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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 경제학상, 노동시장 '남녀 격차' 연구한 골딘 교수

여성은 왜 남성보다 일자리가 적을까... 이유 밝혀낸 공로

등록|2023.10.10 09:07 수정|2023.10.10 09:07

▲ 9일(현지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케임브리지의 자택에서 노벨 경제학상 수상 소식을 전해 들은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 대학 교수가 미소 짓고 있다. ⓒ 케임브리지 AP=연합뉴스


올해 노벨 경제학상의 영예는 노동시장의 성 불평등을 연구한 미국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77) 하버드대학 교수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9일(현지시각) "여성의 노동시장 결과와 관련한 우리의 이해를 진전시킨 공로로 골딘 교수에게 2023년 노벨 경제학상을 수여한다"라고 발표했다.

이어 "수 세기에 걸친 여성 소득과 노동시장 참여에 대한 포괄적 설명을 처음으로 제공했다"라며 "그는 노동시장 내 성별 격차의 핵심 동인을 밝혀냈다"라고 설명했다.

여성 교육수준이 더 높은데... 남성보다 일자리 적은 이유

하버드대학 경제학과에서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종신 교수에 오른 골딘 교수는 200년 넘는 기간의 미국 노동시장 자료를 분석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소득과 고용률의 성별 격차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알아내고, 차이가 나는 원인을 연구했다.

노벨위원회는 "전 세계 남성의 80%가 일자리를 갖고 있지만, 여성은 50%에 불과하다"라며 "경제학자들은 이 격차를 낭비된 기회로 간주하며, 여성이 일자리를 갖기 위해 노력하지 않거나 제대로 평가받지 않았기 때문으로 본다"라고 밝혔다.

또한 "선진국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평균 약 13% 적은 임금을 받는 격차는 여성이 일자리를 얻거나, 더 나은 일자리를 얻기 위한 노력을 방해한다"라고 지적했다.

골딘 교수는 수상 소감을 묻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제 여성의 교육 수준이 남성보다 높고, 고등학교 성적도 더 뛰어나다"라며 "그럼에도 노동시장에서는 아직도 성별 격차가 남아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격차가 노동시장에서 일어나기는 하지만, 실제로는 노동시장과 가정 사이의 상호작용 때문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골딘 교수는 평소에도 노동시장의 성별 격차가 남성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 어렵게 하고, 여성은 경력을 포기하게 만든다며 출산과 육아를 돕는 사회적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골딘 "여성의 일과 육아, 배우자가 더 도와줘야"
 

▲ 미국 경제학자 클로디아 골딘 하버드대학 교수의 노벨 경제학상 수상을 발표하는 노벨위원회 ⓒ 노벨위원회


그녀는 "여성이 일과 육아의 균형을 맞추려면 지금보다 더 많은 배우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라며 "부부 평등은 더 많은 성 평등으로 이어진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대부분의 어린이가 오후가 되면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는 것도 일하는 여성에게는 장벽"이라며 "오후 3시에 퇴근하는 일자리를 가진 여성은 거의 없으며, 따라서 학교가 돌봄 연장 프로그램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AP통신은 "골딘 교수가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의 성별 격차를 줄이는 데도 작은 진전을 이뤘다"라며 "그녀는 역대 93명의 수상자 가운데 세 번째이자, 단독으로 수상한 첫 여성"이라고 소개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선정위원회 야코브 스벤손 의장은 "노동시장에서 여성의 역할을 이해하는 것은 이 사회를 위해 중요하다"라며 "골딘 교수의 획기적인 연구 덕분에 우리는 성별격차의 근본적 원인과 앞으로 해결해야 할 장벽들에 대해 더 많이 이해하게 됐다"라고 평가했다.

알프레드 노벨(1833∼1896)의 유언에 따라 제정된 노벨상 5개 부문에 더해 1969년부터 수여한 노벨 경제학상의 정식 명칭은 '알프레드 노벨을 기념하는 경제학 분야의 스웨덴 중앙은행상'이다.

스웨덴 중앙은행이 창립 300주년을 기념해 1968년 노벨재단에 기부한 출연 재산을 기반으로 제정되었으며, 수상자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3억5000만 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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