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김행의 '뻔뻔한' 사퇴가 남긴 과제

혐오산업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등록|2023.10.17 11:43 수정|2023.10.17 11:43
이 기사는 청년참여연대 2023 바위치기 캠페인에서 제작한 콘텐츠입니다. 이번 2023년 과방위 국정감사에 구글코리아 증인 출석이 없는 관계로 지난 기사에서 예고했던 '국정감사에 구글코리아의 태도' 기사 대신, 김행 전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의 혐오산업에 관한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 기자 말

지난 5일 여성가족부(여가부)장관 후보자 임명 국회 청문회에서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다. 김행 당시 여가부 장관 후보가 청문회장에서 돌연 퇴장한 것. 이후 청문회는 6일까지 연장됐지만, 김행 후보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 그리고 끝나지 않은 각종 논란 속에서, 지난 12일 자진 사퇴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김행 전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논란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있다. 청와대 재직 당시 주식 보유 문제를 둘러싼 이른바 '주식파킹' 의혹 해명 그리고 소셜 뉴스 기업 '위키트리'를 통해 자행한 혐오산업에 대한 반성이다.

위키트리 로고출처 = 위키트리 사이트 ⓒ 위키트리



여성가족부 장관 전 후보 김행의 혐오산업 이력

소셜 뉴스 기업 '위키트리'는 김행 전 후보자의 정체성으로 불린다. 김 전 후보자는 위키트리의 공동 설립자로서 대주주이자 부회장직을 역임하고 있다. 문제는 김 전 후보자의 위키트리의 운영 방식에 있다. 지난 5일 여가부장관 후보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의 질의 과정에서 위키트리가 지금까지 자행해온 '혐오산업' 이력이 드러난 것이다.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기사 내용과는 상관없는 자극적인 제목으로 이른바 '낚시'기사를 양산해왔다. 무엇보다 여성 혐오적 뉴스 생산이 문제로 꼽혔다. 위키트리는 유명 연예인뿐만 아니라 성폭행 피해자 등 여성을 향한 혐오와 차별을 수익창출의 수단으로 전락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대표적으로 위키트리는 과거 기사들에서 성폭행을 '몹쓸 짓' '파렴치한 짓'으로 표현했다. 또한 기사 내 성폭력 피해자에게 피해의 원인이 있다는 뉘앙스의 기사로 성폭력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자행했다. 또한 불필요한 성적 묘사로 여성과 피해자에 대한 성적 대상화를 유도했다. 이러한 위키트리의 뉴스 보도 방식에는 성범죄 보도에 대한 윤리기준뿐만 아니라 성평등에 관한 기본적인 인식과 감수성을 찾아볼 수 없다. 그때문에 자극적인 혐오콘텐츠로 조회 수를 유도해 기업 매출을 올리기를 목표로 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위키트리 혐오산업이 시작된 건 2018년 김 전 후보자가 위키트리 부회장직을 맡은 이후부터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김 전 후보자는 위키트리 부회장직을 맡으며 트래픽 중심의 성과를 강요했다고 한다. 김 전 후보자가 운영을 맡은 시점인 2018년도부터 언론중재위원회의 위키트리 시정권고 수는 연간 두 자릿수로 늘었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시정권고 수는 총 98건으로 인터넷 기업 총 4084곳 중 전체 2위에 이른다. 김 전 후보자는 위키트리의 혐오산업이 구축되는 데 일조하고 방관해왔다.

혐오산업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김 전 후보자는 사퇴하면서 '주식파킹' 의혹을 두고 "정말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 없이 회사를 운영했다"라며 "불법을 저지른 적은 결코 없다"라고 해명했다. 그는 국회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주식파킹 의혹뿐만 아니라 혐오산업 이력에 대해서도 지적받았다.

이에 진정으로 뉘우친다면 부끄러움으로 하늘을 우러러볼 수도 없어야 마땅하다. 이런 인물이 여가부장관 후보로 지명됐다는 한국 사회의 현실은 여전히 참담하다. 여가부장관의 역할은 무엇인가? 여가부란 여성의 사회참여 확대와 권익증진을 중심으로 여성·가족 정책 및 청소년·아동 복지업무를 관장하는 중앙행정기관이다. 위키트리의 혐오산업과 김행 전 후보자의 연관성을 조금이라도 고려한다면, 도저히 여가부 장관 후보로 임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번 '김행 논란'은 현재 정부의 온라인 혐오산업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저조한지 확인할 수 있는 사례다. 더 이상 온라인 플랫폼 기업의 혐오산업을 방치해선 안된다. 여성뿐만 아니라 장애인, 외국인, 성소수자 등 사회적 소수자를 대상에게 혐오와 차별을 유발하는 콘텐츠로 수익을 창출하는 혐오산업 구조를 개선해 나가야 한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공론장이 진정한 표현의 자유와 안전한 소통을 보장할 수 있도록. 약자성, 소수자성이 차별과 혐오의 방식으로 '돈'이 되지 않도록 혐오산업 규제법을 제정해야 한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