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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벌 죽이는 살충제, 분해 능력 뛰어난 미생물 찾았다

국립생물자원관 연구진, 카바릴 분해하고 식물 생장 도움 주는 신종 미생물 발견

등록|2023.10.30 10:38 수정|2023.10.30 11:00

▲ 메조라이조비움 SP-1A의 크기는 약 3.8 nm의 간균이며 2-4개의 편모로 이동한다. ⓒ 환경부


꿀벌에 독성이 강한 것으로 알려진 살충제 카바릴(carbaryl)을 분해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식물 생장에 도움을 주는 신종 미생물이 발견됐다. 이 미생물은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는 데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식물 생장에 도움을 주는 질소 화합물을 생산하는 신종 미생물을 우리나라 토양에서 분리하는 데 성공했다고 30일 밝혔다.

사과 적과제(과다한 과실을 솎아내는 농약)와 진드기 살충제로 주로 쓰이는 카바릴은 꿀벌에 독성이 강해 '농약관리법'에 따라 '꽃이 완전히 진 후'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

수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쳐 환경부의 '먹는물 수질기준'에서는 유해영향유기물질 중 카바릴의 농도를 0.07ppm으로 제한하고 있다. 사과꽃 등 개화기 때 카바릴을 살포하면 21일이 지나도 인근 양봉 꿀벌의 70% 가량이 폐사한다는 보고가 있다.

이에 국립생물자원관과 상지대 김동욱 교수 연구진은 2020년부터 꿀벌의 생육과 수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는 카바릴의 분해 능력이 뛰어난 미생물을 찾는 연구를 진행해 왔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 연구진은 전국의 논밭 40여 곳에서 채취한 토양에서 세균 1,000여 주를 분리해 카바릴 분해 여부를 실험한 결과 메조라이조비움(Mesorizhobium) 속의 신종(SP-1A)이 하루 만에 카바릴 100ppm을 완전히 분해하는 것을 확인했다. 카바릴의 자연 반감기는 9일로 알려져 있으며 100ppm이 1ppm으로 감소하는데 두 달 이상이 걸린다.

이 미생물은 공기 중 질소 기체 분자를 암모니아 등의 질소 화합물로 전환하는 질소 고정의 특성도 보여 화학비료 사용량 저감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서민환 국립생물자원관장은 "이번 연구는 식물 생장을 도우면서도 토양 및 수생태계 잔류 농약을 분해하는 세균을 발견했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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