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시, 친일파 남인수 가요제 장소 불허 통보
사업회, 결국 행사장 변경 공지... 민족문제연구소 등 계속되는 비판
▲ 진주 시가지 거리에 내걸린 '남인수 가요제' 펼침막. 진주시는 허가를 받지 않은 불법 게시물로 철거하기로 했다. ⓒ 윤성효
진주시가 친일파 남인수(본명 강문수, 1918~1962)의 이름을 딴 가요제 장소 대여 불허를 통보했다. 남인수 기념사업회, 가요제 추진위는 4일 진주시 하대동 야외 남강 무대에서 '제1회 남인수 가요제'를 열 예정이었다.
3일 진주시는 사업회 측에 남인수 가요제 장소 대여 불허를 통지했다고 밝혔다. 시는 야외무대 운영 및 관리 규정을 위반해 행사를 승인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시는 주최 측이 허가없이 가요제를 열면 법적 조치를 검토했다.
남인수 가요제 개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 진행 중이다. 친일 행적에도 남인수의 이름을 딴 가요제를 개최하려 하자 민족문제연구소 진주지회,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노래를 통해 일본의 전쟁을 후원하고 젊은이들을 전쟁터로 내몰았던 반민족행위자를 숭모하는 행사를 열게 해선 안 된다"라며 규탄했다.
남인수 가요제는 진주시의 예산 지원을 받은 한 진주 언론사 주최로 1996년부터 10년 동안 개최됐고, 결국 친일 행적에 따라 2008년 폐지됐다. 이후에도 여러 번 개최 시도가 이루어졌으나 반대 여론이 비등해 성사되지 못했다. 올해는 사업회 측이 한 야외무대에서 행사를 예고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진주 출신으로 가요 황제로 불렸던 남인수는 1942년 '강남의 나팔수', '병원선', 1943년 '혈서지원' 등 친일군국가요를 부르는 등 친일 행적이 드러나 친일인명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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