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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악을 울려라, 갑천 '태봉보 철거'가 가져온 변화

시민단체, 갑천 물길 잔치 개최... "갑천 홍수 위험 낮추고 수생태계 건강 회복"

등록|2023.10.13 10:31 수정|2023.10.13 10:31
 

▲ 행사를 진행하는 태봉보의 모습 ⓒ 이경호

 
대전충남녹색연합과 대전환운동연합은 12일 세계자연 재해감소의 날을 기념해 태봉보가 철거된 갑천에서 물길 잔치를 열었다. 행사에 참여한 20여 명의 시민은 갑천 변에 물고기 모양의 물살이솟대를 20개를 설치하고, 강의 건강을 기원하는 메시지가 적힌 리본을 걸었다. 또한 떡과 차를 나누며 서로에게 태봉보 철거를 축하하는 덕담을 건네고, 노래공연도 진행했다.

태봉보는 보의 기능을 상실하고 방치되어 있었다. 2021년 환경부의 수생태계연속성확보사업의 시범 구간으로 선정되면서, 지난 8월 완전 해체됐다. 기능이 상실한 보는 물의 흐름을 방해하고 수생태의 교란을 야기할 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다.

실제로 태봉보로 인해 갑천 상·하류 수생태계가 단절되었다. 태봉보 상류는 배스, 블루길이 우점종을 이루는 담수 생태계로 단순화 되었다. 하류에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미호종개 뿐만 아니라 동자개, 밀어, 쉬리 등 유수성 어종과 납자루와 붕어 등 담수어종이 서식하고 있다. 상류와는 달리 다양한 생태계가 형성되어 있었다.
 

▲ 태봉보 하류에서 확인한 쉬리 ⓒ 이경호

   

▲ 태봉보 상류에서 잡은 ⓒ 이경호


더욱이 유속이 느려지면서 부영화와 녹조, 악취 등이 발생했다. 홍수 시에는 수위를 상승시켜 시민의 안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었다. 이런 사실만으로도 진작 철거되었어야 했다.

태봉보 해체로 현장은 유속이 확보되고 물흐름이 개선되었다. 녹조와 악취가 사라졌고, 퇴적된 토사들이 제거되고 하상은 안정화 되어가고 있다. 홍수위 상승의 우려도 사라졌다.

수질 개선, 자연성 회복을 위해 수많은 유지관리 비용을 투입하는 것보다 용도가 상실된 무의미한 시설물을 해체하는 것만으로 뚜렷한 효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두 단체는 향후에 상하류의 생물 모니터링을 통해 구체적인 변화상을 확인할 예정이다.

생물다양성과 물 안전성을 확보하고, 홍수 등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용도를 상실한 노후보를 전수조사하여 철거할 필요가 있다. 대전에도 수많은 보가 존재하고 있으며, 용도폐기된 보도 많다. 때문에 전수조사를 통해 추가적인 철거로 수생태 환경의 연속성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 철거된 태봉보의 모습 ⓒ 대전충남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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