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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국무부 2인자에 '아시아 차르' 캠벨 백악관 조정관 지명

바이든, 국무부 부장관에 '대중 강경파'... 공화당도 지지할듯

등록|2023.11.02 08:53 수정|2023.11.02 13:59

▲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의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을 보도하는 <워싱턴포스트> ⓒ 워싱턴포스트


'아시아 차르' 커트 캠벨이 미국 국무부 2인자에 오른다.

백악관은 1일(현지 시각) 성명을 통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커트 캠벨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을 차기 국무부 부장관으로 지명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이날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캠벨 지명자를 "선견지명이 있는 정책입안자"라고 높이 평가했다.

한일 동맹으로 중국 견제... 한미일 정상회의 성사시켜

캠벨은 대학에서 소련을 공부했고, 빌 클린턴 행정부의 국방부 아태 담당 부차관보,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표적인 아시아 전문가다. 러시아어로 황제를 뜻하는 '차르'라는 별명을 얻은 것도 이 때문이다.

그는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인 '피벗 투 아시아'(Pivot to Asia)를 설계한 인물로 유명하다.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면 한국·일본과의 동맹을 강화하고, 인도와도 긴밀한 관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백악관에 들어간 그는 미국, 호주, 일본, 인도가 손을 잡은 안보 협의체 '쿼드'를 부활시켰다. 또한 역사 분쟁을 겪던 한국과 일본을 한 자리에 앉혀놓은 것도 캠벨의 작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캠벨은 중국을 미국의 최대 경쟁자로 여기는 '대중 강경파'로 꼽힌다. 바이든 대통령이 이달 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준비하고 있는 것도 캠벨을 선택한 이유로 보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캠벨이 국무부 부장관이 되면 미국이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에 신경 쓰느라 인도·태평양 지역을 소홀히 할 수 있다는 아시아 동맹들의 우려를 완화할 수 있다"라고 전망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아시아 동맹들은 계속 걱정하겠지만, 캠벨이 국무부 2인자가 되면 바이든 행정부가 인도·태평양 전략을 진전시키고 이행할 의지가 있다는 확신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대중 강경파 원하는 공화당도 캠벨 지지"

국무부 부장관은 지난 7월 웬디 셔먼이 퇴임한 이후 공석으로 남아 있다. 캠벨은 상원 인준을 거쳐야 한다. WP에 따르면 캠벨은 인준 절차가 쉽지 않을 것으로 걱정하고 있다.

다만 상원 외교위원회의 토드 영 상원의원(공화당)은 "캠벨을 열렬히 지지할 것"이라면서 "캠벨이 청문회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다른 공화당 의원들의 지지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도 "중국에 강경한 인물을 원하는 공화당도 캠벨을 강력히 지지할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전했다.

람 이매뉴얼 주일 미국대사는 "이스라엘과 하마스 분쟁, 우크라이나 전쟁에 모든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캠벨처럼 경험이 풍부한 아시아 전문가를 고위직에 두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아시아 정책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보장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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