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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시진핑 핵심 측근' 허리펑 만나 한중 협력 방안 논의

개인적 인연으로 만남 성사, '외교관례상 이례적'... "한·중 관계 강화 위해 적극적 역할 할 것"

등록|2023.11.03 09:13 수정|2023.11.03 12:30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저녁(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저녁(현지 시각) 중국 현지에서 시진핑 주석의 핵심 측근으로 알려진 허리펑(何立峰)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한중관계 발전과 경기도-중국 간 실질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근 중국 공산당 중앙재정경제위원회(중앙재경위) 판공실 주임으로 임명된 허리펑 경제담당부총리는 중국 정부의 경제·금융 정책을 조율하는 최고위급 책임자다.

김동연 지사는 "한·중 관계가 어려울수록 지방정부 간 교류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며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도로써 대한민국 전체 경제와 산업의 중심이다. 한·중 관계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허리펑 경제담당부총리는 "대한민국 경제산업의 중심인 경기도가 중국 지방정부와의 경제협력 관계 강화, 더 나아가 한중관계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중국 국무원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화답했다.

경기도는 동일 직급 또는 직책이 아닌 이상 면담이 성사되지 않는 것이 중국의 외교 관례인 점을 감안하면 이번 면담은 무척 이례적인 일이라고 평가했다. "한·중 협력이 중요한 시기에 경제전문가인 김동연 지사가 경기도뿐 아니라 한국의 지도자로서 중국 경제를 총괄하는 핵심 인물을 만나 경제 현안을 논의하고 교류를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것이다.

김동연 "중국-경기도, 중국-대한민국 경제협력 관계 함께 개척"

한·중 관계 발전과 광역정부 차원의 교류 강화 등을 목적으로 4박 5일간 중국을 방문 중인 김동연 지사가 이날 허리펑 부총리를 만날 수 있었던 것은 5년 9개월 전 맺어진 인연이 배경이 됐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저녁(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대담하고 있다. ⓒ 경기도


김동연 지사는 2017년 12월 경제부총리 자격으로 문재인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수행하며 중국 재정부 등 3대 경제부처 수장들과 면담을 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당시 중국의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주임으로 김 지사와 경제 협력관계 복원 및 발전을 위한 한중경제장관회의 개최 등에 합의했다.

이어 2018년 2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15차 한중경제장관회의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은 상호 진출기업·금융기관 기업활동 여건 개선 및 산업·투자·관광교류 활성화, 정부 간 교류협력 채널 회복 등에 합의했다. 김 지사는 2018년 2월 방문 당시 현직 대한민국 부총리로서는 처음으로 국가발전개혁위원회에서 '한국경제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강의를 하며 허 부총리와 인연을 이어왔다.

이날 중국 베이징시 중앙재경위원회 판공실 접견실에서 진행된 두 사람의 면담은 당초 예정됐던 시간보다 30분을 넘겨 약 1시간 30여 분 동안 진행됐다. 이들은 한중경제 협력 강화를 위해 경기도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양국 경제협력 방안, 세계 경제 동향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김동연 지사는 "5년 9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허리펑 부총리가) 국가발전개혁위원회 직을 맡고 계시고 제가 경제부총리를 맡고 있을 때 한중경제장관회의를 했는데 거의 2년 만에 끊어졌던 한·중 관계를 복원하는 뜻깊은 자리였다"면서 "각각 자리가 바뀌어서 다시 만나게 됐는데 그 당시 어려웠던 관계를 복원했던 계기를 만들었던 것처럼 앞으로 한중관계의 좋은 계기를 오늘 만남에서 만들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또 자매결연 30주년을 기념해 랴오닝성을 방문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랴오닝성과 좋은 계기를 만든 것처럼 경기도는 중국의 지방정부, 더 나아가서 중국과 경기도, 중국과 대한민국 경제협력 관계를 허리펑 부총리와 함께 개척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중국 칭화대 한국인 유학생과의 간담회에서도 한중 관계 개선을 위한 민간외교의 중요성과 방향성에 관한 질문이 나오자, "한쪽에 치우치지 않은 균형 있는 외교가 필요하다"면서 "민주주의, 인권, 자유무역, 기후변화 대응 등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을 각인시킬 수 있는 국익에 맞는 외교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5년 전에 같이 제15차 중한경제장관회의를 개최했는데 시간이 금방 지났다"며 "5년이 지나 우리 모두 예전의 직책을 떠나 새로운 자리에 일하기 시작했지만, 인연이 있기 때문에 다시 만나게 됐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이어 "중·한 양국은 경제 측면에서 협조 관계를 맺어왔고 어려움을 극복하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지난 5년 동안 예상할 수 없는 일에 많이 직면했지만, 여전히 양국은 경제, 무역 관계 분야에서 협조하며 함께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허리펑 부총리는 '시진핑 중국 주석의 경제 분야 핵심 측근'으로 알려져 있으며 향후 한중 경제협력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칠 인물로 꼽힌다. 허리펑 부총리는 지난 7월 중국을 방문한 재닛 앨런 미 재무장관과 회담을 가진 바 있으며 10월 1일에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제3차 중국독일 고위급 금융 대화에서 크리스티안 린트너 재무장관과 25개 항목 금융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2일 저녁(현지 시각) 중국 베이징에서 허리펑(何立峰) 중국 중앙정치국 위원 겸 국무원 경제담당부총리를 만나 대담하고 있다. ⓒ 경기도


한편, 김동연 지사는 허리펑 경제부총리와의 면담을 마지막으로 4박 5일간의 중국 방문 일정을 모두 마치고 3일 귀국한다.

김 지사는 방문 기간 랴오닝성의 성도(省都)인 선양에서 양 지역 최초로 관광협력 교류회를 공동 개최하고 관광객 유치 활동을 벌였다. 이어 랴오닝성과 자매결연 30주년 기념식을 하고 경제·관광·문화·인적교류 분야의 전면적 협력 강화를 약속하는 공동선언에 서명하는 등 광역지방정부 차원의 교류협력 강화 활동을 했다.

이 밖에도 중국 현지에 진출해 있는 한국기업 관계자들과도 만나 애로사항을 청취하며 한중경제협력 강화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누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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