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년 전, 국가가 국민을 죽였다"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령의 날 맞아 골령골서 미사... 희생자들의 영혼 위로
▲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위령성월(慰靈聖月)’ 위령의 날(11월 2일)을 맞아 대전 산내 골령골에서 위령 미사를 진행했다. ⓒ 임재근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위원장 김용태 신부)는 '위령성월(慰靈聖月)' 위령의 날(11월 2일)을 맞아 대전 산내 골령골을 찾아 한국전쟁 전후에 국가 공권력에 의해 학살당한 수많은 민간인 희생자를 위해 기도하는 미사를 진행했다.
위령성월은 천주교에서 삶과 죽음 묵상하는 달로 정한 11월을 의미하고, 11월 2일을 위령의 날로 정해 각 교구 묘지에서 위령의 날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천주교 대전교구에서는 이날 오전 11시에 산내공원묘원과 성환공원묘원에서도 위령의 날 미사를 집전했는데, 천주교 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에서는 이와는 별도로 산내 골령골에서 위령의 날 미사를 진행했다.
김 신부는 이어 "국가 권력에 의한 희생은 다시 반복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우리가 기억하지 않으면 또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얼마 전 1주기를 보낸 10.29 이태원 참사를 언급하며 "민간인 학살 사건은 국가 권력이 하지 말아야 할 짓을 한 것이라면, 10.29 이태원 참사는 국가권력이 할 일을 안 한 결과 발생한 희생"이라고 덧붙였다.
▲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 김용태 신부가 위령의 날 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 임재근
이날 위령의 날 미사에 참석한 정춘교씨는 "전쟁 중에 집단 학살당한 영혼들의 안식을 기도하기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진실들이 빨리 밝혀져서 국가 권력에 의해 희생된 영혼들이 위로받고 평화의 안식을 얻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골령골에서 외할아버지가 희생되었다는 이경민씨는 "희생자들을 위로하기 위해 미사에 참석했는데, 오히려 유족으로서 위로받는 자리였다"며 "할아버지와 같은 수많은 민간인이 국가 권력에 의해 억울하게 희생당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천주교대전교구 정의평화위원회는 지난해에도 산내 골령골에서 위령의 날 미사를 지낸 바 있다. 올해는 지난해에 비해 두 배 정도 늘어 80여 명이 참석했다.
▲ 11월 2일 ‘위령성월(慰靈聖月)’ 위령의 날을 맞아 진행된 산내 골령골 위령 미사에는 신부와 수녀, 신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임재근
▲ 11월 2일 ‘위령성월(慰靈聖月)’ 위령의 날을 맞아 진행된 산내 골령골 위령 미사에는 신부와 수녀, 신자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 임재근
덧붙이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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