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나무 베어내고 시작, 도전 끝 성공한 눈꽃 복숭아
[인터뷰] 농업회사법인 설도 강선영 대표이사
▲ 농업회사법인 설도 강선영 대표이사 ⓒ 주간함양
가보지 않은 길을 걷는다는 건 두렵고 위험한 일이다. 그 길의 끝이 성공일지, 실패일지 알 수 없지만 뚝심 있게 직진하여 빛을 보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찬 바람이 불면 먹을 수 있는 복숭아를 재배하는 '농업회사법인 설도' 구성원들이다.
이름도 생소한 과일 설도. 설도는 쌀쌀한 날씨에 결실을 맺는 복숭아다. 여름 과일로 불리던 복숭아의 일대 혁명이 아닐 수 없다. 10월부터 11월까지 재배되는 설도는 평균 17브릭스를 넘는 당도와 단감이나 배와 같은 아삭한 식감, 후숙하면 쫀득한 젤리 식감을 자랑한다.
설도 품종이 개발된 지 6년가량 됐으며 강선영 대표이사는 4년 전 함양군에 설도가 처음 보급될 때부터 재배를 시작했다.
강선영씨는 10년 전 귀농하여 남편과 사과 농사를 지었다. 4년 전 설도를 알게 되어 사과나무를 베어내고 심기 시작했다. 2년간은 '이거 큰 실수한 게 아닌가' 걱정의 나날이었다. 겉은 갈라지고 상품은 안 되니 팔 수도 없었다.
"아는 사람 없고 배울 곳도 없고 난감했죠. 매년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실험하면서 재배했어요. 다행히 작년부터 제대로 수확할 수 있게 됐어요. 겉으로는 흠이 있고 붉은색 얼룩이 생겨 걱정했는데 깎아서 먹어보고 됐다 싶었죠."
설도는 23브릭스까지 나올 만큼 당도가 높다. 달다는 꿀사과의 당도도 약 14브릭스 정도이다.
설도는 현재 초겨울에 생산되는 복숭아라는 차별성 때문에 소비자들로부터 인기가 높다. 희소성이 있다 보니 제철(여름)보다 소비자가격도 높아 재배농가로서는 수익성도 뛰어나다.
"농사라는 게 남이 한다고 따라 해서 다 되는 건 아니거든요. 해마다 테스트하고 다음 해에 새롭게 시도해야 좋은 결과를 얻어낼 수 있어요."
설도를 재배하며 고품질에 생산성을 높이려는 고민과 함께 강선영씨가 더욱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유통'이다. 잘 지은 농산물을 제대로 팔려면 판로가 중요하다.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농업회사법인 설도는 전문 유통업체와 함께 협동조합을 구성했다. 이제 막 보급되기 시작한 설도의 부가가치를 높이고자 생산과 유통의 콜라보를 선택한 것이다.
유통을 책임져 줄 전문가가 함께하면서 설도는 안정적 유통 체계를 갖게 된다.
"백화점이나 대기업과 유통계약을 하게 되면 갑질에 피해를 볼 수도 있어요. 생산자들의 권리를 최대한 주장하고 가격책정을 조율할 수 있어야 장기적으로 안정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봐요. 지금은 설도 생산이 초창기이기 때문에 걸어가야 할 길이 멀어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유통전문가와 동행하는 겁니다."
차가운 유혹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는 설도. 앞으로 갈 길이 멀지만, 선영씨는 조합원들이 함께하기에 가보지 않은 이 길이 두렵지 않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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