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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낙하산' 지목 박민, 결국 KBS 사장 후보 낙점

KBS 이사회 13일 사장 임명 제청... 방송경력 전무 외부인사,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등록|2023.10.13 14:34 수정|2023.10.13 17:14
 

▲ KBS 이사회가 제26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한 박민(60)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자료사진). ⓒ 연합뉴스


정권 내정설이 파다했던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결국 KBS 사장 후보자가 됐다. 임명이 확정되면 KBS는 20년 만에 공채 출신이 아닌 신문기자 경력을 가진 외부 인사를 사장으로 맞게 된다.

KBS 이사회는 13일 오전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박민(60)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제26대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박 전 논설위원은 지난 5일 이사회에서 최재훈 KBS 기자와 함께 상위득표 2인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서기석 KBS 이사장이 일방적으로 결선 투표를 미루고 최 기자가 자진 사퇴하면서 최종 후보 1인이 됐다. 이날 이사회에선 박 전 논설위원 1인에 대한 찬반 투표로 후보자 선임 절차를 진행했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박 전 논설위원을 일찌감치 '정권 낙하산'으로 규정하고 반대해왔고, 야당 측 이사들도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여권 우위의 KBS 이사회 찬반투표에서 박 전 논설위원은 최종 사장 후보로 낙점됐다.

박 전 논설위원은 지난 1991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 논설위원을 지냈으며,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관악언론인회의 제12대 회장을 맡고 있다. 지난 2019∼2022년에는 제8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을 지냈고, 방송사 경력은 전무하다.

이후 KBS 이사회가 박 전 논설위원의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공문을 인사혁신처로 보내면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하게 된다. 박 전 논설위원이 최종 임명되면, KBS는 20년만에 외부 신문사 출신을 사장으로 맞게 된다.

KBS는 지난 2003년 정연주 전 사장(한겨레 출신)을 끝으로 줄곧 내부 공채 출신들이 사장을 맡아왔다. 정 전 사장 이후 부임한 인물(이병순, 김인규, 길환영, 조대현, 양승동, 김의철)들은 모두 KBS 공채 PD나 기자 출신이었다.

박 전 논설위원의 경력에 대해선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는 물론, 보수 성향의 KBS노동조합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KBS노동조합은 KBS 이사회 사장 선임이 무산됐을 당시인 지난 5일 '박민은 끝났다. 당장 재공모 진행하고 회사를 수습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KBS노동조합은 조속한 사장 선임이 우선이라는 취지에 따라 박 전 위원 반대 입장은 일단 철회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KBS노동조합 비상대책위원회는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이 가지고 있는 한계는 여전하기 때문에 반드시 극복해야 할 것"이라며 우려를 거두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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