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경찰 불송치에도... 국감에 재소환된 진천 은여울고 피켓 사진

정경희 의원, 은여울고 교사 정치편향 지적... 윤건영 교육감 "대책 강구하겠다"

등록|2023.10.19 18:08 수정|2023.10.19 18:08

▲ ⓒ 충북인뉴스


충북 진천에 있는 공립대안학교 은여울고등학교 학생들의 윤석열 정권 거부 피켓 사진이 다시 한번 소환됐다.

18일 충북도교육청에서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가 열렸다. 이날 정경희 의원(국민의힘·비례)은 윤건영 충북교육감에게 "정치 규탄하는 정치집회가 학생들 체험학습장으로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질의했다.

정 의원은 또 "은여울중고는 비슷한 규모의 다른 학교와 비교할 때 3~8배에 달하는 예산을 사용하고 있다"며 "많은  혈세가 들어갔는데 교육이라는 이름을 앞세워 학생을 정치선전의 수단으로 삼는, 납득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윤 교육감은 "학생들 체험학습장으로 정치 집회 장소는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교육청 자체) 감사가 진행 중이며 수사 결과가 나오면 감사까지 포함해서 대책을 적극적으로 강구하겠다"고 답했다.

정 의원 질의의 핵심은 크게 두 가지다. 은여울고 교사들이 학생들을 정치선전의 수단으로 삼았다는 것과 학교 예산이 다른 학교에 비해 과하게 많다는 것이다.

"은여울고 교사들, 피켓 사건 사전에 인지 못 해... 경찰서도 불송치" 

하지만 당시 은여울고 학생들이 집회에서 해당 피켓을 들게 된 전후 사정을 살펴야 한다는 반론이 나온다.

지난 4월 26일 은여울고 학생들은 영화 <다음소희> 관람을 위해 진천 메가박스로 체험학습을 갔다. 마침 진천군 8개 단체에서 이 영화를 관람하고 있었고, 진천군여성농민회에서는 당시 논란이 되었던 양곡관리법과 관련해 참가자들에게 '윤석열 정권 반대' 피켓을 나누어주고 있었다.

은여울고 신현규 교장은 "(갑자기 발생한 일로) 은여울고 교사들이 사전에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며 "피켓을 드는 것과 관련해서는 일부 학생이 거부해 존중해 주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피켓을 전달한 유주영 진천군여성농민회장도 "농업 문제를 함께 고민해 보자는 취지였다. '원하지 않으면 피켓을 들지 않아도 된다'고 학생들에게 사전에 공지했다. 사전에 학교나 교사들과 상의한 것이 전혀 아니다"라며 "이번 일로 의도치 않게 피해를 주게 되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사건이 알려지자 학부모 A씨는 은여울고 교사 2명과 사감 3명을 아동학대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고발당한 교사들은 충북경찰청의 조사를 받았고, 충북도경은 지난 9월에 "피의자들의 아동학대 혐의를 인정하기 어려워 불송치 의견을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별법 제24조에 따라 송치 의무가 부여돼 해당 사건을 청주지방검찰청으로 송치 결정한다고 통보했다. 현재 검찰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경찰로부터 아동학대가 아니라는 통보를 받았다.

"학교별 예산 일률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워"

두 번째 문제는 예산이다.

정경희 의원은 "은여울중학교와 규모가 비슷한 다른 중학교의 1년 경비는 5000만 원이다. 은여울고 규모와 비슷한 다른 고등학교의 1년 경비는 1억 3000만 원이다. 그러나 은여울중학교는 2022년도에 3억 8800만 원, 은여울고에는 2023년에 4억 1200만 원이 들어갔다"며 과도하게 많은 예산이 투입되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정 의원의 지적이 현실과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충북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충북인뉴스>에 "학교운영 기본경비는 학교 급당 경비에 의해서 산출되고, 프로그램비는 장학사와 교사들이 공모사업을 신청해 진행한다"며 "규모가 비슷하다고 해서 학교마다 예산이 동일하지 않다. 교사의 역량,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정도 등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많다, 적다 개념을 일률적으로 적용하기는 어렵다"라고 설명했다.

은여울고 신현규 교장은 "은여울중고에는 기본경비 외 대안학교 운영지원비가 있다. 학급당 1억 원씩인데 절반 정도가 기숙사비로 지출된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은여울중에 지원되는 운영지원비 3억 원 중 1억 5000만 원가량은 기숙사비로 지출되고 나머지 1억 5000만 원으로 3개 학급 학생들이 활동을 한다.

신 교장은 "윤건영 교육감 이후 1억에서 8000만 원으로 줄었고 계수 조정되면서 이마저도 7000만 원대로 더 줄었다. 일반 학교에 비해 8배가 많다는 정 의원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일축했다.

정경희 의원실의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중학교, 고등학교 경비는 충북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근거로 한 것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정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윤 교육감에게 ▲은여울고 정치편향 체험학습 감사 개요 및 결과 ▲단재고 설립 단체 지원 내역 제출을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