다. 벌써 3화까지 방영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아직 남은 '라떼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허나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다르다.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코너였다가 4년 만에 유튜브로 돌아왔다. 프로그램은 여타 '생고생' 예능처럼 출연진에게 어떠한 미션이나 고난을 부여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거 유학생이었던 이서진의 기억을 더듬는 추억 여행에 가깝다. 또다시 '생고생'에서 '힐링'으로 여행 예능의 판도가 바뀐 것일까? 아니면 '이서진'과 '나영석'이라서 통한 것인가.
▲ <금요일 금요일 밤에>의 코너였던 <이서진의 뉴욕뉴욕> ⓒ tvN
2020년 방영된 tvN <금요일 금요일 밤에>는 스포츠, 과학, 미술, 여행 등 각기 다른 6개의 숏폼으로 구성된 옴니버스식 예능이다. 여러 코너 중 단연 화제였던 건 <이서진의 뉴욕뉴욕>. 모두가 꿈꾸는 뉴욕을 여행하는데도 특유의 시니컬함을 잃지 않는 이서진의 모습에 시청자 반응이 터졌다. 비록 프로그램 시청률은 낮았으나, 방영 시기와 코로나 시국이 겹치면서 <이서진의 뉴욕뉴욕>은 '해외여행' 대리 만족 영상으로 유튜브에서 높은 조회수를 기록했다.
TV보다 유튜브에서 성공한 전작의 경험을 반영한 듯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4년 만에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로 돌아왔다. 다운 그레이드해서 돌아왔다는 나영석 PD의 말처럼 이서진은 뉴욕의 마천루에 감탄하기보단 차이나타운에 가서 합리적인 식사를 하고 미국의 김밥천국 '다이너'로 향한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는 험난한 여행지도, 빡센 미션도 없다. 말 그대로 이서진의 힐링 여행에 시청자가 반감보다 공감하는 이유에는 '유튜브'란 비결이 숨어있다.
지상파에서 방영되는 여행 예능 프로그램은 방송국의 투자를 받고 수익을 내야 하는 일종의 상업콘텐츠로 인식되는 반면, 유튜브는 마치 연예인이 여행하면서 찍은 '일상 브이로그'처럼 인식된다. 둘 다 연예인은 출연료를 받고 제작진은 수익 창출하는 엄연한 비즈니스지만, 유튜브는 지상파 프로그램보다 거리감을 좁히며 시청자에게 연예인의 '순수' 여행기에 참여한 듯한 감각을 준다.
특히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여타 '힐링' 여행 예능과 달리 유명 여행지를 돌며 감탄하기보다 뉴욕의 비싼 물가를 고려하여 값싼 식당으로 향하고 지하철로 이동하며 직접 걷는다. 소소한 일상의 여행에 집중한 <이서진의 뉴욕뉴욕2>에 '유튜브 브이로그'라는 포맷까지 더해지자, 시청자는 '생고생 여행'이 아닌 '힐링 여행'도 환영하게 되었다.
<이서진의 뉴욕뉴욕2>, 상대적 박탈감이 없다?
▲ <이서진의 뉴욕뉴욕2> 3화 화면 갈무리 ⓒ 15ya.fullmoon
<이서진의 뉴욕뉴욕2>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이서진의 추억 여행'. 과거 뉴욕에서 학창 시절을 보냈던 그이기에 뉴욕은 여행지이면서도 동시에 고향 같은 공간. 해외 유학이 보편화되지 않았던 시절에 무려 '뉴욕'에서 자란 이서진, 그럼에도 그의 '라떼 이야기'가 먼 나라 이야기처럼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하지 않는 데는 시절과 사람이 한몫했다.
나라 전체가 가난했던 시절, 지금처럼 빈부격차가 심하지 않았기에 이서진의 유학 생활도 마냥 부유하지 않다. 처음 뉴욕에 방문하자 다른 세상에 온 것처럼 놀랐다는 말이나 당시 뉴욕에서 살 때 차 도둑이 많아서 고생했다는 등 그의 생활기는 시대적 환경이 녹아든 '회고'처럼 여겨진다. 이에 '옛날의 뉴욕에 살아본 사람만이 아는 이야기라 재밌다', '그 시절 이야기라서 신기하다' 등 이서진의 유학 경험담을 '신기한 옛날이야기'로 받아들이는 시청자 평이 많다.
'모두가 못 살았던' 라떼 이야기에는 이서진이란 캐릭터성도 빼놓을 수 없다. 뉴욕을 배경으로 한 영화나 음악의 역사를 읊으며 당대의 문화적 배경을 이야기하고 뉴욕이 겪은 도시적 변화를 설명하는 그의 모습에 '뉴욕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된다'는 반응이 다수다. 이서진의 '라떼 이야기'가 개인적인 추억 회상에 그치지 않고 시청자에게 새로운 지식을 던진다는 것이다.
이서진의 추억을 따라가는 <이서진의 뉴욕뉴욕2>는 선망하는 도시 '뉴욕'을 친근한 공간으로 탈바꿈하며 꾸며지지 않는 '진짜' 뉴욕을 건넨다. 카메라를 들고 SNS 핫 플레이스에 방문하기보다 뉴요커 사이에 섞여 딤섬을 먹는 프로그램의 솔직함은 '힐링' 여행 예능에 지쳤던 시청자를 움직이게 하였다.
'생고생' < 1박 2일 >에서 벗어난 나 PD?
▲ <이서진의 뉴욕뉴욕2> 2화 화면 갈무리 ⓒ 15ya.fullmoon
<이서진의 뉴욕뉴욕2>의 성공 요인에는 제작자이자 출연진인 나영석 PD도 있다. 시골 마을에 방문하여 주민들과 함께한 <1박 2일>부터 연로한 배우들과 낯선 해외로 떠난 <꽃보다 할배>, MZ 출연진에게 빈번히 당하는 <뿅뿅 지구 오락실>까지. 이제는 본인이 직접 출연진과 함께 여행하는 주체로 등장했다.
마을 주민들과 소통하며 출연진을 '생고생' 시키던 <1박 2일> 감성에서 멀어진 건 사실이나, 어쩌면 '힐링'에서 '생고생'을 거쳐 '일상 여행'을 주목하기 시작한 시청자의 정서와 부합한 것이기도 하다. 벌써 3화까지 방영된 <이서진의 뉴욕뉴욕2>, 아직 남은 '라떼 이야기'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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